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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당신의 여행 준비 스타일은?

mooncake 2015. 9. 15. 21:30


핀란드 여행을 가기 위해서 블로그나 여행책자를 읽다보니 다들 미리미리 준비해서 행선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여행지에 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백야를 볼 수 있고 기후 조건이 제일 좋은 여름에 여행을 가기로 정한다"던가 하는 거요. 

(여행기를 읽어보니 열 중 아홉은 한여름에, 나머지 하나는 한겨울에 간 셈이더라구요. 저처럼 애매한 계절에 간 경우를 아직 한 분도 못봤어요ㅠㅠ)


저의 경우 여행을 준비하는 스타일은

여행을 가야겠다 => 싼 비행기표가 있나 검색해본다 => 비행기표가 남아있는 곳으로 결정 => 시간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미친듯이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정보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이에요. 

런던이 제일 가고 싶어서 런던에 가는 게 아니라 여행 가고 싶어서 비행기표를 검색하는 시점에 런던에 가는 표가 제일 싸고 스케쥴이 좋으면 런던을 가는 식이죠ㅋ 어차피 여행 가고 싶은 곳은 늘 많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일본은 하루나 이틀전에 비행기표 끊어서 다녀온 일이 수두룩하고 

유럽은 일주일~열흘전에 발권해서 떠나는 일이 흔했죠. (가장 최단 기간은 파리 가기 전날 발권했던 것도 있긴 한데, 이건 좀 특수한 케이스라 뺍니다ㅋㅋㅋㅋ)


하지만 이렇게 닥쳐서 성수기에 예약을 하면 비행기도 비싸고, 호텔도 방이 별로 안남아 있어 연박으로 예약하기 힘들고, 여행 정보를 충분히 숙지해가기 힘들기 때문에 현지에서 시간낭비가 많아지고 매우 중요한 걸 놓쳐서 여행이 끝난 다음 후회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작년 포르투갈 여행이나 올해 이탈리아/벨기에 여행은 나름 일찍 예약하려고 노력한 편이구요. 근데 그 일찍도 평균적인 남들보단 많이 느리더라구요ㅋㅋ

아니 도대체 어떻게 일년전, 육개월전부터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겁니까?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ㅎㅎ


꼼꼼하게 준비해서 좋은 조건으로 풍부한 정보를 지니고 여행 가시는 분들은, 

A에 가고 싶다 => A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본다 => A에 제일 가기 좋은 기간은 7~9월이다 => 내 일정상 8월이 제일 잘 맞는다 => 6개월 전부터 A에 가는 비행기표를 좋은 기회에 끊을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한다 => 여행 예정시기 5개월 전에 이벤트 특가로 비행기표 싸게 득템 => 호텔도 미리 예약해서 저렴하게 예약 완료 => 각종 여행 정보가 차곡차곡 쌓인다.

이런 식으로 다녀오시는 것 같은데 맞나요??


암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전 왜 미리미리 준비하질 못하는 걸까요? 왜 신중하게 여행지를 고르지 못하는 걸까요?

물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여행 갔다고 해서 여행이 최악이었다거나 여행이 재미없다거나 그러진 않았지만요ㅋ

그래도 역시 이번 핀란드 여행을 널럴한 여행으로 다녀오자고 다짐했는데도 다른 블로그 보다보면 자꾸만 자꾸만 기운이 빠진달까

여름에만 문 여는 무민월드 다녀오신 분들 후기 보면 부러움과 질투로 부르르!하고ㅋㅋ 여름의 멋진 호숫가 풍경, 파란 하늘 같은 것도 너무 부럽고요.


그리고 생각보다 제가 참, 북유럽에 관심도 없었고 별로 아는 것도 없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예를 들어 "백야"만 해도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로 피상적인 지식이었을 뿐, 여름에 백야를 보러가면 좋겠구나!란 생각은 한번도 안했다는 거죠.

심지어 저는 북유럽에 대해 딱히 어떤 환상조차 가지고 있지 않더라구요. "추운 지역, 심심한 지역" 이 정도 생각이 전부였고 북유럽풍 인테리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따져보니 제가 북유럽 지역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과 지식이란, 어릴적에 즐겨 읽은 동화책들로 말미암은 것이 전부였어요!

토베 얀손의 무민 시리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명탐정 칼레, 개구쟁이 미쉘, 지붕위의 카알손 시리즈

에디쓰 운너스타드(Edith Unnerstad)의 귀염둥이 막내 오우

등등...

(잠깐 딴 소리지만 제 최애 동화는 북유럽/독일(에리히 캐스트너 등등)/네덜란드(힐다 반 스토쿰)등이었네요ㅋ 게르만 민족이랑 정서가 잘 맞는건가?;;)


이런 글 쓸 시간에 가이드북이나 블로그를 보면 좋은데 왜 저는 여행 준비를 이토록 싫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가이드북보다는 블로그가 재밌어요! 특히 취향 잘 맞는 분들 블로그 여행 후기 보면 즐거워지면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남ㅎㅎ)

어쩌면 저는 여행 준비 하기 싫어서 "여행 준비 할 시간 없어 준비 안하구 후다닥 간다"는 합리화를 하기 위해 급여행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단 생각까지 드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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