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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로마 스페인 광장의 해질녘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로마 스페인 광장의 해질녘

mooncake 2015.12.15 22:40




로마 스페인 광장에서 이 사진을 찍을때 난 그닥 행복하지 않았었다.


오르비에또를 다녀오던 길,

때이른 무더위와 레죠날레 기차의 연착으로 인해 찜통 안에서 한참을 견뎌내야 했던 나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스페인 광장 앞의 유명한 영국 찻집 바빙턴 티룸에 들어가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꼬질꼬질하여 당췌 그 우아하고 비싼 찻집 안으로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여행자 특유의 뻔뻔함을 발휘하기엔 내가 너무 지쳐 있었던 모양이다.


터덜터덜 계단을 오르는데

일요일 저녁 스페인 광장엔 정말 많은 연인들이 달콤한 한때를 나누고 있었고

꼬질꼬질하고 초라하고 지치고 목마르고 배고픈 나는 갑자기 깊은 외로움을 느꼈다.

사진 속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럽게만 느껴졌다.

뭔가 나랑은 다른 세계 사람들 같았다.


그래도 로마 스페인 광장에서 바라본 5월의 해지는 풍경은 참 아름다왔다.

로마 마음에 안든다고 맨날 투덜거렸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래도 그때가 그립다.

오늘도 나는 쓸데없이 감성충만. 하하하...




저 풍경 속에 서 있던 그 당시 느낌에 잘 어울리는 음악.

영화 레전드(Legend) 삽입곡 Your race is run

세간의 혹평과는 달리 이 영화 참 재밌게 봤다^-^



20 Comments
  • 함대 2015.12.15 22:48 신고 사진 보니 떠나고 싶네요...ㅠㅠ 요즘 점점 더 힘들어지거든요 ㅠㅠ
  • mooncake 2015.12.16 09:43 신고 함대님도 많이 힘들다고 하셨죠ㅠㅠ
    기운내세요!
    다시 떠날 수 있는 그날까지 힘내서 버텨보아요^^
    (저도 오로지 그 희망으로 ㅎㅎㅎㅎ)
  • 잉여토기 2015.12.16 00:02 신고 해질녘 풍경이 운치있네요.
  • mooncake 2015.12.16 09:45 신고 넵^^ 근데 실제로는 엄청난 인파와 잡상인으로 바글바글했답니다ㅋㅋ
  • 딸기향기 2015.12.16 02:26 신고 운치 있는데요? 스페인광장을 제대로 못 둘러봐서 다시 가고파요 ㅠㅠ
  • mooncake 2015.12.16 09:45 신고 넹ㅎㅎ 근데 위에도 썼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너무 많고 잡상인이 바글바글하고 해서ㅠ 전혀 정취도 운치도 못느꼈어요ㅋㅋ 돌아와 사진을 보며 아 좋았구나... 하고 있답니다^^
  • 공수래공수거 2015.12.16 09:04 신고 레전드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나 보군요
    이리 저리 치여서 별 대접을 못받은 영화이지요 ㅎ
  • mooncake 2015.12.16 09:46 신고 평이 안좋아서 기대 없이 본 덕인지 생각보다 재밌었고 또 몰입해서 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도 많이 나와 반가웠구요^^ 음악도 좋고 영상도 좋았습니다.
  • noir 2015.12.16 10:03 신고 로마에서 버스투어를 했었는데 당시 가이드해주시던분이 로마는 낮과 밤이 다른도시이기 때문에 같은장소를 꼭 밤에도 둘러보라고 말씀하셨던게 기억나네요 ㅎㅎ 비유로 스페인광장을 들어서 이야기해주셨는데 크.. mooncake님 리뷰 사진을 보니 실감이 나네요
  • mooncake 2015.12.16 13:19 신고 끄앙~ 그렇군요^^ 진짜 그럴 것 같아요^^
    저는 새벽에 돌아다닌 로마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ㅋ 다른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감흥을 느낄 틈이 없더라구요ㅎㅎ
  • sword 2015.12.16 14:19 신고 로마에서 8일을 있어도 다 못본 로마..

    거대했던 그 로마... 그립네요...
  • mooncake 2015.12.16 15:07 신고 로마보다 훨씬 작고, 상대적으로 볼 게 적은 리스본에서도 7일 있었지만 못본 게 훨 많은 걸요^^ 로마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1년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ㅎㅎㅎㅎ (왜 뜬금없이 리스본 얘기냐고 하시면 제가 포르투갈빠라서 히히)
    영화 그레이트 뷰티 혹시 보셨나요?! 거기 나오는 로마가 참 좋아요ㅎㅎ
  • 밓쿠티 2015.12.16 16:32 신고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기분에 따라서 여행 전반이 달라지기도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ㅋㅋㅋ어차피 그 사람들에게는 흔한 관광객 중 하나로 스쳐지나갈 사람인데도 어쩐지 내 기분이 울적하면 용기내기도 어렵죠ㅠㅠㅋㅋ
  • mooncake 2015.12.17 11:09 신고 마자요^^ 많고 많은 관광객 중 한명일 뿐이고, 사실 뭐 서울에서도 차려입고 다니는 거 아닌데 제 기분이 가라앉아 있으면 왠지ㅋ 근사한 가게에 들어가는 게 망설여지고ㅋㅋㅋㅋ 가끔 그럴때가 있더라구요^^ 사실 좀 부끄부끄하고 어케 보면 찌질한 감정인데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 히티틀러 2015.12.16 16:47 신고 유투브 동영상을 재생시켜놓고 사진을 다시 보려고 스크롤을 올렸는데, 구찌 향수 광고가 먼저 나와서 깜놀했네요ㅎㅎㅎ
    정말 똑같은 장소라도 나의 상태나 날씨, 계절 등 주변 상태에 따라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 같아요.
  • mooncake 2015.12.17 11:09 신고 꺄...
    음악도 들어주시고! 감솨합니다! 광고가 나빴네요ㅋㅋ
    맞아요 같은 장소라도 느낌이 완전 다를때가 많아요^^
  • 콤군 2015.12.16 17:40 신고 감성 좀 나눠주시죠.
  • mooncake 2015.12.17 11:09 신고 정말요? 후회하실텐데ㅋㅋㅋㅋ
  • 나실이 2015.12.16 22:25 저 사진 보자마자 어딘지 딱! 기억 나네요. 스페인 계단 위에서 노을 보는거 진짜 좋아했거든요. 거기서서 보이는 저 건물(?)도 항상 너무 좋아보였구요. 너무 가보고 싶었는데 저도 막..뭔가 저랑은 다른 세계 사람들 같았고 전 그냥 혼자 외로이 하늘만 보다 가고 그랬어요 ㅠㅠ

    전 로마 진짜 좋아해서 잠깐 있는 동안에도 제가 거기 산다는게 안믿길정도로 ㅋㅋㅋㅋ 하루하루가 참 소중했는데 (근데 생각만 이렇게 하고 정작 매일 걍 집에 처박혀서 보냈어요 ㅋㅋㅋ) 너무 외롭더라구요. 다들 연인들, 친구들, 가족들과 와서 행복하게 다니는데 저만 외토리... ㅠㅠ

    위의 댓글에도 그레이트 뷰티 쓰셨지만, 저도 그 주인공처럼 로마 시내 테라스 내지는 옥상에 소파 놓고 비스듬히 기대서 노을을 즐기고 싶네요 ㅎㅎ
  • mooncake 2015.12.17 11:29 신고 우와아아앙! 어딘지 딱 기억나신다니 너무 반갑고 나실이님과 전혀 다른 시간대에 저 곳을 바라봤지만 같은 느낌 같은 기분을 공유한다는 게 너무 좋아요! 헤헤
    로마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엄청난 인파와 도착 첫날의 혼란만 아니면 사랑에 빠졌을지도 몰라요ㅋ 새벽의 로마는 참 좋았거든요^^
    하아... 진짜 그레이트 뷰티에 나오는 그 주인공 집은 정말 최고에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호화로운 집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콜로세움이 보이는 뷰하며, 그 테라스에 누워 바라보는 로마의 노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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