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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올해는 정말 (푸념글 주의)

mooncake 2015. 12. 11. 19:15

 

(푸념, 우울 주의. 제 블로그에는 주기적으로 이런 글이 올라오니 싫은 분들은 스킵하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몰라도 좋을 것들이 자꾸만 보인다.

올해는 "치떨릴정도로 치사한 사람의 본성"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르겠다.

남의 눈에 피눈물나게 한 댓가로 얼마나 잘 사려고 그러는지,

비겁하고 치사하게 굴어 영달을 꾀해봤자 결국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면서 저렇게까지 하고 싶은지

나로써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라고 니체가 말했듯이

내가 계속 이 곳에 머물다보면 어느 순간 나 또한 그들과 동화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자기가 얼마나 사악하고, 치사하고, 비겁한 인간인 줄 모른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잠깐 딴 얘기랄까

여행만 떠나려고 하면 갑자기 일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하여

S양이 "혹시 언니 부서에 언니 블로그를 몰래 보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야?ㅋㅋㅋ"라고 말했는데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부서 사람이 보고 있다면 한마디 하겠다.

위에 쓴 거 니 얘기다.

진짜 인생 그따위로 살지 마라. 니 자식, 니 부모한테 안부끄럽냐?

하기야 부끄러운 줄 알면 그렇게 안살겠지

내가 올해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면 말 안해서 모르는 사람은 결국 말 해도 모른다는 거다.

 

 

회사생활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싫어진다.

사람에 대한 믿음도, 세상을 살아나갈 희망도 점점 없어진다.

원래도 그랬지만,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키우고 싶은 마음도 점점 없어진다.

사람이 싫으므로 이 세상에 사람을 더 늘리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탄생이 그다지 축복인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로 말하자면, 그러니까 그렇다.

부모님이 낳아서 키워주신 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며, 태어나 지금까지 살며 좋은 일도 많았으며,

"기왕 살아 있다면" 보다 열심히 보다 보람차게 보다 즐겁게 살아야겠지만,

그래도 만약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면 이런 세상엔 안태어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러니까 자식을 낳고 싶지 않다.

 

 

나, 너무 우울하고 염세주의적인가?

.

.

.

.

아니 꼭 그렇진 않다.

사람이 워낙 다양한 면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존재이듯

나 역시 이런 글을 쓰다가도 누가 와서 재밌는 말 한마디만 하면 또 방긋 웃고, 맛있는 커피 한잔이면 금세 세상이 아름다와보이는 사람이라서

이런 건 그냥 지나가는 푸념일 뿐.

(그래도 기적이 일어나 경제적 여유가 허락된다면 회사는 바로 관두고 싶다^-^)

 

 

다만,

나도 차라리 저이들처럼 죄책감도 부끄러움도 없이 멍청하고 못되쳐먹었더라면 세상 살기가 한결 편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안드는 건 아니다.

내가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할까...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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