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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지인의 필요성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지인의 필요성

mooncake 2016.02.03 21:44

인간에게 인간관계는 왜 필요한가?
애정을 기반으로 한 가족이나,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친구들 외에도 "일반 지인들"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사소한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4-5년전에, 싫어하는 선배가 해외 출장 다녀와 선물로 준 크리니크 쳐비 스틱. 자발적으로는 한번도 살 생각을 안한 제품이었는데 선물 받아 써보니 너무 좋아서, 몇년째 여러 색상을 구매해가며 즐겨쓰고 있는 제품이다.

​​

가로수길 일도씨 곱창의 닭갈비. 나는 붉은 고기 종류를 별로 안좋아하고 특히 곱창은 아예 입에도 대본 적이 없어서 "곱창 가게"는 늘 내 인식 범위 밖에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 가게 앞을 수차례 오갔지만 곱창 요리 외에 닭갈비도 판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느날 지인이 알려주어서 닭갈비를 먹으러 가게 되었다. 가로수길에서 닭갈비를 맛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은데다가 이곳의 닭갈비는 저렴하고 맛있기까지 해서 더 좋다.


​예전에 뉴욕에서 트위즐러를 사왔다가 너무 맛이 없어서 겁나 실망했었던 트위즐러. 미국애들이 맨날 질겅질겅 씹고 있는 트위즐러가 이렇게 맛이 없을 줄이야ㅜㅜ 왠만하면 간식거리를 포기하는 일이 없는 내가 결국 못먹고 버렸던 슬픈 기억이 있는데, 최근에 선배가 줘서 먹게된 "트위즐러스 필드 트위스츠(Twizzlers filled twists)는 새콤하고 쫄깃한 것이 내 입맛에 완전 쫙쫙 맞았다! 할렐루야! 그래, 트위즐러는 맛없는 게 아니였어ㅜㅜㅜㅜ

이렇게 매우 사소한 예만 들어봐도 - 일부러 별로 안친하거나 혹은 안좋아하는 지인의 사례만 꼽았다 - 나에게 지인이 없었다면 맘에 드는 화장품을 만날 확률이 낮아졌을 것이고, 가로수길에서 맛있는 닭갈비도 못먹었을 것이며, 맛있는 트위즐러도 있다는 사실 역시 영영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즉, 지인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나의 경험과 지식의 범위를 쉽게 넓혀 주는 역할을 한다. ​​

그러나, 지인들에게 이런 순기능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쓸데없는 발언과 비교질로 필요 이상의 경쟁심, 낭패감을 갖게 하는 것도 그들이고, 쉽게 놀린 혀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고, 때로는 일거수일투족이 도마에 올려져 신나게 난도질 당하기도 하고, 특히나 늘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세상을 떠도는 억측과 헛소문들은 또 어떻고...(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가끔 속세와 사람들을 떠나서 살고 싶어질때가 있다. 이런 저런 뒷말들과 섣부른 판단, 타인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에 염증을 느낄때도 종종 있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삶 전체를 아우르는 인생관까지 주변 지인들로부터 받는 영향이 어마어마하고, 또 지인들 없이 살아가는 삶은 매우 단조로우며 또 내 자신이 쉽게 편협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오늘도 나는 사람들에게 지친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려본다.

PS 근데 좀 딴 얘기지만 성실 직장인 코스프레 생활에 한계가 온 것 같다ㅋㅋㅋㅋ 성실하고 착한 이미지로 한달 생활했더니 완전 죽을 것 같... 난 원래 한량에다 성질 드러운 인간인데, 본성대로 못사니 죽을 맛...;;;

16 Comments
  • sword 2016.02.03 22:08 신고 세상일 참 모르는거더라구요...
    점점 알게되니 인생 참 재미있기도 하고... ㅎㅎㅎ

    늘 말씀드리지만... 모든 직장인들이 자신들을 구겨넣으며 직장생활 하졍...
    조금더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시발거리면서 참다보면 어느새 십년차를 찍고 또 카드값을 갚고 여행도 하고....-_ㅠ...

    다음생엔 우리모두 금수저로 태어나자며 위로를...
  • mooncake 2016.02.03 22:12 신고 가끔은 묘미가 있죠 그러나 어... 그래도 이런 재미보단 그래도 순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ㅋㅋㅋㅋ 맞아요 자신을 구겨 넣으며 사는 거. 근데 그래도 그럭저럭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게 또 유난히 그게 약한 사람들이 있죠ㅋㅋㅋㅋㅋ 그 중에 하나가 저고요ㅋㅋㅋㅋ 저도 나이와 직장 연차가 상당하답니다 소드님ㅎㅎ 그러나 여전히 돌아버리겠어요 레알~~~~
  • sword 2016.02.04 00:32 신고 저도 항상 돌아버리겠...

    참고로 저 회식자리에서 사장의 웃는얼굴에 퇴사하겠다고 찬물 끼얹져도 본 사람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직장연차가 상당하시다면 후자가 아니라 그럭저럭 잘 하는 전자 이시신듯 합니다 ㅎㅎ

    저는 이제서야 국민연금 십년차가 되었지만 같은심정인거 봐선 저도 그럭저럭 잘 견디는 사람이 된듯하고요
    물론 견디다 죽을뻔 하긴 했지만...
  • mooncake 2016.02.05 14:04 신고 와 소드님 대단하시네요 ㅎㅎ

    저도 강한 사람에겐 강하고 약한 사람에겐 약한 스탈인데다가, 은근히 사회 불의를 보고 잘 못참는 성격이라 사회생활에 매우 불리하죠ㅋㅋ
    찬물 끼얹은 적은 없지만 사회생활 하면서 여기저기 들이받아서 은근 적도 많고...;;; 후후...

    그치만 뭐... 이래 사나 저래 사나 인생 별 거 없길 바라며... 굳이 소신을 접고 싶진 않아요...
  • 공수래공수거 2016.02.04 09:14 신고 혼자 다 경험할순 없으니 주위 사람들의 경험을 당연히
    빌리는겁니다
    젊었을때는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살아 보는것도 좋습니다
    조금 익으면(?) 그때 혼자 있어도 됩니다 ㅎ
  • mooncake 2016.02.05 14:09 신고 근데 공수래공수거님, 저는 오히려... 나이 들수록 사람들하고 가까이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얘기도 많이 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어요. 공수래공수거님은 그렇지 않으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하지 않고 기존의 방식과 취향을 고수하며, 생각이 편협해지는 모습을 보이시더라구요ㅠㅠ
    저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싫어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고 일부러 노력하자! 다짐 중인데 쉽진 않습니다ㅋ
  • 2016.02.04 17:03 비밀댓글입니다
  • mooncake 2016.02.05 14:17 신고 저는 규모가 큰 회사에 주로 다닌 편인데, 가끔은 정말 징글징글해요. 사내 메신져와 각종 술자리를 통해 전해지는 소문이 어찌나 많고 또 말이 얼마나 많은지요. 물론! 저도 남 얘기, 남 뒷 얘기 많이 전해 듣고 많이 하게되니까 남을 함부로 비난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그냥 참 그게 너무 싫어요. 인간을 씹고, 남 얘기 하기 좋아하는 건 인간 본성인가 싶기도 하고... 가끔은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에 가고 싶어요. 이런저런 말이며 억측이 너무 지겨워서요.
  • 듀듀 2016.02.04 17:36 와 정말 공감되네요^^
    문케익님 글 재밌어요ㅋㅋ 저도 지인들이 있어서 삶의 장점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되네요 ㅎㅎㅎ
    쳐비스틱 저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뽐뿌가 마구 옵니다^^ 트위즐러는 전 체리만 먹어봤는데 질겅질겅 씹는맛에 아주 맛있었거든요
    우리나라에 안파는게 속상 ㅠㅠ 근데 문케익익님이 말씀하신 저 맛으로 꼭 먹어보구싶어요 ㅋ (아 그러고보니
    이것도 블로그 이웃 문케익님이 아니었음 쳐비스틱이 좋다는거랑 트위즐러필드트위스츠가 맛있다는것도 모르고 살 뻔 ^^; 흐흐흐흐 ㅋㅋㅋㅋ)
    일도씨곱창 정말 맛있죠 ㅎ저도 한달전쯤 또 가서 먹었어요 킥킥...ㅎㅎ
  • mooncake 2016.03.06 23:59 신고 쳐비스틱은 걍 저하고만 잘 맞는 걸수도 있어요ㅋㅋ 그냥 편하게 바르기 좋아서요^^
    예전에 제가 먹은 트위즐러는 걍 아무 맛도 안나고 질감도 별로 였는데 속에 뭐가 들어간 이 버젼은 아주 새콤하고 씹는 질감도 좋고 맛있더라구요ㅎㅎ 그치만 구매대행 하려니 배송비가 아깝네요.
    저도 취향 맞는 듀듀님 덕에 늘 좋은 정보들 가득 접해서 넘 좋아요ㅋㅋ
  • 열매맺는나무 2016.02.04 21:18 신고 저도 클리니크 처비스틱 처음 써본 것이 엄마로부터의 선물이었죠. 엄마, 동생이랑 여행가다 비행기에서 엄마가 사주셔서 처음 써봤습니다. 엄마도 지인... ^^
    그 뒤로부턴 립밤과 립스틱의 중간지대에 있는 매력에 아직도 애용하네요. 냄새도 없고 참 좋은데 요즘은 유사품도 나오더군요. ^^
  • mooncake 2016.03.07 00:00 신고 와 엄마 좋으셔요^^ 아 그러고 보니 어디꺼였더라 에스티 로더였나 저도 언젠가 엄마가 여행 중에 사다주신 립스틱이 참 좋았던 기억이...^^
    쳐비스틱 인기 많아서 그런지 저렴 버젼이 꽤 나오나봐요.
  • 둘리토비 2016.02.04 22:18 신고 음음...일단 지인이 필요하기는 한데 휘둘리지는 마세요^^
    트위즐러는 저도 호기심에 먹어보았는데 진짜 못먹겠어요. 에휴~ㅠ.ㅠ

    곱창은 못먹어도 닭갈비는 정말 좋아하는데,
    가로수길에도 있나요? 신기하네요..ㅎ
  • mooncake 2016.03.07 00:01 신고 휘둘리진 않아요ㅋ 근데 피곤해요~ 으으..

    닭갈비집이 요즘 그리 흔치 않죠? 아.. 이 야밤에 닭갈비 먹고싶어집니다^ ^ 매우 곤란하네요ㅋ
  • noir 2016.02.05 12:46 신고 아고고 ㅎㅎㅎ 한량이시라니!! 동질감 느낍니다.
    하지만 원래 3개월간은 본모습 드러내는거 아니라죠! 침착하소서 2개월만 더 참으소서
  • mooncake 2016.03.07 00:01 신고 ㅋㅋㅋ그런건가요?
    그럼 저 이제 한달만 더 참으면 되나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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