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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밀려가는 여행기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나날이 밀려가는 여행기

mooncake 2016. 6. 2. 18:30

(어디선가 퍼옴. 너무 공감 가...;;;)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행기를 쓰는 가장 적당한 시기를, 여행 종료 후 2개월 경(*오래전에 읽은 거라 좀 다를 수도 있음)이라고 했었다. 마음속에서 자잘한 이야기들은 자연스레 정리가 되고 중요하고 굵직한 여행기들만 떠오르는 시기, 그리고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아예 여행의 기억과 감정이 희미해진다면서 말이다.

 

오늘 블로그의 "작성중" 카테고리의 글들을 둘러보다 새삼 그 말에 동감했다.

 

"작성중" 카테고리엔 다량의 토막글들이 잠을 자고 있는데, 대개가 생각났을때 잠시 휘갈기다가 결국 마무리를 하지 못한 글들이다. 맛집리뷰에서부터 일상 푸념, 각종 공연 리뷰, 여행기, 각종 물건 이야기 등등 매우 다양한데 이 중에서도 특히 여행기가 많다. 제대로 각잡고 쓴 여행기는 아니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인상깊은 이야기를 몇줄 내외로 적어뒀는데 결국 마무리짓지 못한 글들이다.

그런데, 그 토막글에 적힌 일화와 나의 감정 대부분이 "너무 새로워서" 적잖이 당황했다. 작년 핀란드&에스토니아 여행은 불과 7개월여전인데도 그 사이 잊은 일들이 많아서 맞아,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라면서 당황했다. 기억이 날아가는 속도가 무섭다. 그러면 역시, 너무 늦어지지 않게 여행기를 정리해야 하건만, 정리하지 못한 여행기며 각종 글거리는 날이 갈수록 점점 늘어만 간다.

 

그래도 현실의 삶과 블로그 기록 정리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둘까 생각하면, 역시 현실의 삶이 우선이다. 기록 정리에 시간을 쓰느라 현재 해야 할 일, 현재 즐기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룰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가급적 간략하게 포스팅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막상 여행기를 쓰기 위해 사진을 들여다보면 왜 이리 사진이 많은지, 사진을 고르고 편집하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곤 한다.

 

후입선출법에 의거하여 2016.4월의 도쿄 여행기라도 밀리지 않게 휘리릭 끝내버릴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도쿄 여행기를 쓴 것이 벌써 20여일전의 일.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고, 나는 늘 시간에 쫓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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