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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아직도 여행 고민 중

mooncake 2016. 7. 23. 14:00

▷ 런던 리젠트 파트, 2013년 8월



이미 글을 한번 쓰긴 했지만...

며칠전, 홧김에 비엔나 in 부다페스트 out 항공권을 질렀다.

극성수기 항공권을 직전에 구하다보니 남아 있는 항공권 자체가 많지 않아서 마음이 급했다.


근데 일단 발권하고 검색해보니깐 (선발권 후검색;;)

요즈음(7월말~8월초)의 비엔나와 부다페스트는 한낮 체감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는 무시무시한 불볕 더위.

무엇보다도 이번 여행은 지친 몸과 마음을 쉬러 떠나는 건데, 

이렇게 더워서야 오히려 고생만 하다오겠다 싶어서 위약금을 감수하고 취소하기로 결정.


그렇다고 여행을 안가자니 너무 아쉬워서,

어젯밤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부릅뜨며

뮌헨을 경유하는 암스테르담행 루프트한자 항공권과, 암스테르담 호텔 8박을 예약해놓고(암스테르담은 여름에도 선선한 편)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이 들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뮌헨 테러 소식ㅠ.ㅠ


뮌헨을 경유할 뿐 뮌헨에 스탑오버 하는 일정은 아니라서 어차피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긴 한데

주변 사람들이 "유럽에 테러가 잦은 요즘 굳이 가야하냐"고 말려서

마음이 스물스물 약해지고 있다.


사실 내 지금 마음이라는 게, 꼭 000에 가고싶다!!!는 게 아니고

그저 회사를, 서울을, 현실을 떠나있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여행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사실 지금 굳이 떠날 필요가 없는 게 맞다.

친한 후배는 왜 꼭 외국에, 특히 유럽에 가야만 현실도피가 되냐며 

미드가 가득 든 외장하드를 줄테니 휴가 내고 집에서 현실도피 하라고 하지만

그렇게 연차를 날려먹기엔 너무 아깝잖아...

다음 기회를 노리며 돈과 연차를 아껴놓고 회사에 그냥 출근하기엔 내 영혼이 썩어들어가는 기분이고...


주말 동안에 좀 더 고민해볼 일이지만

(1) 비엔나 행 오스트리아 항공 위약금이 아깝고 (=그냥 오스트리아 갈까?)

(2) 암스테르담이 갑자기 넘넘 가고 싶어졌고(=기왕 돈지랄 시작한 거 암스테르담 강행?)

(3) 현재 내 마음 속 1위 여행지는 이탈리아 풀리아, 2위는 루마니아니까 걍 차라리 가을에 1,2위 중 한 곳에 갈까?

등의 생각으로 마음속이 복잡.

근데 이런 고민을 지금 하고 있기엔

비엔나를 가든 암스테르담을 가든 둘다 출발이 바로 코 앞이라는 무서운 사실.

지금 당장 짐을 싸고 여행 준비를 하고 있어도 부족할 시간에 어딜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니...;;; 아오아오아오;;;




***

암스테르담 여행까지 접으려니 좀 많이 아쉽다.

항공권 135만원, 호텔 8박 90만원, 위약금 30만원(이건 어차피 나가는 돈이지만)을 지불하는 비싼 여행이지만

늘 꿈꾸던 동네 주민 모드로 암스테르담에서 푹 쉬고 오려고 했는데...

물론 암스테르담은 호텔 가격이 무시무시한 동네라서 암스테르담 중심지에 있는 호텔은 아니고 외곽에 있는 호텔이긴 하지만, 여유있게 가는 여행이므로 상관없다.

널럴하게 가는 김에 뮤지엄 패스 끊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에 드는 미술관을 이틀이고 삼일이고 마음껏 만끽하고

동네 공원을 산책하고, 늦잠도 늘어지게 자고

한국보다 일찍 개봉하는 스타트렉 비욘드도 보고 

또, 덴하그, 볼렌담, 에담, 델프트, 위트레흐트 같은 근처 도시들도 잔뜩 다녀오려고 했는데...

아쉽. 아쉽. 또 아쉽.



***

여행 커뮤니티의 "유럽 여행의 시대는 이렇게 끝나가는 건가요" 라던가 "소매치기나 걱정하던 예전이 평화로웠네요"라는 글들을 보면 참 슬퍼진다.

어째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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