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wanderlust

요즘 나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요즘 나

mooncake 2016. 7. 30. 15:00

 

▷헬싱키, 2015년 9월



요즘 회사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나, 업무 자체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사회생활과 관련하여 몇년간 겪은 일련의 사태로 인해, 그리고 최근에 대좌절을 안긴 모종의 사건과 관련하여 너무 지쳐버려서

이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다만, 홧김에 준비없이 쉬게 되면 시간낭비만 될 뿐이니까

일단은 마음을 억누르고 영혼없이 출근 중.

그렇게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한달 월급을 출근일수로 나눈 금액을 대충 일당으로 삼아

아 오늘도 00만원 벌었구나,라는 생각으로 버텨내고 있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지만 그저 하루 지날때마다 돈을 조금씩 더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 훨씬 견디기가 수월해진다.

이런 마음의 트릭도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꽤 괜찮다.

대부분 기본 소양과 상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고 몇명과는 마음이 꽤 잘 맞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라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회사의 또라이들이 가끔 빡치게 할때가 있지만

"또라이가 없으면 내가 또라이"라는 또라이 총량 보존 법칙을 생각하면서

그래 내가 또라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이냐...란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린다ㅋ

 

 

 

 

한동안 너무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인 성공이나 남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었지만 그건 차치하고라도

내 자신 혼자만이 알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발전이랄 것이 너무 없었다.

내 경우 가장 순수한 형태의 기쁨은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새로운 기술을 터득했을 때 느껴지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굉장히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 처음 첼로를 연주했을때라던가

제대로 된 접영 동작을 처음으로 해냈을때라던가

또, 애매하게만 알고 있던 포르투갈어를 정식으로 배웠을때라던가.

그러니까, 독일어를 배운 것도 벌써 2년전이다.  

나의 외국어 학습은 주로 로망스어 계열에 치우쳐져 있었기에 처음 배운 게르만어인 독일어는 - 영어도 게르만어에 속하지만 좀 논외로 하고 - 는 정말 꿀잼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퇴근 후 학원 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쉰다는 게 벌써, 마지막으로 강의를 들은지 1년 반이 지났다.

당장의 편함을 추구하다보니 시간이 지난 지금, 남은 게 없다는 생각에 후회가 몰려온다

다시 무언가를 시도해봐야겠다.

 

 

 

 

예정대로 떠났더라면 지금쯤 신나게 비엔나 또는 브라티슬라바를 쏘다니고 있었겠지.

사실 내 성격상 어딜 가더라도 재미나게 놀기 때문에, 마음 속 우선순위 20위권 밖이네 더워서 가기 싫네 어쩌네 했어도

막상 갔으면 재밌게 놀고 있었을거다.

하지만 또 그렇게 많이 아쉽진 않다. 지난 화요일 저녁엔 오히려 "내일 여행 안가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했으니까.

다만 그저 경솔한 발권으로 인한 위약금 약 30여만원이 아까웠을 뿐인데, 그때의 내 심리상태로는 어디든 발권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 위약금도 어찌보면 그냥 통장 잔고에 30만원이라는 숫자가 더 있고 없고의 차이니까 그렇게 따지면 별 것 아니다(라고 정신승리 중ㅎㅎ)





지금은 다시 8월 마지막 주 여행을 추진 중이다. 

현재 내 마음 속의 1위인 풀리아는 8월말에도 너무 더울 것 같아 포기

2위인 그리스 섬들(미코노스라던가 로도스라던가)도 풀리아주와 같은 사유로 포기

그래서 현재 그 다음 순위인 암스테르담과 브라쇼브(루마니아) 그리고 에딘버러 중에서 어딜 갈까, 즐거운 고민 중 ^-^

- 암스테르담은, 위의 세 곳 중 가장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만약 가게 된다면 8박 10일 동안 숙소도 안바꾸고 동네 주민 모드로 느긋한 여행을 할 예정.

  근데 네덜란드는 물가가 넘나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숙박과 교통... 근교 여행 다니는 기차값이 제일 비싼 듯..ㅠㅠ 

- 루마니아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욕구가 위의 세 곳 중에선 가장 잘 충족되는 여행이다.

  부카레스트(부쿠레슈티)는 몇년전 이스탄불 시르케지역에서 부쿠레슈티행 기차를 보았을때부터 너무나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특성상 부카레스트, 시나이아, 브라쇼브, 시기쇼아라, 시비우 등 돌아다녀야 하는 지역이 많아서, 

  숙소 옮기는 걸 싫어하는 내 기준에선 살짝 빡센 여행. 

- 에딘버러도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

  근데 에딘버러는 암스테르담보다 숙소가 더 비쌈. 왜죠. 파운드화도 싸졌는데. 왜죠.


 그런데 이러다 다 귀찮아지면 그냥 안갈수도....

 비엔나행 항공권 취소한 후로 아무래도 조금 신중을 기하다보니 좋은 가격의 비행기표가 나와도 평소처럼 덥썩 물지 못하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