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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본 영화 - 고산자 대동여지도, 거울나라의 앨리스, 루킹 더 무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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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본 영화 - 고산자 대동여지도, 거울나라의 앨리스, 루킹 더 무비

mooncake 2016. 9. 18. 19:37


1. 고산자 대동여지도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종류의 영화이지만

부모님이 보고 싶어하셔서 같이 봤다. 추석 맞이 착한 딸 코스프레!ㅋ


다행히, 전혀 기대없이 봐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

영화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멋진 풍경만으로도 표 값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고

차승원, 김인권, 유준상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역사에서 모티브만을 빌려왔을 뿐 시나리오의 대부분이 작가의 순수창작물인 이 영화가

영화 상영 전후에 그 어떤 안내 메세지도 넣지 않은 것은 좀 에러였다.

차라리 그런 장치를 제대로 갖췄다면 역사 왜곡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역사 교육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인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고

심지어 초등학생 아이들만 앉혀 놓고 나가는 부모들도 봤는데

(물론 애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왔을수도 있겠지만;;;;;;;)

과연 역사 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지도에 제대로 미친"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묘사였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면서도, 엄청난 개인적 희생을 치르면서도 

본인의 가장 큰 꿈 - 보다 정확한 지도 제작 -을 위해 계속 길을 떠나는 모습, 

"길 위에서 나는 자유로웠다"는 나레이션과

드디어 원하는 곳에 당도하였을때의 온몸으로 표현되는 환희.


거대한 명분이나 얻고자 하는 이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하고 싶으니까,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으니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지도를 만들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여행의 목적 자체는 다르지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여행을 떠나는 내 모습과 조금 겹쳐보이는 지점이 있어,

영화 속에서 묘사된 여행자 김정호의 모습이 마음에 매우 와닿았다.


물론 전술했듯 위의 인상깊었던 부분은 모두 작가의 창작에 가깝다. 

김정호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사료 자체가 별로 없을 뿐더러,

영화 속에서 묘사된 것처럼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지도를 제작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함.



2. 거울 나라의 앨리스


우리나라에서는 9월 7일에 개봉했는데, 여독으로 헤롱거리고 있을때라 바로 극장에 가지 못했더니 3D는 이미 상영이 끝났고

2D도 상영 횟수가 많이 줄어 있는 상태였다.


일단 이 영화는 영상 면으로는 내 취향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나 완벽히 잘 들어맞는 영화다.

그래서 늦게라도 극장에서 보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고

동시에 3D로 보지 못한 것이 엄청나게 아쉬웠다.


내 경우, 영화는 서사 못지 않게 비주얼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서사나 줄거리나 메세지만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라면 굳이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할 필요가 없지 않음?

책만 읽어도 충분하지)

내용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영상이 마음에 들면 일단 만족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정말 누가 내 영혼을 갈아넣었나 싶을 정도로 비주얼이 끝내줘서

영화 보는 내내 감탄이 계속되었다.


다만 내용에 관해서는 - 스포일러니까 접어둠


여튼 뭐 줄거리는 그냥 그렇지만... (1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보다는 훨씬 낫다!)

비주얼이 너무나 환상적이었기 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또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다보니 "닥터후"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많아서 그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알란 릭맨의 목소리를 들어서 너무 기뻤고ㅠㅠㅠㅠ

리처드 아미지티나 앤드류 스캇의 카메오 출연도 반가웠다.

(나오는지 전혀 모르고 가서 정말 반가웠음ㅎㅎ)

가장 마음에 들었던 등장인물은

역시나 넘나 귀여운 체셔캣-1편보다 더 귀여워 진 듯-과

사샤 바론 코헨이 맡은 "시간".

은근히 허당끼가 넘치는 것이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 )





너무 귀여워서 엄마미소 짓게하는 체셔캣!















블로그에 올릴 사진 검색하다 발견한건데, 

거을나라의 앨리스 개봉 당시 런던 포트넘 & 메이슨에 앨리스 컨셉으로 꾸며졌던 진열장 사진이라고 한다.

굳이 앨리스 컨셉을 차용하지 않아도

나에겐 존재 자체가 원더랜드 같았던 포트넘 & 메이슨이었는데 *0*



그리고 HBO의 TV 영화인 Looking the Movie.

7월에 나왔던데 모르고 있다가 이번 연휴에서야 봤다.

원래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Looking이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된 후, 남은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인데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하였지만

내가 바라던 결말이 아니어서인지

어쩐지 씁쓸하고

뭔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ㅠㅠ

그래도 영화 속 파스텔톤의 샌프란시스코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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