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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행에서 본 공연 정리 - Concert Gebouw, TivoliVredenburg, Basiliek van de H.Nicolaa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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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행에서 본 공연 정리 - Concert Gebouw, TivoliVredenburg, Basiliek van de H.Nicolaas

mooncake 2016. 9. 17. 16:02

이번 네덜란드 여행에서는 총 3편의 공연을 보았다. 한 도시에서 8박을 한 것 치고는 적은 숫자라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더 많은 공연을 보기 위해선 일정이 너무 빡빡해져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여행을 간 기간에 Bimhuis는 9월 새 시즌 시작 전의 휴지기라 공연이 없었고, 암스테르담의 재즈클럽들도 내가 묵은 숙소와는 너무 멀어 공연 끝난 후 밤 12시에 혼자 이동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웠기에 재즈 공연은 아예 포기했다. 클래식 공연 3편 보는 것으로 마음을 다독임. 그래도 암스테르담 신교회와 델프트 신교회에서 사온 파이프오르간 연주 음반들이 굉장히 만족스러워 마음에 위안이 되고 있다 : )


1. ALEXANDER GAVRYLYUK PLAYS CHOPIN'S PIANO CONCERTO NO. 2



최고의 공연이었다! Ljadov의 The enchanted lake와 쇼팽 피협 2번이 연주된 전반부는 정말 완벽했다. 

알렉산더 가브릴뤼크의 피아노 연주도, 오케스트라 연주도 그 어느것 하나 흠을 잡을 수 없을만큼 훌륭했다. 

다만,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2번이 연주된 후반부는 좀 힘들었는데, 아직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인데다가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2번은 원래 안좋아하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역시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을 직접 들으니 음반으로 듣는 것 보단 훨씬 훨씬 나았다.


여행을 가면, 그 도시에서 인상적인 순간에 흘러나왔던 곡이나, 또는 그 도시에서 주로 듣고 다녔던 곡, 또는 그 도시에서 본 공연 중 유달리 기억에 남는 곡들이 그 도시의 주제가처럼 굳어지곤 하는데, 알렉산더 가브릴뤼크의 피아노 연주가 워낙 인상 깊어서인지 이번 암스테르담 여행의 주제가는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이 되어버렸다. 또 원래 좋아하는 곡이긴 했지만 "최애곡"까지는 아니였는데 여행이 끝난 후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에 흠뻑 빠져지내는 중^^


다음달엔 얀 리시에츠키가 한국에 와서 신포니아 바르소바와 함께 쇼팽 피협 1번을 연주할 예정인데, 올해 하반기는 아무래도 쇼팽 피협에 젖어 지내게 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콘서트 허바우 공연장에 갔을때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호르헤 루이스 프라츠(Jorge Luis Prats)의 연주회가 10월 2일에 있는 걸 보고는, 그때 네덜란드에 있지 못하는 것이 굉장히 아쉽게 느껴졌다. 콘서트 허바우의 마스터 피아니스트 시리즈 중 하나로, 팜플렛 뒷면을 보니 11월 6일엔 알렉산더 가브릴뤼크의 공연을 비롯해서 12월 18일엔 에브게니 키신의 공연이 또 내년 6월엔 조성진의 공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게 국뽕인진 몰라도 콘서트 허바우의 마스터 피아니스트 시리즈에 쟁쟁한 피아니스트들의 공연과 함께 조성진의 공연 일정이 잡혀져 있는 걸 보니 괜히 뿌듯했다. 


또다른 여담으로는, 이 공연장은 경사가 진 탓에 지휘자/피아니스트 등은 합창석 옆쪽 계단으로 입/퇴장을 하고, 악기연주자들은 아래쪽 계단으로 입/퇴장을 하는데, 그 탓에 지휘자와 피아니스트가 무려 세번이나 무대 인사를 하느라고 계단을 통통통 올라갔다 내려왔다ㅋ 특히 알렉산더 가브릴뤼크가 계단을 통통통 올라가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연주자와 지휘자가 상당히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몸이 무거운 사람이면 정말 힘들 듯...;;;


<공연정보>

장소 

암스테르담 콘서트 허바우 Amsterdam Concert Gebouw, Grote Zaal


일시

2016년 8월 27일 토요일 08:00 pm


음악가

Radio Filharmonisch Orkest

James Gaffigan - 지휘자

Alexander Gavrylyuk - 피아노


프로그램

Ljadov - Het betoverde meer, op. 62 (The enchanted lake)

Chopin - Tweede pianoconcert in f, op. 21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Prokofjev - Tweede symfonie in d, op. 40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2번)


가격

1등석 45.5유로(예매 당시 환율로 대략 58,000원. 예매수수료 및 인터미션 시간의 음료 포함)


관련 사이트

해당 공연 페이지(클릭) / Concert Gebouw 영문 홈페이지(클릭)




2. Festival Oudemuziek Utrecht - Le Voci delle grazie (감사의 목소리)



위트레흐트 고음악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원래는 위트레흐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여러가지 공연을 보려 했지만, 네덜란드에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고민 끝에 결국 한개의 공연으로 만족했다. 위트레흐트 중앙역에는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티볼리브렌든부르흐로 가는 길에 Xenos라는 쇼핑몰에 정신을 빼앗겨 공연 시간에 촉박하게 도착한지라 숨 돌릴 틈 없이 또 공연 정보지 받을 틈 없이 자리를 잡았다. 사진은 공연 시작 전 셋팅 중인 모습. 


나는 클래식 장르에서는 사람 목소리보다 악기 목소리를 훨씬 더 좋아하는 타입이라 - 물론 다른 장르에선 그렇지 않음 - 상대적으로 성악 공연을 보러가는 일은 드물지만, 이 공연은 악기 구성 등이 마음에 들고 시간도 맞아 보러가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 : ) 

성악가들의 노래소리도 너무 아름다웠고, 비올라 다 감바, 바로크 하프, 테오브로, 클라비어가 빚어내는 연주 역시 환상적이었다! 물론 아무래도 성악곡에서는 악기 연주 소리가 묻히게 되니까 한두곡 정도는 성악없이 듣고 싶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유럽 여행 중 공연 보러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때문에... 관객층이 노년층이 80% 이상인가...

물론 프라하 성당이라던가 비엔나 궁전에서 하는 관광객용 공연 말고(관광객용 공연이 나쁘다는 건 아님) "현지인들이 주로 보러 가는 공연" 말인데 

나의 기우인진 몰라도 "유럽에서조차도 클래식은 더이상 젊은 사람들이 듣지 않는 음악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된다.

물론 몇년전에 오히려 클래식은 온라인 음악 산업 발전으로 인한 타격을 가장 작게 받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음악 장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공연장의 대부분을 노년층이 채우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좀 걱정이 된다. 뭐,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노년층이 문화생활을 할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많아서일수도 있고, 또 여러가지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일 경우 - 나도 거기 포함인데 - 어릴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몸이 편한 클래식 공연에 더 많이 가게 되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여담으로, 아래 적어놓은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지에서 옮겨 적은 것이라 오타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지는 공연 전에 받지 못해 공연이 끝난 뒤 공연 관계자분에게 찾아가 어렵사리 받았다. 처음엔 공연 프로그램지가 다 떨어졌다고 했는데 갑자기 "꼭 받고 싶음??"이라 물어서 "웅웅!!"이라고 했더니 나를 사무실에 데려가 한장 남은 프로그램지를 챙겨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 )


<공연정보>

장소

위트레흐트 티볼리브렌든부르흐 Utrecht TivoliVrendenburg, Grote Zaal


일시

2016년 8월 30일 화요일 12:30 pm


음악가

Bethany Shepherd, Ilze Grevele - 소프라노

Laura Lopes - 메조 소프라노

Garance Boizot - 비올라 다 감바

Kit Spencer - 바로크 하프

Talitha Witmer - 테오르보(Theorbe) 

Mariano Boglioli - 클라비어


프로그램

Barbara Strozzi - Le Tre Grazie a Venere

Claudio Monteverdi - Raggi, dov'e il mio bene?

Luzzasco Luzzaschi - O dolcezze amarissime d'amore / T'amo mia vita

Lodocivo Agostini - Cantan gli augei contenti / Quel canto oime

Luca Marenzio - Ad una fresca riva

Luigi Rossi - Occhi belli, occhi miei cari

Domenico Mazzocchi - Dovremo piangere la passione di nostro Signore

Luigi Rossi - Disperate speranze / Peccantum me quotidiae / Fan barraglia


가격

무료


관련 사이트

Oude Muziek 홈페이지(클릭) / TivoliVrendenburg 홈페이지(클릭)




3. Basiliek van de H.Nicolaas Amsterdamse Orgelzomer 2016 (암스테르담 여름 오르간 2016)



꼭 가고 싶은 공연이었기에 혹시 표가 없을까봐 미리 이메일로 예약까지 했지만, 역시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ㅎㅎ 그래도 "이메일로 예약한 사뢈이에욧"이라고 하니깐 반겨주셔서 좋았음. 게다가 정말 놀란 것은! 입구에 앉아 표를 판매하셨던 분 중 한분이 이 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내가 본 공연의 오르가니스트인 마이클 헤들리였던 것 같다는 것? (표 부스의 다른 한 분은 공연 중 악보 넘겨주시던 분!) 나이 지긋한 성당 오르가니스트가 입구에서 직접 표 판매에 관여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아니 아무래도 그렇지, 정말 맞다면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일은 처음 봐서 굉장히 신기하고 또 굉장히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암스테르담 성 니콜라스 성당의 파이프오르간은 1889년에 설치된 독일 자우어오르간Sauerorgan으로, 공연 프로그램에 곡 정보만 쓰여 있는 게 아니라 공연자 마이클 헤들리의 이력, 현재 성당에 설치되어 있는 오르간의 역사와 오르간 레지스터의 구성까지 자세히 기재해놓아, 공연 중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대략, 이 오르간을 처음 만들었을때는 낭만주의 컨셉으로 설계하였는데, 1960년대에 당시 사조에 따라 바로크 음악에 잘 맞도록 수정하였다는 것. 그러나 이후 그러한 수정에 대해 깊게 후회하고, 다시 오르간을 처음 설치하였을때 상태로 최대한 돌아갈 수 있도록 2001년 이후 복원에 힘을 기울였다는 것 등등...


내가 참석한 이 날 공연은 니콜라스 성당의 여름 오르간 연주 시리즈였는데(예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참석했던 여름 오르간 페스티벌 공연이 생각났다! 링크는 이쪽 클릭) 운이 좋게 해당 시리즈의 가장 마지막 공연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ㅎㅎ 공연은 그냥 뭐 너무너무너무너무 너어어어무 좋았다. 시간 가는 게 아쉬울 정도... 아마 네덜란드 여행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더... 


파리, 그 흔한 파리 조차도 10년전에 가고 한번도 못가고 있으니 내가 암스테르담에 또 언제쯤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니콜라스 성당에서 마이클 헤들리의 공연을 다시 듣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유튜브에서 퍼온 마이클 헤들리 공연 영상)


<공연정보>

장소

암스테르담 성 니콜라스 성당 Amsterdam Basiliek van de H.Nicolaas


일시

2016년 8월 31일 수요일 8:15 pm


음악가

Michael Hedley - 파이프 오르간


프로그램

Dieterich Buxtehude - Toccata in d-moll

Orlando Gibbons - Fantasia of four parts

Joseph Guy Ropartz - Prelude Fubebre / Introduction et Allegro

Frank Bridge - Adagio

August G. Ritter - Sonate No.3 in a-Moll, Op.23 


가격

11유로(약 14,000원)


관련 사이트

성 니콜라스 성당의 음악 관련 홈페이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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