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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조용한 나날들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조용한 나날들

mooncake 2018. 2. 8. 21:40


내 인생에 이토록 단조로운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엄밀하게 따져본다면 오래전의 "전업환자" 시절이 외형상으로는 더 단조로웠겠지만, 그때는 어려서 그런가 몸은 부자유스럽되 머리와 마음은 이 곳 저 곳을 훨훨 날아다니고 있어서였는지, 지금처럼 내 인생이 단순한 적이 있었나 자꾸 되묻게 된다.

삶이 단순해진 것은 일차적으로 건강 문제이지만, 내가 지난 몇달 사이 많은 것을 포기해버렸기 때문인 것도 같다. 원하는 만큼 응답해주지 않는 삶에, 화도 내보고 우울해하기도 하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어느 순간 체념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님 내가 완전히 변해버린 것인지, 또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퇴보의 시작인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는 지금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어딘가 노인네같은 삶이다.(라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노년층이 나보다 훨씬 활동적이실 것이다. 죄송합니다 어르신들)

몸에서 한껏 기운을 빼고 멍하니 지내고 있기에 취미생활 중 하나인 블로그마져도 뜸했다. 뭔가 쓰고 싶어질때는 있었지만 짧은 글도 좀처럼 끝을 맺기 어려웠다. 게다가 내 블로그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상과 여행기록과 아무말대잔치를 담는)블로그"일 뿐인데, 가끔 뭐 이런 시덥지않은 내용을 블로그에 쓰냐는 비판을 들으면 상당히 짜증이 나기에, 글 쓰는 것을 주저한 적도 몇 번 있었다. ***누군가의 블로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창을 끄고 나가면 되지 굳이 그런 공격적인 댓글을 남기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 내가 내 블로그 글 좀 읽어달라고 호객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특히나 일상잡담글은 발행처리도 안하는데...

물론 그래도 활동이 뜸해진 뒤에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이웃분들과, 오래된 글에도 여행기 잘 읽었다며 답글을 달아주시는 좋은 분들이 훨씬 더 많아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조만간 밀린 여행기를 간략하게라도 정리하고 싶은데, 한번 블로그를 손에서 놓아버리니 그것이 영 쉽지 않다. 아무튼 빨리 이 추운 계절이 지나가기를. 그리고 바라옵건대, 제발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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