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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4) 야네센 산책-아사쿠라 조소관, 카야바 커피 대신 카페 사츠키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8.04 Tokyo

도쿄 여행(4) 야네센 산책-아사쿠라 조소관, 카야바 커피 대신 카페 사츠키

mooncake 2019. 5. 20. 20:00


텐노지에서 나와, 이번엔 닛포리역 기준, 텐노지 반대방향에 위치한 아사쿠라 조소관을 찾아 갔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여럿 있는 아사쿠라 조소관으로 가는 골목.



귀여운 생선 접시 : )


 


딱히 살 생각은 없어도,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빈티지 그릇들



빛을 받아 황홀하게 반짝이던 유리 제품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을 지나


 

 

아사쿠라 조소관 도착.


 


입구에서 보면 서양식 건물인데, 안쪽으로는 일본 전통가옥과 붙어 있는 형태다.

 

아사쿠라 조소관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 사진은 없다. 아사쿠라 조소관의 내부사진촬영 금지 정책은 강박관념이 느껴질 정도. 내가 카메라를 매고 들어가자 직원분이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때 내가 갖고 있던 가방은 납작하고 작은 크로스백이었기 때문에, 가방을 보여주며 렌즈가 볼록 튀어나와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물리적으로 수납 불가함을 설명하고, 절대 사진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얘기하였지만 직원분은 재차 나를 제지했다. 차라리 카메라를 맡아주기라도 하던지 도대체 뭐 어쩌란건지(...) 결국은 직원분이 매표소에서 작은 가방을 가져와 카메라를 그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으로 합의완료. (*덕분에 신발주머니와 카메라가방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 작은 소동으로 인해 아사쿠라 조소관의 영어 가이드 자원봉사자분과 대화를 하게 되어, 아사쿠라 조소관을 같이 다니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잔뜩 들을 수 있었다.

 

또 나중엔 다다미방에 앉아 쉬며 가이드분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메모하려고 하는데 다른 직원분이 나타나 핸드폰을 쓰지 말라며 나를 꾸짖었다(...) 사진 찍는 거 아니고, 메모를 하는 거다-라고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며 설명하였지만 아사쿠라 조소관에선 핸드폰은 어떤 사유로던 쓰면 안된다고 하여 당황스러웠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장소는 많지만, 이렇게까지 카메라나 핸드폰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곳은 처음이라 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몰래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아래의 아사쿠라 조소관 사진들은 전부 구글에서 퍼온 것들이다.

 

 

아사쿠라 조소관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아사쿠라 후미오의 아뜰리에와 조소 작품들.

아사쿠라 후미오(1883년 3월 1일 ~ 1964년 4월 18)는 아시아의 로댕이라 불리던 조각가인데 솔직히 내가 조각, 조소에는 문외한이라 잘 모른다;;;

사실 아사쿠라 조소관도 작품 보러 간게 아니라 집 보러 간거임. 워낙 옛날집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이 분이 한국과 아예 인연이 없진 않은게,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 평창동 김종영미술관(https://mooncake.tistory.com/1515) 김종영 조각가의 스승임.

다만, 김종영 조각가와 추구하던 예술관이 잘 맞지는 않았던 것 같음;;;

 

 

오전의 햇살이 비쳐들던 아뜰리에가 정말 아름다웠음.

 

 

서양식 건물(아뜰리에)에서 일본식 건물(주거지)로 이어지는 부분에 위치해있던 서재.

 

이 서재에 보관된 장서 중 상당수는 도쿄예술대학 은사인 이와무라 토오루의 것이었다고 한다. 스승 이와무라 토오루의 사후, 가세가 기울어 책이 팔려나갈 위기에 처했을 때 아사쿠라 후미오가 "스승님의 장서가 헐값에 팔려나가는 걸 볼 수 없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책들을 지켰다고. 심지어 스승의 책들은 상당수가 외서였는데, 아사쿠라 후미오는 외국어를 전혀 몰라 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스승의 장서를 아꼈다고 한다.

 

가이드분에게 설명을 들을 땐 되게 감동이었는데 일년이 지나서 기억나는 대로 대충 썼더니 내용이 허접하다. 이게 다 직원분이 메모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정말 많았는데, 사진도 못찍었지 메모도 못했지 그러니까 내 머리 속에 뭐가 남아 있을리가 있나? 흥. (물론 제때 후기를 썼다면 이것보단 많이 남아 있었겠죠. 반성합니다;;;)

 

 

아무튼 정말 아름답고 근사했던 아사쿠라 조소관.

 

 

아사쿠라 조소관의 잉어들은 나이가 40이 넘었다고 한다. 우와.

 

 

아사쿠라 후미오의 침실에선, 연못에 설치된 조형물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도록 설치를 해놓았었다고.

ASMR의 선구자였을지도ㅎㅎ

 

아무튼 설계부터 시작해서 돌맹이 하나, 집안 곳곳의 장식 하나하나까지 허투루 놓은 것 하나 없이, 아사쿠라 후미오가 치밀하게 계산하여 배치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건물 곳곳에서 아사쿠라 후미오의 유머감각이 발휘되었다고 하는데 사진이 없으니 설명 불가. 아쉽...

 

아무튼 우연한 계기로 자원봉사 가이드분에게 아사쿠라 조소관과 아사쿠라 후미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영어 발음도 매우 훌륭했다!  (*혹시 아사쿠라 조소관 가시는 분이 있다면, 자원봉사 가이드분에게 안내를 요청하세요. 어딜 가나 그렇지만, 그냥 둘러 보는 것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고양이 관련 전시가 가득한 이곳도 참 아름다웠다.

여기까지가 구글에서 퍼온 사진이고,


 


가이드분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드디어 사진촬영이 가능한 옥상 입성.

아사쿠라 조소관에서 바라보는 도쿄 풍경.

 

 

아사쿠라 조소관 옥상엔 조소 작품 몇점과 화단이 예쁘게 꾸며져 있었고



옥상에서 아사쿠라 조소관 건물 전체를 조감하듯 내려다볼 수 있었다.

 

한번만 보고 나오긴 아쉬워, 이번엔 가이드분 없이 나 혼자 아사쿠라 조소관을 둘러본 뒤, 다다미방에 앉아 연못 정원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다가 카야바 커피에 가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아사쿠라 조소관에서 카야바 커피로 가던 길, 마음에 드는 그릇을 발견한 가게. 하지만 들고 다니기 귀찮아 안샀...


 

 

어마무시하게 뜨거운 햇살을 뚫고 (아직 4월 말이었는데도, 한여름 햇볕만큼이나 강렬했다) 카야바 커피에 도착했는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인기가 많은 카페인데, 평일도 아닌 토요일, 그것도 골든위크 연휴의 시작이니 대기 없이 입장 가능할리가 없다. 점심 식사때가 되어 배가 고팠지만 여기서 커피랑 타마고산도를 먹기 위해 중간의 식당들도 마다하고 찾아왔는데 낭패다.

 

하지만 예전부터 와보고 싶은 카페였다고 해서 내가 땡볕 아래 줄을 서서 기다릴리가 있나...


 

카야바 커피 옆에 "카페 사츠키"라는 가게가 보이길래 1초도 채 고민하지 않고 카페 사츠키로 들어왔다.

빈티지 포도 의자가 마음에 들었다. 


 

더위와 갈증을 해소해준 시원한 물을 마시고,

아이스커피와 키츠네우동과 라이스케익을 주문했다.

*사이드 메뉴로 라이스케익이 메뉴판에 적혀 있어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걸까 궁금해서 주문해 봄.


 

그랬더니 키츠네우동 안에 떡을 넣어 갖다주셨다 +_+

우동에 떡 넣어 먹어보는 건 처음 +_+

 

 


 


양념을 추가하여 맛있게 냠냠 먹고...

아무래도 아저씨가 아이스커피는 까먹으신 듯 하길래


 


우동을 다 먹은 뒤 아이스 말차를 추가 주문했다.

의외로 이 가게엔 외국인 손님이 많진 않은지(?) 주인 아저씨가 굉장히 오바하면서 잘해주셨음ㅋㅋ 아이스커피 주문을 잊은 것도 아마 그 탓인듯ㅋㅋ 야네센 지역에 관련된 안내 책자도 가져다 주시고, 음식은 입에 맞는지, 여러번 왔다갔다 하면서 말을 거셨다. 약간 그 일드 특유의 오바하는 연기톤을 아시는지? 딱 그 느낌이었다ㅎㅎ

 

아무튼 주인 아저씨가 굉장히 친절하시고 음식 맛도 괜찮아 마음에 들었다.

카페 사츠키에서 1시간 가량 쉬다가 나와, 근처의 스카이더배스하우스를 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휴관...


 

원래는 야네센 지역을 오래 둘러보려 했지만 너무 강한 햇살과 온몸을 강타한 강렬한 피곤함에 모든 의욕을 잃고는, 우에노 공원 쪽으로 슬슬 걸어갔다.

*제목은 야네센 산책이라고 썼는데 생각해보니까 이날 내가 간 곳은 야나카 뿐이네... (야네센 - 야나카, 네즈, 센다기 세 지역을 아울러 이르는 말)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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