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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쿨렐레 잡담 - Cavaquinho & Ukulel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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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쿨렐레 잡담 - Cavaquinho & Ukulele

mooncake 2019. 5. 26. 18:20

몇달 전 우쿨렐레를 시작하면서야 알게 된 사실은,

우쿨렐레가 원래 하와이 악기가 아니라 포르투갈 악기였다는 점이다!


우쿨렐레는 원래 

Machete, Cavaquinho, Braguinha, Minhoto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포르투갈 전통 악기였는데,

포르투갈 마데이라 지역의 사람들이 하와이로 이민을 가면서

우쿨렐레로 변형 발전된 것이라고.



Braguinha da Madeira


마데이라의 브라기냐에 대한 짧은 영상.

포르투갈에서 작곡된 고전 브라기냐 연주를 듣고 싶었는데

유튜브에 그리 자료가 많지는 않더라.



그래서 브라질 까바끼뉴 연주를 찾았더니

이쪽은 자료가 그래도 꽤 많다.

까바끼뉴 마스터이자, 브라질 쇼루Choro의 대표적인 뮤지션 중 한명인  

Waldir Azevedo의 연주 - Pedacinhos do céu

 

우쿨렐레와 대조적인, 날카롭고 쨍한 사운드에 깜짝 놀람.

브라질 까바끼뉴는 포르투갈 까바끼뉴나 하와이 우쿨렐레와 다르게 나일론현 대신 스틸현을 주로 쓰나보다.

 

워낙 브라질 음악을 많이 들었으니

까바끼뉴 소리를 처음 들었을리는 없는데

전엔 그냥 기타 소리인 줄 알았나 봄.

역시 뭐든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건가 보다.


포르투갈 빠(?)로써

의도치 않았는데도 포르투갈 악기를 배우게 되어서 기쁘다.

물론 우쿨렐레와 포르투갈 본토 악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여러 변화를 거쳐

튜닝도 달라졌고,

이제 와 우쿨렐레를 포르투갈 악기라고 하는 건 매우 무리지만

다 알면서도 괜히 우겨봄ㅎㅎ


나중에 포르투갈에서 몇달 체류하게 되면(몇년째 생각만 하고 있지만...)

까바끼뉴를 배워보고 싶다^-^

그래서 생각난김에 리스본 까바끼뉴 레슨으로 검색해봤더니

이런 분이 딱 뜬다 (클릭)

헬싱키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리스본에서 기타, 까바끼뉴, 빤데이루 레슨을 하고 있다고.

삼개월 정도라도 리스본에서 포르투갈어도 배우고 까바끼뉴 레슨도 받으며 유유자적하면 참 좋겠네...

(원랜 1년 생각했는데 점점 줄어들고 있...)



어제 마음에 드는 우쿨렐레를 발견했다.

펜더Fender의 우쿨렐레 Grace Vanderwaal - Moonlight



우쿨렐레 헤드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색도 넘 이쁨^^


그러나

펜더 우쿨렐레는 기타에 비해선 평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고,

또 이 모델이 내가 갈아타려고 마음 먹은 가격대보다 싸다는 것.

그니까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것.

맘에 든 물건이

생각보다 싸서 실망하기는 또 처음이다.


우쿨렐레를 최소한 6개월은 꾸준히 해야지만 새로 장만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실제로 우쿨렐레를 갈아탈 날이 올진 잘 모르겠지만 

(언제 때려칠지 모름;;)

그래도 우쿨렐레는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기왕이면 모양도 마음에 쏙 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ㅎㅎ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좋아서

우쿨렐레로 열심히 연습 중이었는데

학폭 등등의 여러 사건과 의혹이 터져 내 감동 푸쉬쉬


물론 예술작품(음악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그림이든)과 

아티스트의 사생활은 별개의 문제이긴 한데

아무튼 내 감동 푸쉬쉬


내 감동 돌려내라 ㅠ.ㅠ



한번은 일이 있어서, 한번은 아파서

연속으로 두번이나 우쿨렐레 레슨을 빼먹었다.


다음주엔 여행을 가고 싶은데

삼주 연속 빼먹으면 좀 그렇겠지? 흑흑...




오늘 밤산책을 하다가

뜬금없이 몇년 전 피아노 선생님이 생각났다.


어느날 보니 운지법도 그렇고 영 엉망이라

성인이 된 후 다시 몇달간 레슨을 받았는데

선생님하고 음악 취향이 잘 안맞아서 

"어떤 곡을 연습할 것인가"에 대해 늘 이견이 있었다.


위의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선생님이랑 의견이 안맞았던 곡 중 하나.

너무 기분이 가라앉아서 싫다며...

근데 저 곡 외에도 내가 하고 싶은 곡마다 온갖 이유로 다 싫다 하길래

아니 그럼 대체 선생님은 어느 곡이 좋은데욧?!했더니

딱히 없는데 굳이 따지자면 모짜르트 정도?라나...?

...

선생님 자체는 성격도 쿨하고 좋았는데

결국 레슨이 오래 가진 않았다.

그러고보면 성인이 되어 취미로 설렁설렁하는 음악은

선생님과의 음악 취향이 잘 맞는지의 여부도 꽤 중요할 듯.

 

물론 음악 취향을 떠나서, 퇴근하고 레슨 받는 게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ㅠㅠ

그런 의미에서 요즘 배우는 우쿨렐레는

마음이 편해서 좋다.

우쿨렐레가 쉽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피아노나 첼로보다는 필요로 하는 연습량도 적고

악기가 주는 느낌, 이미지 덕에

잘하든 못하든 그대로 즐길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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