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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아트센터] 연극 : 거리의 사자

mooncake 2019. 6. 10. 20:30


마포아트센터 3층 플레이맥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거리의 사자"를 보고 왔다.

*원작은 캐나다 작가인 쥬디스 톰슨Judith Thompson의 희곡 Lion in the Streets. 


내가 알고 간 것은 대략의 시놉시스 뿐.


17년전 살해당한 소녀 이조벨이

본인이 죽은 줄 모르고 집을 찾아 헤매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여러가지 아픔과 고통을 보게 된다는 것...


지극히 한정적인 무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 어떤 메세지를 줄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원작자 쥬디스 톰슨은

"사회가 부정하고 있는 음울한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 덮여 있는 모든 것들을 들춰내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는데,

실제로 이 연극에서는 계속해서 삶의 어둡고 아픈 부분들을 보여준다.

고통스러운 삶,

소외된 사람들, 

폭력,

소통의 단절.

하지만 연극 분위기가 많이 무겁고 우울하지 않았다.

주제는 다르지만, 지난달에 개봉한 영화 기생충과 살짝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해야 할까?

여운이 길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극.


다만, 연출가 문삼화의 말 중에서

"인간 본질적인 내면의 문제, 소통의 단절 등 온갖 현대 사회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간 본연의 용서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라는 부분은 내 이해가 부족한지 크게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다.

이조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려는 것 같긴 했지만...


또한, 쥬디스 톰슨은 다문화국가로써의 캐나다,

즉 이민자들(*주인공 이조벨도 포르투갈계라고 함)의 모습도 많이 담으려 했다는데

이 부분은 각색 과정에서 일부러 생략한 것인지 표현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거리의 사자 공연에선 크게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우리나라도 이 작품이 쓰여진 90년대의 캐나다처럼 다문화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니,

이 작품이 다시 공연될때는 그 부분이 보강되면 더 많은 메세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리의 사자는

17년전 길거리에서 살해당한 사실을 모르는 채 마을을 떠도는 소녀 "이조벨"을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가 1인 다역을 맡은 연극이었다.


물론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연극에서 1인이 다역을 수행하는 건 매우 흔한 일이지만,

거리의 사자에서는 종종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스카프 한 장같은 사소한 소품만 가지고 순식간에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일이 여러번 일어났는데,

그때마다 어려움 없이 1초전과 다른 인물이라는 점을 납득할 수 있었던 걸 보면

배우분들의 연기력이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멋진 연출과 배우분들의 열연에 찬사를 보내며

"거리의 사자" 리뷰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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