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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인테리어

나의 침대 취향

mooncake 2020. 7. 26. 22:00

어릴 때 집에 있었던 신데렐라 동화책들 중에, 신데렐라가 쓰는 침대가 벽장형 침대로 그려진 버젼이 있었다. 계모와 언니들이 쓰는 푹신하고 호화로운 침대 대신 부엌 구석의 벽장을 침대로 사용하는 신데렐라의 가련한 처지를 나타내기 위한 묘사였지만, 나는 그 아늑해보이는 그 벽장형 침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몇년전 네덜란드 여행을 갔더니 옛날 집들에 부지기수로 설치되어 있는 게 바로 그 벽장형 침대였다. 





바로 이런 침대들.

dutch bed, closet bed, box-bed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사람들에게 나 이런 침대가 좋아,라고 했더니

관짝같다며 질색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생각해보니 좀 무서운 것 같기도?ㅎㅎ



그렇다면 이런 침대는 어떠한가



적당한 아늑함과 개방감을 동시에 가진 Alcove bed





오래전에 방 가구배치를 바꾸느라 임시로, 한 일주일 정도

세로로 놓은 책장과 옷장 사이에 침대를 낑겨놓고 지낸 적이 있었는데

엄청나게 안정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잠이 정말 잘 왔다.

(누워 있을 때 위 사진처럼 침대 양옆에 벽이 있는 느낌과 비슷)


방 전체적인 구조로는 문제가 있어서

그 배치를 유지할 수 없었던 게 아쉬울 따름.



생각해보니 입원 중에도 병원 침대에 커튼 치고 있을때가 안치고 있을때보다 잠이 더 잘왔던 것 같다.

그러니까, 커튼을 친 캐노피베드 역시 내 취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종류 다 현실에선 구현하기 어렵다.

벽장형 침대는 진짜 택도 없고

알코브 베드는 한번 해놓으면 방 구조 변경이 어렵다는 점에서 망설여지고

그나마 캐노피 베드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겠지만 좁은 방에 커튼 치렁치렁 늘어뜨린 큰 침대 둘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답답.


그래서 결국 일반적인 침대를 쓰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침대 프레임이 없다.

(지금 쓰는 침대는 프레임도 매트리스도 다 오래돼서, 새 집 갈때 바꿀 예정)

물론 코로나19사태 때문에 가구 매장 구경을 거의 못간 탓도 있다.



그나마 몇개 되지 않는, 실물 본 침대 중에 마음에 든 게

시몬스 1870 클래식 에디션 블랙그린인데

어차피 SS 사이즈가 나오지 않아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다행(인가?ㅋ)


요즘 세상에 벽장형 침대가 좋으니 커튼 친 침대가 좋으니 어쩌니 하는 걸 보면

쟤 취향 좀 이상한듯;;;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넵! 안그래도 요즘 유행하는 침대는 죄다 취향에 안맞아서 고민입니당...



패브릭으로 마감된 침대 싫구요

(왠지 먼지 앉으면 청소하기 힘들 것 같음)



요즘 많이 나오는, 침대 양 옆으로 헤드가 길게 붙어 있는 호텔형 침대도 싫구요.

(호텔형 침대는 호텔 가서 쓰는 걸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헤드 부분에 수납공간 있는 침대는 왠지 촌스러워서 싫구요

(물론 개취입니다. 화내지 마세요. 내 친구는 무조건 이런 침대여야 물건도 올려놓고 편하다고 함ㅋ)



가죽소재 침대 프레임도 싫음


대략 침대 프레임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뽐내는 프레임도 싫어하고,

패브릭이나 가죽처럼 비교적 덜 전통적인 소재도 싫어하는 듯 함.

(하지만 또 라탄 침대는 마음에 듬ㅋㅋ)


그래서 마음에 드는 프레임이 없다면 차라리 헤드가 없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갈까 생각 중이고,

실제로도 사선 천정 방을 침실로 쓰게 되면 

헤드 없는 침대 프레임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만약 헤드 있는 디자인을 고르게 된다면

아마 이런 무난한 스타일을 사게 될 듯.


여튼 집을 지으면서 알게 된 것 - 의외로 내가 싫어하는 게 엄청 많다는 것.

이거 좋아!보다는 이거 싫어!!!!!!!!!!!!!가 백배쯤 많다.

벽지든, 마루 색상이든, 외장재든, 뭐든 간에,

좋아하는 걸 고르는 게 아니라

싫어하는 걸 제외하는 작업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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