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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일상잡담-예민종자의 괴로움 본문

집짓기

집짓기 일상잡담-예민종자의 괴로움

mooncake 2020. 11. 30. 18:20

 

 

지난 토요일, 드디어 부엌 가구 설치가 완료되었다. 내 화장실은 아직도(!!) 세면대가 없지만, 일단 부모님 화장실은 한참 전에 완성되었고, 보일러도 있고, 부엌 가구도 있고, 드레스룸 가구도 설치되었으니까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은 갖춘 셈이다. (심지어 사람은 없는데 인터넷과 TV도 된다. 돈 아깝게시리.) 그래도 아직 갈길이 멀다. 내부에 등도 없고 준공도 안떨어졌다.

 

위 사진은 다락의 문달린 책장. 미니어쳐 가구 두 개를 가져다 놓았다. 

 

 

 

약 20여년 전;;;에 만든 미니어쳐 가구. 원랜 훨씬 더 많았는데 원체 허접한 거라 작년에 이사하면서 다른 가구는 다 버리고, 이 것 두개만 챙겼다. 얘네가 첫 이사짐은 아니고, 집에 제일 처음 가져다놓은 짐(?)은 실내 슬리퍼와 손소독제와 담요. 두번째는 비누와 휴지. 슬리퍼는, 준공청소를 해놓은 뒤에도 자꾸 신발 신고 드나드는 사람들 때문에, 나도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는 없지만, 더러워진 실내를 밟기 싫어서. 손소독제와 비누는 손이 더러워지는 걸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담요는 계단참에 깔고 앉아 있으려고. 성격(이라고 쓰고 결벽증이라고 읽는다)이 드러나는 짐들이다. 

 

더러워지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내 성격에, 공사는 정말 맞지 않는다. 수많은 먼지와 더러움들 ㅠ.ㅠ 환장하겠음. 공사현장에 다녀올 때 마다 신데렐라(=재투성이)가 되는 기분이다. 진짜 진짜 내 적성에 안맞음.

 


조명들이 도착했는데 거실 벽등이 생각과 많이 달라서 고민 중(생각보다 너무 크고 잘 안어울림ㅠ.ㅠ) 손에 들고 이리저리 고민해보다가 오후 햇살이 유리등에 비쳐 예쁘게 빛나길래 사진 한 장. 다른 등으로 교환하자니 매우 번거롭고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 같지만, 한번 달면 적어도 몇 년은 쓸텐데 귀찮아도 이번에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싶고. 

 

 

 

내가 쓰는 층의 방문은 아치형의 유리가 끼워져 있지만, 부모님이 쓰는 층의 문은 평범한 문이다. 근데 이게 더 비싸다. 알고 보니 그 브랜드에서 제일 비싼 문이란다. (일반적으로 쓰는 방문의 4~5배 이상 되는 가격) 인테리어 사장님이 골라도 제일 비싼 걸 골랐다며 쿠사리를 -_- 하지만 카탈로그엔 가격은 나와 있지 않았다. 미리 가격을 알려주시던가. 여튼 평범해보이는데 왜 비싸냐고 생각했지만, 보면 볼수록 은은하게 예쁘긴 하다.

 

골조는 탄탄히 잘 지어진 것 같은데, 내부 마감은 정말 문제가 많다. 일단 도배가 아주... 심각함 ㅠ.ㅠ 시멘트 마감면이 고르지 않아서 벽지가 울고, 찢어진 곳도 많다. 때도 엄청 탔다. 일하시는 분들이 계속 손을 씻어가며 일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다. 창호도 보호 필름을 뗀지 얼마 안됐는데 왜 이렇게 때가 타있는지 모르겠고, 실내 계단은 보양이 덜 되어 있던 부분에 공사먼지가 엄청 끼어 있다. 여러분! 잔소리 하는 거 싫어도 보양 안되어 있거나 하는 건 그때그때 얘기해서 시정하도록 하세요. 두고두고 후회하게 됩니다.

 

내가 원래 좀 예민종자이긴 하다. 장난감 얘기하면서 블로그에 여러번 썼는데 내가 직접 스티커 붙여서 마감해야 하는 장난감 종류를 싫어한다고... 어릴때부터 스티커가 제대로 안붙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은 디테일에 굉장히 민감한 스타일인데, 나도 나의 그런 성향을 알아서 왠만한 건 흐린 눈으로 보려고 엄청나게 노력 중이지만 자꾸 눈에 들어오는 작은 하자들 때문에 미치겠다. 그리고 벽지는 작은 하자 수준을 넘어섰다. 심지어 맞춤 가구 사장님조차 "도배가 이게 끝이 아니죠? 너무 심각해요"라고 하셨음. 

 

아직 갈 길이 참 먼데... 부디 현재의 일들이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P.S.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미장, 도배, 타일 등등 건설/인테리어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보기 좋게 잘하는 것, 쓰는 사람이 어떨지엔 관심이 없고 그냥 하는 것에만 의의를 두시는 듯...ㅠ.ㅠ 하긴 다른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보단 타성에 젖어 대충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긴 함. 하지만 공사나 인테리어는 결과물이 눈에 확연히 보인다는 것이 문제. 특히나 리모델링보다는 신축현장이 훨씬 더 대충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지금의 그지같은 결과물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 후 리모델링 할때까지 포기하고 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12 Comments
  • 空空(공공) 2020.12.01 08:47 신고 전원은 아니시네요.
    곧 민족하시는 안락한 장소가 되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 mooncake 2020.12.01 09:23 신고 전원이면 넓게 지을 수 있었을텐데...^^
    도시 한복판이라 각종 제한이 많아서 집이 참 좁습니다ㅎㅎ
  • 2020.12.01 12:31 비밀댓글입니다
  • 2020.12.01 13:22 비밀댓글입니다
  • 더가까이 2020.12.02 12:59 신고 마눌님께서 집 새로 짓자고 말씀을 하셔서 요즘 떨고 있습니다. ㅎㅎㅎ (저 미니어처 책장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슬란의 나라"가 펼쳐지는데...)
  • mooncake 2020.12.02 15:11 신고 그래도 미국에서 집을 짓는 건 한국보다는 나을 것 같은 느낌?ㅎㅎ 건축 환경이나 시스템이나 기술자나 다요^^ 제가 너무 환상을 갖고 있는 걸까요?ㅎㅎ 일본만 해도 단독주택이 많아서 그런 쪽은 우리나라 훨씬 발전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한국은 레알 아파트 공화국이라서 규격을 벗어나는 순간 모든 걸 업자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추가비용이 어마무시하게 발생하니 잠 피곤합니다.

    어릴때 나니아 시리즈 정말 좋아했어요 (지금도 ^^)
  • 더가까이 2020.12.02 16:14 신고 General contractor (무지 비쌈요) 없이 제가 공사감독을 해야했기 때문에 그런거긴 하지만, 15년 전에 집 수리하는데 매일 2번씩 가서 확인하고 밤마다 잘못 해놓은거 고치고... 3달간 했었어요. 그 때 해고 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었지요.

    그 때 알았네요, 집 기술자들 대부분이 책 (manual) 읽는 것을 싫어해서 몸으로 해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ㅠㅠ
  • mooncake 2020.12.05 16:49 신고 정말... 정말... 할말이 너무 많아요ㅠㅠㅠㅠ
    음 그래도 더가까이님은 그래도 직접 고치고 등등 하실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ㅎㅎ 저는 바로 잡을 능력은 없고, 각종 흠은 너무 잘보이는 눈만 갖고 있어서... 매일이 아주 괴롭습니다.
  • Normal One 2020.12.04 00:23 신고 돌고 돌아서 끝을 향해가네요... 하지만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문제 ㅜㅜ...
  • mooncake 2020.12.05 16:44 신고 계속 맘에 안드는 채로 이고 가야한다는 게 문제...
    전 요즘 계속 쌈닭 모드...
    하...
  • esther 2020.12.11 00:31 과연 남아있을만한 미니어처 가구라는 생각이~^^

    벽지는 다른 작업에 비해 기본인데
    상태가 그렇다니 진짜 이해가 안되네요..
  • mooncake 2020.12.12 12:51 신고 도배가 왜 엉망이냐면요...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가 따로 없고, 건설회사에서 지정한 인테리어 사장님이 도배 바닥 등등을 진행했는데 음 뭐랄까요, 주로 빌라 신축 현장을 담당하시는 업체더라고요. 그래서 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브랜드 신축 아파트도 마감이 엉망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으나, 여긴 더 심각한 것 같아요. 솔직히 한국 사람들이 빌라 기피하는 이유 중에, 건설사랑 인테리어 업체가 너무 대충 해놓는 것도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습니다.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는 분들. 그러면서 또 자존심은 세서 내가 이 업계 경력 몇년인데!라는 생각은 강하신데 아니 그럼 일을 잘하시던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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