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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페인트 벽지와 바닥재 본문

집짓기

집짓기-페인트 벽지와 바닥재

mooncake 2020. 11. 19. 17:00

 

 

 

 

(1)

어릴때부터 나는 벽지를 싫어하고 페인트 도장을 좋아하는 확고한 취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집을 새로 짓게 되면서 설계 단계부터 마감은 페인트로 할거다!라고 땅땅 선언을 했는데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도배보다 페인트 마감의 가격이 세 배가 높았다. 이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페인트가 그렇게 비싸? 라고 반문하는데 페인트가 비싼 게 아니라 (도배지도 페인트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니까) 페인트 마감을 하기 위한 퍼티 작업이 비쌌다. (속칭 빠데 작업)

요는, 우리나라 건축은 도배에 적합하고 서양식 건축(이라기엔 너무 뭉뚱그리는 것 같지만)은 페인트 마감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축 실내에 페인트 마감을 위한 작업을 하려면 공정이 복잡해지는 것. 돈도 돈이지만 페인트 칠을 하기 위한 퍼티작업에 7일 ~ 10일이나 더 걸릴 수도 있다니 완공이 늦어질까 마음이 급해져서 심각한 고민 끝에 결국 페인트를 포기했다.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니겠지만 나는 평생의 로망을 포기하는 일이라 많이 슬펐음) 근데 그런 포기도 의미가 없는 게 다른 분야에서 지연이 생겨서 결국 완공은 늦어지구 있음 젠..장..

 

여튼 이러한 사정 끝에 도배지 샘플북을 들여다보게 됐는데 사람의 취향은 참 쉽게 안바뀐다. 어떤 샘플북을 보더라도 페인트 느낌 벽지에만 눈이 가는 거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간을 신한 페인트벽지인 신한 리빙 70227-1 던 "스노우 화이트"로 도배했다. 위 사진이 그 결과물이다. 일단 색상은 마음에 든다. 사람들도 다 예쁘다고 함.

그런데,

- 기대만큼 페인트 느낌이 강하진 않다. 

- 실크벽지 답지 않게 이음매가 너무 잘 보인다.

- 고르지 못한 벽면도 너무 잘 드러남

- 가장 큰 문제. 여기저기 찢긴 곳이 너무 많다. 오염된 부분도 많다.

실력 없고 일처리가 거친 도배사분들이 오셨던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페인트 벽지들이 일반 실크벽지보다 얇고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근데 그 중에서도 몇몇 브랜드가 유독 더 약한데 신한 페인트 벽지가 그 중 하나라고. 왜 도배 전에 검색했을 땐 이런 내용은 안보였죠? ㅠ.ㅠ 애초에 페인트 생각만 하고 있어서 도배지 검색할 시간도 부족했고, 내가 워낙 바쁘기도 했고, 집을 새로 짓는 자체가 너무 신경쓸 게 많아서, 있는 집을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처럼 세세히 하나하나 챙길 여력이 없기도 했...지만 아무튼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안든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나마 개나리 벽지의 페인트 벽지가 튼튼한 편이라는 얘기가 있다. 개나리 페인트 벽지도 최종 후보 중 하나였는데 마지막 선택을 잘못한 것 같아 후회된다. 페인트 벽지로 하실 분들은 잘 알아보고 하시길. 아님 그냥 현실이랑 타협하지 마시고 페인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페인트 마감으로 가시길. 벽지나 도배사님만 너무 탓할 수도 없는 게, 우리집 자체가 비정형적인 구조 상 도배로 마감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내가 페인트 칠 한다고 해서 퍼티 작업을 염두에 두고 대충 마무리 한 탓에 벽면이 고르지도 않았음 ㅠ)

 

+ 며칠 뒤 추가

시간이 지날 수록 벽지 찢김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원래부터 있던 걸 내가 새롭게 발견한 것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며칠전 붙박이장 설치하고 난 이후 계단 벽면에 생긴 여러개의 찢김은 가구를 운반하다 그런거다. 아직 이사는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래서야... 그냥 육안으로 봐도 벽지가 너무 얇다. 예쁜 건 맞지만, 내구성이 핵망이다. 신한 페인트 벽지 던 시리즈를 예쁜 쓰레기로 명명합니다. 

 

(2)

바닥재는 구정강마루 오크뉴클래식으로 했다.

강마루가 아닌 원목마루로 하고 싶었는데, 비용 문제도 있고, 구경하러 다닐 시간은 없는데 시공사에선 빨리 결정하라고 구박해서(...) 어쩔 수 없이 쫓기듯 무난한 강마루를 택했다. 근데 마루 결정하고 한달 있다 시공한 거 실화냐.
분명 강마루만 놓고 보면 강마루도 나쁘진 않은데, 원목마루랑 강마루를 같이 놓고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나중에 리모델링 하면 그땐 꼭 원목마루로 할 생각이다.

 

색상도 고민이 컸다. 나는 오크보다 밝은 색으로 하고 싶었는데 건축사님이 극구 반대를 했다. 벽도 흰색인데 바닥도 밝으면 어두운 색의 가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특히 내 피아노가 진한 와인빛이니 그 색을 받아줄 마지노선은 오크라고 했다. 전문가가 그렇다는데 내 고집을 밀고 나가기는 어려웠다.
여튼 구정마루 오크뉴클래식으로 시공해 놓고 나니 나쁘진 않는데, 역시 내 취향은 오크보다 연한 메이플이나 아이보리오크, 워시오크 쪽인 것 같다. 단, 실물 색상은 위의 사진처럼 진하진 않고, 색감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진보다는 육안으로 보는 게 훨씬 낫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구정마루 오크 뉴클래식이 사진발이 잘 안받는 편인 듯. 아무튼 그냥저냥 무난한 색이고 특별히 거슬리는 점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 "몇년 뒤엔 오크 색상의 바닥재가 체리 몰딩 급의 인테리어 재앙이 될 것 같다"라고 해서 좀 슬퍼짐...

나무 재질 종류에 대해 1도 몰랐는데 바닥재랑 맞춤 가구 때문에 오크랑 고무나무랑 소나무는 구분할 줄 알게 됐다. 근데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전문 분야를 남들도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러겠지만) 오크랑 고무나무가 하드우드고, ~에 적합하고, 소나무는 ~에 적합하지 않고, 색상 표현이 쉽고, 그런 걸 내가 우찌 아냐고. 또 현장 보고 사진까지 찍어갔으면서 자꾸 나에게 화장실 세면대가 벽배수형이냐 바닥배수형이냐고 묻는 타일 도기 업자분도 난감했다. 그건 본인이 파악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내가 뭘 알아 ㅠ.ㅠ

 

(3)

맞춤가구, 조명 등등 결정하고 골라야 하는게 너무 많다. 그런데 안 살아본 집이라서 어떤 등을 달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수납가구도 1년 넘게 대부분의 짐을 박스에 봉해놓은 채 살아서 어느 정도의 양을 어떤 구조로 수납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너무나 막연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홈스타일링 회사가 없으니 내가 모든 걸 다 알아서 해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전체 컨셉을 잡아주고, 공간에 맞는 각종 조명이나 각종 가구 등을 제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세면대 하나, 수전 하나하나까지 다 내 손으로 골라야하니 너무 할 일이 많다. 이게 그냥 디자인만 고르는 게 아니고 작고 특이한 집 구조 때문에 설치가 되는지 적용 가능한지 일일이 따져봐야 한다. 조명도 그냥 모양만 보고 고르면 안되고, 공간에 맞는 조도도 일일이 따져야 하는데 얼마나 할 게 많은지 투잡 수준이다. 게다가 건축시공사나 각 분야의 인테리어 업자들은 내가 백수인 줄 아는지 뭐든 빨리 고르라고 난리다(...) 너님들이 우리집 건설현장에서 일할 때 나님도 내 일터에서 일하느라 바쁘다고요. 집 짓다 회사에서 짤릴 수는 없잖아요.

이 난관을 건축사님에게 토로하면 “그래서 유럽에선 집 지을때 1년 정도 휴직하거나 이직 기간에 하는 경우가 많대요”라고 한다. 그렇다. 분명히 한 명 정도는 전업으로 집짓기에 달라 붙어 있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원래 이상과는 백억 광년쯤 차이가 나는 법 ㅠㅠ 하필 마무리 단계에 나도 바쁘고 우리 오빠도 바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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