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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복층 주택 및 사선 벽면의 단점, 이건창호 시스템창호 후기 본문

집짓기&인테리어

집짓기-복층 주택 및 사선 벽면의 단점, 이건창호 시스템창호 후기

mooncake 2021. 7. 23. 19:30

○ 복층 주택의 단점

복층 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1) 무릎이 아프다...!
그런데 아마도 이게, 무릎이 아프기 전부터 계단이 있는 집에서 거주한 사람들에겐 문제가 안되는 것 같다. 즉, 연골이 상하기 전부터 계단으로 올라다녀서 무릎근육이 강화된 사람들은 괜찮은 것 같다. 그게 바로 우리 엄마와 아빠.
새로 집을 짓기 전에는 부모님이 이층에 있는 방을 쓰셨다. 그래서 수시로 일이층을 오가셨지만 나이가 드신 후에도 특별히 불편해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나는 어린 시절 이후로는 일상적으로 이층에 올라다니진 않았고 내 방이 있는 일층에서 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복층 주택이되 복층 주택같지 않게 생활했던 것이다. 하지만 집을 새로 짓고 내가 이층을 쓰게 된 후로 원래 무릎이 안좋았던 나는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지하철 계단 정도의 계단 높이는 괜찮은데, 집 내부 계단은 지하철보다 계단 한칸 한칸의 높이가 높아서 그런지 발목이며 무릎이 많이 아프다.

그래서 최대한 계단을 안 오르내리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부엌도 세탁실도 현관도 아래층에 있고, 여러가지 생활 공용용품도 거의 다 아래층에 있으니 자주 오르락내리락 할 수 밖에 없다. 흑흑

(2) 냉방 효율이 극악이다.
원래 살던 집은 아예 거실엔 냉방을 안했었다. 층고가 높은, 오래된 이층집이라 집 전체에 냉방을 하는 것이 너무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집을 새로 지으면서 창호와 단열을 빵빵하게 했으니 냉난방효율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그것은 난방에만 적용되었다. 2층 거실의 냉방 효율은 최악이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공기의 특성상, 에어컨을 틀어도 계단과 1,2층 사이의 보이드 공간을 통해 찬 공기가 죄다 내려가 버려서 시원하지가 않다. 심지어 2층 위에는 남향으로 대형 전면 창이 난 다락도 있으니 말 다했다. (다락은 수집품 보관용인데 지붕 바로 밑 + 큰 창문 때문에 너무너무 더워서 걱정이다...)

물론 2층 침실은 잠깐만 에어컨을 틀어도 바로 시원해지기 때문에 이렇게 더운 날에는 2층 거실에 굳이 에어컨을 틀지 않고 방에 들어가 있는 편이 훨씬 낫지만 아니 그럼 이거 집 짓기 전하고 차이가 없자나!!!

다른 복층집들은 냉방을 어떻게 하는지 정말 궁금한데, 내 주변엔 아파트 사는 사람들 밖에 없다...ㅠ.ㅠ 어쩔 수 없이 요즘은 1층 거실에 내려가 있거나 2층 침실에 콕 박혀 있을 때가 많다.

(3) 층을 이동할 때마다 와이파이를 다시 잡아줘야 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거 꽤 귀찮다. 심지어 아래층에 가지 않고 계단 근처에만 갔는데도 아이폰이 혼자 아래층 와이파이를 잡았다가, 다시 위층 와이파이를 잡는 게 아니라 lte 모드가 되어 버려 나도 모르게 데이터가 소진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딥빡). 이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안쓰는 나의 잘못인가? 한숨

(4) 가구나 무거운 물건을 구입하기 곤란하다.
이건 (1)번과 원인이 같다. 일이층 사이의 내부 계단 때문이다. 새로 구입해야 하는 가구들이 있지만 "이층 이상의 계단이 있으면 기사님을 도와줄 사람이 있거나 사다리차를 불러야 하고 사다리차는 본인부담"이라는 문구가 부담스러워 망설이게 된다. 사다리차 한번 부르면 15만원인데, 가구들이 한날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15만원씩 내면... 그게... ㅠ.ㅠ
그래도 차라리 구입할 땐 사다리차 비용 내고라도 한다치는데, 중간에 가구가 지겨워지면 그 가구를 밖으로 내놓는 건 더 큰 일이다. 골치가 아프다.
이게 다 엘리베이터가 4층까지 밖에 안다니기 때문인데, 원래는 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다니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6층 다락층의 층고가 낮아 엘리베이터 기계 설치가 불가능해서 이 사태가 발생했다. 건축사는 뭐하는 사람인가. 이런 것까지 미리 정확히 챙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덕분에 내 삶의 질 완전 폭락함.

(5) 각종 주택 관련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다.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주택 관련 서비스가 단층 아파트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한샘이나 리바트 매장에 가보라. 아예 아파트 평형대별로 모델이 붙어 있다. 몇평 아파트라고 말하기 어렵다면, 입주청소든, 이사든, 내부페인트, 도배, 화장실, 조명 등 어떤 종류의 인테리어든 견적도, 작업도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우리집은 3복층이라서 더 어렵다. 견적 내러 왔다가 자신없다고 도망간 인테리어 업자도 많다.
어차피 요즘 코로나 특수로 일거리는 차고 넘치니 정형화된 틀을 조금만 바꿔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많은데 굳이 어려운 일을 맡지 않으려는 심정도 이해는 가나, 나는 어찌합니까...


사실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은 다 알고 있던 단점들이다. (지금처럼 피부로 와닿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다시 지은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한 걱정이 엄청 컸다. 내가 당하는 입장이어도 환장할거고, 반대로 우리집이 층간소음 유발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웠다.
나는 소음에 엄청 예민한 스타일이라 아마 층간소음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경우 아마 미쳐버릴 거고(...) 우리 식구들은 평생 단독주택에만 살았기 때문에 무심코 하는 행동이 반대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서, 그것 때문에 노이로제가 생기는 경우도 두려웠다. 그래서 집의 단점들 때문에 빡치다가도 층간소음 걱정이 없다는 점에선 그래도 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나 싶기도 하다.


○ 사선 벽면의 단점

집을 새로 지으면서 옛날처럼 마당이 있는 이층 단독주택이 아니라 작은 건물을 올렸기 때문에, 건물의 4,5,6층에 지금의 우리집이 있다.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1,2,3층이 건물 전체로 치면 4,5,6층이다) 현재의 건축법상 4층부터는 정북사선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4층 북쪽 벽의 약 2/3 지점부터 경사가 시작된다. 어릴때 나는 경사진 다락방이 근사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지어보니 이거 정말 별로다 ㅋㅋ 그래서인지 경사진 벽으로 짓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선 벽면을 만들지 않고 그냥 바닥 면적을 줄여서 만든 건물이 왼쪽의 그림이다. (*과거에는 일단 건물을 이렇게 지어놓고 준공검사를 받은 뒤, 불법 확장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매우 많았다고 한다.) 우리집은 왼쪽 그림과는 달리 정북방향 일조권제한선을 따라 사선 벽면을 만들었다. 그래서 내가 쓰는 5층과, 그 위 다락은 북쪽 벽면이 완전한 사선 벽면이다.

사선 벽면은 그곳이 "필수 생활공간"이 아니라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여분의 공간이라면 사선 벽면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5층 사선 벽면의 일부가 매우 중요한 생활공간인 욕실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선 벽면이라서 환풍기를 달지 못했고, 사선 벽면에 창을 냈더니 창호에 누수 문제가 생겼다. 후자의 경우는 거실 사선 벽면 창에는 아무 문제가 없기에 사선 벽면의 근원적인 문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에서 창호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창호는 정말 중요하다고 해서, 저렴한 LG나 KCC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이건창호의 시스템창호를 비싼 돈 주고 했으나 화장실 창 누수건은 너무 실망스럽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누수가 생길수는 있겠지만 지금 세번째 추가 시공을 했는데 문제가 계속 되고 있고 창틀이 점점 더 너덜너덜해지고 있다. 정말 나한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일단 화장실 창 누수 건은 따로 두고 보면, 이건창호의 성능 자체는 만족스럽다 (소음차단, 열차단 면에서) 그런데 시공 상태 내지는 마무리가 기대 이하다. 집 입주 전에 창호에 왜 이렇게 흠집이 많은지 의아해했는데, 오늘 세번째 하자보수 작업 할 때 옆에서 지켜봤더니 작업하시는 분들이 너무 거칠다. 저러니 창호에 흠집이 안나나? 고급 제품이면 시공 상태도 좋아야하는 것 아닌가요? 실리콘 마감도 개탄스럽다. 내가 해도 저것보단 잘하겠...

인테리어 대차게 말아먹은 사람으로써, 하고 싶은 말은, 비싼 타일보단 타일하시는 분의 솜씨와 얼마나 꼼꼼히 깔끔히 하시느냐가 중요하고, 벽지도 비싼 벽지보단 도배하시는 분의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거다. 근데 믿었던(?) 이건창호까지 이 모양이니... 만약 이건창호 관련자님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제품력"만 신경쓰지 마시고 제품의 마감 상태와 현장 시공자들의 시공 품질도 많이 신경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 제품의 마감상태와 시공상태잖아요. 이번 일 겪고 나니 주변 사람들에게 이건창호 추천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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