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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 없는 일상잡담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두서 없는 일상잡담

mooncake 2021. 7.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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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에 듣는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
나름 해맑았던 10대 시절이나 세파에 지친 지금이나 변함 없이 좋은 곡.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참 좋다.
70 노인네 됐을 땐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라흐마니노프 따위 됐고!!
뭐 이럴수도 있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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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사선생님이 진료 끝에 무리하지 말고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도록 노력하세요,
라고 하면 울고 싶어진다.
의사선생님 본인도 큰 기대없이 인삿말처럼 의레히 하는 말이겠지만
요즘처럼 "무리를 하지 않은 적"이 내 인생에 있었던가 (출근은 일주일에 2~3일, 사람 안 만남, 뭐 배우러 안다님, 여행도 못 감)
여기서 뭘 더 무리를 안해야 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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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를 크게 신뢰하진 않지만
나는 내가 너무 산만해서 성인 ADHD 내지는 ADD가 아닐까 종종 의심하는데
하필 나의 MBTI인 ENFP, INFP가 성인 ADHD인 경우가 제일 많다고 해서 좀 웃프다 ㅋㅋ
오늘도 회사에 출근해서 시작한 일은 많았는데 그리고 이것저것 한 것 같긴 한데 결국 끝낸 건 없고 한꺼번에 온갖 걸 하다가 머리만 복잡해져버렸움. 회사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고 한번에 하나만 해야하는데 한번에 수십가지가 생각이 나구 수십가지를 손대다가 한 개도 제대로 한 게 없는 게 나의 일상이고 평생이다.
물론 겉으로는 (비교적) 차분해보이기 때문에 나 성인 ADHD 같아요, 사실은 엄청 산만해요 라고 해도 아무도 호응 안해준다. 내가 봐도 과잉행동은 없으니 ADHD보단 ADD가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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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봐" 라고 중얼거릴때가 종종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지원이 곧 종료된다는 것이다.
집에서야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안쓴지 10년이 넘었지만(크롬 지원이 안되는 경우에만 IE를 썼지), 최근까지도 회사 망분리 시스템의 기본 웹 브라우저가 IE라서 회사에서는 IE를 써왔던 것이다. 그런데 몇달 전부터 새로 생긴 웹사이트는 아예 IE 지원이 안되기도 하고, 또 IE 지원이 곧 종료되니 다른 웹브라우저로 접속하라는 메세지도 자주 뜬다. 잘 안쓰던(혹은 쓰면서 불평하던) 웹브라우저지만 막상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니 아쉽다. 이렇게 또 한 시대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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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 지원 종료와 더불어, (코로나 탓이기는 해도) 재택근무가 현실이 되었다는 점도 마치 내가 미래 사회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깨달은 놀라운 사실은 내가 재택근무를 의외로 엄청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 옛날엔 재택근무가 너무너무 하고 싶었고, 사람들 걸리적거리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탐색까지 했을 정도인데, 막상 재택근무를 해보니깐 내가 생각보다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뭐든 경험해보면 생각과 다른 일이 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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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더불어 사주도 크게 신뢰하진 않지만,
역시 재미삼아 구경하곤 한다. (일부러 안믿는 건 아니고 사주풀이 결과가 맞은 적이 별로 없다ㅋ)
만세력을 보니깐 시와 월에는 역마살이, 일에는 월살이, 년에는 화개살이 있던데
역마살이 있는 것 치곤 평생 부모님과 한 집에서만 쭉 살았고 오히려 인생에 변동이 거의 없는 편이라 참 안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서 그동안 그렇게 해외여행을 좋아했나...?
월살 때문에 내가 추진하는 일은 늘 어려움이 많고 뭔가 가로막힌 듯 잘 안풀리는 것 같았고 맨날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치 않았는데 행운이 따른 일도 적지 않았나?
화개살 때문에 내가 자주 고독했던 걸까?
라고, 끼어맞추기 식으로 생각을 해봄 ㅋㅋㅋㅋ
(물론 이렇게 대충 얼렁뚱땅 풀이하는 게 아니라는 건 잘 압니다)
사실 사주 얘기를 꺼낸 건 결국은 여행을 못가서 미칠 지경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안그래도 여행 가고 싶은데 역마살까지 두개나 있으니 오죽하겠수! 라고 우기고 싶어서^^ 기승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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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징검다리 휴일, 회사창립일 기념 등등 조금이라도 휴가를 덜 소진하고 여행을 길게 갈 수 있는 기미만 보이면 죽어라 비행기표를 검색해대던 것이 나의 지난 10년간 루틴이었다. (다만, 계획성 있는 성격이 아니라 부지런한 사람들이 1년전~적어도 6개월전에 비행기 예약을 끝낸 탓에 저렴하면서도 좋은 일정의 비행기 티켓을 잡기란 늘 어려웠고 반복되는 비행기 검색 과정이 지겹기도 했다.)
하반기 달력을 보다가, 비행기 일정 검색을 안한지도 굉장히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휴일제 적용도 그렇구 9,10월 연휴를 보면 며칠만 휴가내도 길게 해외여행가기 정말 좋은 기회인데 안타깝다.
예전에도 블로그에 썼지만 과거 건강이 많이 안좋았던 경험 때문에, 나는 늘 "여행을 마음대로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지냈다. 그래서 틈만 마면 여행을 가려 했고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휴직을 내지 못하는 게 너무 답답했으며, 또 다시 여행을 자유롭게 못다니게 될까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내 고유의 문제가 아닌 외부 상황으로 인해 여행을 못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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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신한 더모아카드를 만들었다.
몇달 전부터 핫했던 카드지만, 이 카드를 잘 쓰려면 이런저런 잔머리를 잘 굴려야 하는 관계로, 발급을 망설였다. 20대때는 체리피킹에 열심이었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그래서 오랫동안 복잡하게 머리쓸 필요 없이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현재는 하나 크로스마일 카드)만 주구장창 써왔는데, 혜택이 너무 좋아 카드사에서 혜택을 점점 줄이다 결국 단종까지 시켰을 정도지만, 워낙 해외여행에 특화되어 있던 카드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로는 메리트를 많이 잃었다. 그래서 현재는 다시 주사용 카드를 찾아 방황 중이다.
그래서 최근에 새로 만든 더모아카드는 올해 초에는 너무 인기가 많아 실물카드 배송까지 2주씩 걸린 적도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안정화되었는지 온라인 신청 후 하루만에 실물카드가 도착했다. 약 1달 정도 써본 바로는 소액결제를 자주 하는 사람에겐 정말 이만한 카드가 없을 듯. 하지만 역시 적립을 많이 받기 위해 이것저것 신경쓰는 게 꽤 귀찮다.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더모아카드를 잘 활용하기 위한 팁과 꼼수가 넘쳐나기 때문에, 결국은 과도한 포인트 적립율로 인해 조만간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몇백원 적립받으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너무 쫌스럽다ㅋㅋㅋㅋ 계속 쓸지 말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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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집을 새로 짓기 위해 임시집으로 이사하면서 옷(신발,가방 포함)을 엄청 버렸는데 새 집에 와서도 드레스룸이 폭발 지경이라 침실에도 (임시)행거가 두개나 있구 거기에 옷이 주르륵 걸려있다. 물론 드레스룸이 건물의 사선벽면 쪽에 위치해서 방의 바닥 면적 대비 옷 수납량이 적은 편이기는 하나, 그래도 드레스룸이 따로 있는데 옷이 넘쳐나서 침실까지 침범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이사 직후부터 옷을 버려야지!!라고 마음 먹었으나 버린 옷은 1도 없이 이사온 지 무려 6개월이 지났다는 사실. 오히려 그 사이에 옷을 계속 구입해서 옷이 더 늘었다.
입지 않는 옷인데도 왜 이렇게 버리기가 어려울까? 한번 대량으로 버리고 나면 버리기가 수월해진다는 데 왜 나는 해당이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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