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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주식을 샀다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포르투갈 주식을 샀다

mooncake 2021. 5. 29. 12:00

여행을 못가서 미쳐 가다가 마음을 좀 달래려구 포르투갈 주식을 질렀다. (그래봤자 삼만원어치도 안됨ㅎㅎ) 이 말 하면 늙은이같지만, 예전엔 프랑스 등등의 유럽 주식을 주문하려면 증권사로 직접 가거나 전화 주문을 해야 가능했는데 포르투갈 주식도 앱으로 주문할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네 그려 허허허.

내가 어제 산 포르투갈 주식은 총 3종이다.
-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포르투갈 도자기 회사 비스타 알레그리 Vista Alegre
- 포르투갈 상업은행 Banco Comercial Português
- 포르투갈의 수퍼마켓 Pingo Doce 등을 운영하는 식품유통 회사 Jerónimo Martins

* 포르투갈 여행에서 사온 비스타 알레그리의 찻잔을 갖고 있다.
https://mooncake.tistory.com/769

 

포르투갈 비스타 알레그리의 코지냐 벨랴 찻잔

6월 포르투갈 여행 중, 포르투 숙소 근처 산타 카타리나 거리 초입의 도자기 가게 Dipol에서 구입한 비스타 알레그리(Vista Alegre)의 찻잔. 마음에 드는 디자인들은 셋트로만 판매해서 못샀고, 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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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정식 수입돼서 유통되고 있는데 가격은 역시나 현지가의 2배 이상.

* Pingo Doce는 포르투갈 여행 갔을 때 정말 좋아했던 곳. (핑구 도스가 아주 특별하다기보단 어딜가나 마트를 사랑하지긴 하지만ㅎㅎㅎㅎ)
https://mooncake.tistory.com/699

 

카피탈리 시스템 캡슐커피 : 핑구 도스 카페 엑스프레소 시아두

어제 포르투갈에서 사온 캡슐커피를 개봉했다. 나는 네스프레소 대신 치보의 카피시모 머신을 쓰고 있는데, 디자인은 솔직히 좀 별로지만;; "카피탈리 시스템"이라는 공통 플랫폼을 사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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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주식들을 구경하다보니깐
(1) 생각보다도 주가가 더 싸서 놀람ㅠ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기준 동전주가 참 많음
(2) 유로넥스트를 통해 거래되는 포르투갈 주식 종목이 별로 많지 않음. 원래 상장된 주식이 많지 않았던 건지, 유로넥스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그런건지 모르겠음.
(3) 그 많지 않은 종목 중에 축구구단이 두개나 상장되어 있음. 리스본의 Sporting Clube와 포르투의 FC DO Porto. 종목검색 창에서 저 이름을 보고 설마...했는데 진짜 축구 구단들이 맞았음ㅋㅋㅋㅋ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서 축구구단도 상장하는 걸 아예 몰랐던 1인.
(4) 아무튼 (2)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식 종목이 많지 않아서 하나하나 다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음. 포르투갈어 공부에도 꽤 도움이 될 듯 함.
(5) 포르투갈 (및 기타 유럽) 주식은 돈 벌려고 들여다 보는 것 아님. 그냥 여행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증을 덜고자 하는 것이니 훈계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뭔가 훈수 두려는 분이 있을 것 같아 국내주식 계좌 캡쳐 한개도 풉니다. 금액까지 공개하긴 좀 그래서 수익률과 평단가만 남겨놓고 금액과 수량 일일이 지우느라 귀찮았어요. 국내주식 (및 미국주식)은 나름 진지하게 투자하고 있으니, 왜 쓸데없이 포르투갈 주식 시장을 보냐 그 시간에 국내주식/미국주식 하나라도 더 봐라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십쇼!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정말 의미없긴 해요ㅋㅋㅋㅋ 미래가 크게 밝아보이지 않는 시장인데 환전 수수료 내야지, 거래 수수료 내야지, 배당 받아도 배당 소득세 28% 내야지...ㅠ.ㅠ) 


그 외에도 벨기에와 네덜란드 주식을 구경했는데
벨기에 Lotus Bakeries가 있길래 오 로투스!!!!!! 이것두 좀 사볼까 하고 현재가를 봤더니 무려 4,700유로임!!! 한화로는 6백만원이 넘음. (커피에 곁들여 먹는 그 로투스 비스킷 회사 맞아요.) 첨엔 내가 뭐 잘못 본 줄 알았음. 세부 분야가 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 시장으로 치자면 오뚜기 주식이 6백만원 넘은 걸 보는 그런 기분임ㅋㅋㅋㅋ 특히나 1유로도 안하는 포르투갈 주식들을 보다가 벨기에 주식시장으로 넘어 갔더니 기분이 더 이상했음. 벨기에 국립은행 주식도 1,825유로. 역시 우리나라 은행주들과 비교하면 엄청 비쌈. 둘다 상장된 이후 단 한번도 액면분할을 안한건가? 아무튼 로투스 베이커리의 주가가 비싼 이유는 이 글을 쓰고 난 다음에 알아봐야겠음.
로투스 베이커리 아래 피낭시에르 드 튀비즈가 보이길래 이건 먹는 피낭시에인가 아님 재무 회사인가 순간 헷갈렸음ㅋㅋㅋㅋ 먹는 피낭시에일리 없잖아 하지만 로투스 베이커리 밑에 있으면 헷갈릴 수도 있...다기보단 그건 니가 먹보라서 그래,라고 하면 할말 없고. Financière de Tubize 쪽에는 좀 미안하지만 먹는 피낭시에 회사였다면 훨씬 꿀잼이었을 것 같다. 1주 정도는 호기심에서 구입했을지도.

그 외에도 여러가지 주식들을 재밌게 구경했는데, 투자 측면에서 본 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정서적 측면에서 구경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특히 정서적 측면에서^^) 설마 투자 관련된 키워드로 검색해서 이 글에 들어왔다 욕하는 분은 없길 바라며...

평소엔 나도 드디어 00의 주주!하면서 신나 하는 일은 없었는데, 포르투갈 주식은 각 1주씩 총 삼만원 어치가 채 안되는데도 뭔가 포르투갈과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 같아 즐겁고 기쁘다. 특히 비스타 알레그리는 주가가 오를 것 같지 않은데도 불구하구 계속 사모으고 싶은 기분이 든다. 계속 사다보면 죽기 전엔 비스타 알레그리 대주주 ㅋㅋㅋㅋ 되는 날이 오지 않으려나?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으면 할말은 없구.

P.S. 비스타 알레그리 말고 다른 그릇회사 주식도 사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과거 웨지우드가 Waterford에 인수돼서 아일랜드 주식시장에서 거래됐는데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위기로 인하여 2009년에 주식 거래 중지, 현재는 워터포드가 웨지우드 포함해서 핀란드 피스카스 그룹에 인수되어 있다. 그러니까 웨지우드에 투자하고 싶으면 핀란드 피스카스 주식을 사야함! 아니 이거 나만 알았나요...???? 뭐랄까 영국의 자존심 막 이런 느낌의 그릇 브랜드라 아일랜드 회사에 인수됐었다는 것도 놀랍고 현재는 아예 핀란드 회사의 자회사라니! 앤틱, 빈티지 그릇의 연대를 파다보면 인수합병 역사가 겁내 복잡하여 머리가 아픈데 그건 현대사회에도 진행형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심지어 피스카스 자회사 중에 로얄 코펜하겐도 있움!! 어찌보면 근대에는 주로 같은 나라 안에서만 인수합병이 일어났는데 전 세계를 아우르는 현대가 더 복잡할지도 모르겠다. 여튼간에 그릇 좋아하는 여러분 이거 아셨나요 나만 몰랐나요? 피스카스 주식을 사고 싶긴 하지만 핀란드 주식은 전화 주문을 해야 하는 관계로, 귀찮아서 할리가 없다 ㅎㅎ

그리고 투자 측면에서 본다면 그릇 회사는 주식을 사는 것 보단 차라리 실물 그릇을 사는 게 훨씬 나을 거라고 봄. 보관만 잘 한다면, 빈티지/앤틱 그릇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조건 가격이 오르니 말이다.
생각나는 대로 그릇 브랜드 검색해보고 있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게 나오지 않는다. 빌레로이 앤 보흐 (Villeroy & Boch)는 주식까지 살 정도로 좋아하진 않고(물론 그래도 누가 빌보 그릇 준다고 하면 매우 감사하다ㅋㅋ)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프랑스 듀라렉스 Duralex가 작년에 파산 위기에 처했다가 결국 Pyrex의 모회사인 International Cookware에 인수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넹? 듀라렉스 아니더라도 내가 본 그릇 회사들은 죄다 작년에 매출도 줄고 영업이익도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전세계적으로 인테리어 지출은 늘었는데, 새 그릇은 왜들 안샀냔 말이다. 미니멀리즘 영향도 있으려나, 자잘한 물건 사는 비중을 줄이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몰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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