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일상잡담-책, 임윤찬, 필라테스, 미니어처리스트, 텅빈 본문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은, 집에 틀어 박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소설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나 실컷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얼마전엔 도서관에서 긴 대기 끝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빌려왔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라 책 제목만 봐도 설레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렇게 추운 계절엔 출근 안하고 집에서 책이나 실컷 읽었으면 좋겠다.
얼마전 임윤찬의 서울시향 협연 연주회 예매 티켓이 2시 오픈된다고 후배가 알려줘서 혹시나하고 접속해봤지만, 어마어마한 숫자. 당연히 예매 성공은 하지 못했다.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 후배가 직전에 말해주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경쟁이 싫은 나란 사람. 좋아하던 것도 사람이 많이 몰리고 경쟁이 필수가 되면 의욕이 식는다. 보통 수집가들은 한정판에 환장하는데, 나는 한정판을 싫어한다. 모으던 물건이 한정판으로 나오면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제발 내가 꼭 갖고 싶은 물건은 한정판으로 안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갖고 싶은 물건이, 남들이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내 안에서 가치가 더 올라가지 않는다. 물건이나 장소나 경험이나 선착순으로 가야한다거나 한참 기다려야한다거나 프리미엄을 많이 주어야하는 상황이 되면 "뭐 그렇게까지..." 라는 심정이 된다. 여행지에서 가게 되는 장소도 "좀 더 가고 싶은 곳"보다는 "많이 붐비지 않는 곳" 쪽을 택하게 된다. 경쟁이 싫어서 승진도 그래서 못(안)하는 중인데 이건 좀 심한가ㅎ
요즘 날씨가 너무 춥다. 월요일은 영하 10도의 날씨에 10분 거리의 필라테스 학원에 가면서 "미쳤다!"고 생각했다. 눈 내리던 날 빙판길에 넘어져 무릎을 다친 탓에 2주만에 가는 필라테스라 (그리고 당일 취소하면 비싼 1:1 레슨비가 날아가는지라...) 그래도 가긴 갔다. 아마 그룹 필라테스라서 가격이 저렴하면 안갔을 것.
필라테스를 1년 반 정도 했는데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허리 아픈 빈도가 줄긴 했는데 이게 필라테스 덕분인지 아니면 집에 있을 땐 줄곧 누워만 있어서인지는 모를 일이다ㅋ
필라테스는 1회 77,000원인데 계속 다니다보니까 카드로 결제해도 현금가에 준하는 할인을 해주셔서 + 30회씩 결제하고 + 서울페이 같은 지역화폐를 일부 활용한 덕에 현재는 1회당 52,000원 정도에 하고 있는데, 그래도 비싸긴 비싸다.
작년 상반기에는 필라테스를 7~8개월 해도 나아진 게 없어서 고민을 했고, 작년 여름 이후에는 몇달 동안 무릎이 많이 아팠었기 때문에 오히려 필라테스를 해서 관절에 더 무리가 가나 싶어 심란했는데, 지금은 무릎 통증도 괜찮아졌고, 어차피 필라테스를 안한다고 다른 운동을 하진 않을 것 같아서 일단은 계속 하기로 했다.
어제 밤, "밀리의 서재"로 제시 버튼의 "미니어처리스트"를 읽느라 새벽 3시에 잤다. 읽을 때는 재밌었는데 결말은 약간 허무해서, 뭣하러 새벽까지 읽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책은, 2015년 에스토니아 탈린의 책방에서 사놓고 계속 읽지 않다가, 이제서야 겨우 전자책으로 읽게 된거라 약간의 성취감이 느껴지기는 한다. 1686년의 암스테르담이 배경인데, 예전에 갔던 Kalverstraat 같은 암스테르담의 거리가 나와서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했다.
이 소설은 2017년에 bbc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찾아보니, 여자주인공의 배우자가 소설 속에서는 여러번 잘생겼다고 묘사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그리 잘생기지 않아 좀 실망했다ㅋ
평소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다. 친분이 있는 이웃블로거분들의 여행기는 재밌게 보지만, 그 외엔 즐겨보는 여행 블로그도 거의 없고, 여행 유튜브도 거의 보지 않고, 여행서적도 잘 안읽는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보게 된 유튜버 "텅빈"의 영상 몇개는 매우 흥미로웠다. 꺼져가는 여행 욕구에 불을 지피는 여행기인데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실행하기 어려운 종류의 여행이라는 게 문제다......(오토바이로 일본 일주, 우프 체험,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하기 등등) 자유로운 여행, 남들이 잘 안가는 곳, 평소 안하던 경험을 하고 싶어하고,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만,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육체가 편안해야 하고, 털털하지 못한 성격으로 인해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 숙박은 절대 불가이고 등등... 아, 그래서 예전에 이스탄불이나 리스본에서 묵었던 숙소가 좋았었다. 1인실과 도미토리 둘다 있어서, 1인실에서 편하게 묵으면서도 공용공간에선 도미토리에 묵는 여행자들과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https://youtu.be/wyDwGqlm5Hk?si=lKEbdAyfuezkKFDF
텅빈의 후쿠시마 방문기. 아포칼립스 이후를 그린 오래전의 애니메이션 “카페 알파(=요코하마 매물기행)”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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