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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잡담과 새해 결심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청소 잡담과 새해 결심

mooncake 2024. 2. 5. 18:30

욕실 무선진동청소기를 샀다. 힘줘서 문지르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지만, 청소 중간 솔을 갈아끼운다거나, 사용한 솔을 세척하는 것이 번거롭다. 어차피 일반 청소솔도 세척해야 하지 않아?라고 묻는다면, 약간의 결벽증 탓에 바닥과 벽을 같은 솔로 청소하는 게 싫고, 그래서 진동청소기의 솔이 완벽하게 세척되었는지가 굉장히 마음에 걸린다. 방법 하나는 진동청소기의 청소솔 세트를 한 셋트 더 구매하는 것인데, 그러자니 과연 이 진동청소기의 수명이 얼마나 갈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역시 한 가지가 편해지면, 다른 종류의 귀찮음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청소를 비롯한 집안일이 어렵고 또 어렵다.(라기에는 아직 요리도 세탁도 어머니가 해주시고, 내가 해야 되는 건 2층 청소와 물건 정리 뿐인데도...) 남이 내 물건을 만지는 게 싫은 성격이라 도우미를 고용하는 것도 마뜩찮다. 그러면 결론은 (1) 집안일 아이템으로 승부 (2) 미니멀라이프 두가지다. 사실 그 중에서도 (2)가 핵심일 것이다. 가진 게 많으면, 신경쓰이는 것도 많고, 손이 갈 일도 많고 청소도 까다로운 법. 하지만 타고난 성향이 맥시멀리스트라, 몇년째 미니멀라이프에 결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맥시멀리스트라고 해도 부지런하다면 정리는 잘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게으름"과 "맥시멀리스트" 성향 둘 다 가지고 있어서 탈. 하고 싶은 건 여전히 많은데 그 어느때보다 더 게으른 나날을 지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는 우울했지만, 짐을 정리하고 집을 꾸미기에는 최적의 시기였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재택근무의 나날들 속에서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인테리어와 집안일 재능은 꽝이라는 것만 입증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우울을 핑계로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버렸지)

 

어느 영역이 되었던 게으름이 제일 문제다. 몇 십년째 반복되는 화두인데, 몇 십년째 달라지는 것이 없다. 자기계발이나 사회적 성취까지는 이제 어쩔 수 없더라도, 적어도 일상을 가꾸고 스스로를 돌보는 부지런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월이나 되어서 새해 다짐을 적는 것도 좀 웃기지만, 올해, 무엇이 되었든 좀 더 부지런하게 지내보자. 특히 육체적인 활동 면에서. 그리고 새해 소망도 딱 한 가지다. 부모님의 건강. 결심도, 소원도, 적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딱 한개씩만 떠올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기에. 

 

P.S. 이렇게 적어놓고 당일 저녁, 또다시 게으른 저녁시간을 보내버렸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매일매일 다시 결심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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