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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브라질 접시와 에노시마에서 사온 유리컵 본문

찻잔과 오래된 물건

다이소 브라질 접시와 에노시마에서 사온 유리컵

mooncake 2015. 1. 18. 23:54



토요일날 먹은 레이즈(Lay's) 갑자칩과 클라우드 맥주.

늦은 토요일밤 영화 보면서 먹는 맥주랑 감자칩 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ㅎㅎ

클라우드 맥주는 첨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갑자칩을 담은 접시는 다이소에서 2천원 주고 구입한 브라질산 접시!!

마감은 별로 안좋지만 2천원인데 뭘 더 바라겠나ㅎㅎ 기분 전환용으로 쓰기 좋은 접시다.



맥주를 담은 유리컵은 2013년 도쿄 여행때, 도쿄 근교 에노시마에 놀러갔다가

하와이 컨셉의 가게 off shore 에서 구입한 태국산 유리컵!!!!!

무려 일본, 미국, 태국 무려 3개국을 아우르는 대단한 유리컵이이다^^

이 유리컵의 가격은 대략 6~700엔 정도였고,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어서 샀는데 참 잘 쓰고 있다.


이 게시물을 쓴 이유는 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중  "소확행"이 생각나서이다.

소확행(小確倖),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 대목을 옮겨본다. 



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잔뜩 있습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있습니다.
아직 따끈한 막 구운 빵을 사와서, 부엌에 서서 그걸 부엌칼로 자르면서, 부스러기를 뜯어먹는 걸 좋아합니다.
아직 아무도 수영하지 않은, 파문하나 없는 아침의 풀장에 들어가 고글을 쓰고, 발로 벽을 살짝 찰 때의 감촉이 좋습니다.
가을의 오후의 태양빛이 하얀 장지에 나뭇잎사귀의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게 좋습니다.
겨울밤에 부스럭부스럭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과묵한 커다란 고양이가 좋습니다.
터틀넥 스웨터가 잘 어울리는 걸프렌드를 기다리는 것도 멋지죠.
이른 저녁 장어집에서 장어를 주문하고,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혼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읽는 주간지도 나쁘지 않습니다.
새로 사온 부룩스브라더스의 하얀 코튼의 버튼다운 셔츠의 냄새와 촉감이 좋습니다.
막 나온 자신의 책을 손에 들고 가만히 보는 것도 좋습니다.
지하철역에서 키오스크의 건강한 아줌마를 마주치는 것도 의심할 여지없이 소확행입니다.



크게 즐거운 일을 기대할 수 없는 때라면, 소확행이라도 꼼꼼히 챙겨보는 건 어떠한가.

그래서 오늘의 소확행은, 바로 이 다이소 접시와 에노시마 유리컵,

그리고 토요일밤에 먹은 맥주와 감자칩인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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