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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여행이 싫은 이유

mooncake 2015. 3. 6. 10:33





(사진은 포르투갈 리스본 시아두 지하철역 근처의 빵집 진열대.

포르투갈의 빵들은 프랑스 빵처럼 세련되진 않았으나 참 정겹게 생겼다^^)


여행이 싫은 이유

1. 장거리 비행과 그로 인한 통증

2. 수면부족과 시차로 인한 피곤

3. 짐 싸기, 무거운 짐 끌고 돌아다니기

4. 항상 길을 잃음

5. 무수히 많은 의사결정이 필요함


난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여행엔 힘든 부분도 참 많다.

- 모두가 겪는 장거리비행의 괴로움에 추가적으로 무릎의 연골연화증이 심한 상태라 장거리비행을 하면 무릎에 엄청난 통증이 생긴다. 한번은 밤비행기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가 "다리가 지옥으로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깬 적도 있다. 물론 다리를 쭉 뻗고 가기만 하면 괜찮은데, 비즈니스 클래스 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문제다ㅋ

- 또, 여행을 가면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자고, 밤비행기에서도 못자고, 시차 적응도 잘 못하니 여행 내내 잠이 부족하고 그래서 계속 컨디션이 안좋고 피곤하고 머리도 멍하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력도 떨어지고 지병들도 도지고. 그나마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혼자 자면서) 전보다는 쬐꼼 더 잘 자는 편. 그래서 난 도미토리 숙박은 아예 엄두도 못낸다.

-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짐 싸는 게 너무 싫고, 또 그 무겁고 번거로운 짐을 갖고 이동하는 과정이 너무 괴롭다.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고 호텔을 찾아 헤매는 건 여행에서 제일 싫은 일 중 하나다. 그래서 호텔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이 무조건 찾기 쉬울 것! 그러고도 가급적이면 공항 트랜스퍼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하긴 하는데 이게 또 물가 비싼 동네에선 꽤 부담이 된다. 또한, 가급적이면 도시들을 옮겨다니지 않기 위해 거점도시를 잡아 당일치기 근교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인데 매일같이 짐을 싸는 수고를 줄일 수는 있지만 대신 늘 근교 도시에서 시간에 쫓기고 야경을 못보는 아쉬움이 있다.

- 길 잃는 것도 싫다. 물론 이것은 반드시 나쁘기만 한 일은 아니다. 길을 잃었다가 의외의 보석같은 장소를 발견한 일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근데 그래도 앞으론 좀 적당히 헤맸으면 좋겠다ㅋㅋ

- 마지막으로 여행계획을 짜며 온갖 자료를 검색하는 일은 엄청나게 설레이면서도 동시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어떤 일정으로 다닐지, 어떤 근교도시에 갈지, 호텔은 어디로 할지, A도시에는 얼마나 머무를지 등등 결정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우유부단한 나로써는 정말로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망설이는 사이 찍어뒀던 호텔이 완판되거나 저가항공의 가격이 올라버리면... 대략 멘붕. 


이렇게 싫은 이유가 많고 여행 생각을 하면 몸에서 "지옥같은 피곤함"부터 먼저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여행 갈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이 많은 단점들을 전부 상쇄할만큼 여행이 좋기 때문이겠지. 다만, 마음 한구석에선 일말의 불안감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는 여행에서 받는 효익보다는 여행의 괴로움이 더 커질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면 여행을 잘 안가게 되겠지. 생각만으로도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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