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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화가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그림 몇 장

mooncake 2015. 10. 20. 18:30

 


이번 핀란드/에스토니아 여행은, 공연은 많이 본 대신 미술관은 별로 가지 못했다.

그래도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에서 알베르트 에델펠트Albert Edelfelt의 "Boys on the shore(1884)"를 볼 수 있었던 건 참 다행이다.

폐관 시간 직전의 고요한 미술관 의자에 앉아 나 혼자 이 멋진 그림을 독차지하고 있었으니

이런 호사가 또 어디 있을까.


너무나 당연한 소리이지만, 책이나 인터넷으로 그림을 보는 것과 실제 그림을 보는 것은 백만광년 정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 그림 역시 직접 마주대하고보니, 그림 속의 햇살과 아이들이 마치 실제와 같을 정도로 생생해서,

심지어 이 장면 주변을 감돌고 있던 공기의 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알베르트 에델펠트가 1884년에 그린 작품이니, 
이 그림 속의 소년들도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을텐데도
화가가 포착해 낸 이 짧은 순간만큼은 그림 속에서 아름답게 영원히 살아 있다는 것이 새삼 뭉클하게 느껴졌다. 



내가 다녀온 포르보의 풍경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그림!

1800년대 말의 풍경과 현재의 풍경이 차이가 거의 없다.

 

아기자기해서 마음에 쏘옥 들었던 포르보가 바로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고향이라고 한다.


내가 여행 다녀온 지역의 옛모습을 - 그러나 사람들을 빼고는 현재와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을 - 그림에서 발견하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어느 숲을 배경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혹시 내가 다녀온 누크시오 숲은 아니였을까...라는 작지만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알베르트 에델펠트 그림 중엔

아기자기하고 어여쁜 그림도 많아서 참 눈이 즐겁다.

이 그림 속의 소녀는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여동생이라고 한다. 이 자연스러운 포즈는 오빠 앞이기에 가능했던 걸지도?ㅋ

옆에 있는 강아지의 한쪽 귀는 접혀 있고 다른쪽 귀는 서 있는 묘사도 귀엽다.


 

 

아테네움에서 직접 본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또다른 작품.

이 그림 속에서 사람들이 배에 실고 가고 있는 것은 어린아이의 관이다.

얼핏 보아도 먹먹함과 슬픔이 전해져온다.

 

 

많은 그림을 보진 못했지만

꼭 보고 싶은 그림을 봤다는 점에서 충족감이 가득한 미술관 방문이었다.

(아테네움 방문엔 약간의 사연이 있는데 여행기에서 쓸 생각에 꾹 참음ㅋ

근데 늘 그렇듯 여행기를 쓴다고 쓴다고 벼르다 결국 안쓸 것 같음;;;)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그림들을 보며 다시 한번 핀란드 여행의 즐거움을 되새기는 일,

참 좋다.

 

핀란드 여행 중에 시간 되시는 분들, 헬싱키 중앙역 건너편 아테네움에 꼭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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