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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퀴담 Cirque du Soleil - Quidam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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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퀴담 Cirque du Soleil - Quidam

mooncake 2015. 10. 26. 09:58

서커스를 좋아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그렇다 / 그렇지 않다" 두가지 입니다.

 

서커스 천막(빅탑)만 봐도 가슴이 설레이고 또 서커스의 알록달록하고 즐거운 이미지들을 사랑하지만,

막상 돈과 시간을 들여 서커스를 직접 보러갈만큼 흥미를 갖고 있지는 않고,

더욱이 예전의 서커스에는 동물학대나 아동학대와 같은 찜찜한 구석도 많았기 때문에 약간 쎄한 느낌이...

(물론 요즘의 서커스는 그렇지 않겠죠... 아마도요.

태양의 서커스는 확실히 그렇지않구요^^)

 

그래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친한 선배가 같이 가자고 하시기 전까진 말이죠.

그때서야 태양의 서커스와 퀴담(Quidam)에 대해 검색해봤더니 와 뭔가 어마어마한 느낌!

게다가 퀴담은 이번 공연이 마지막! (월드투어로는 내년 2월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이 프로그램은 공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서커스 공연장으로 가는 길엔 이번 프로그램인 퀴담 말고도 태양의 서커스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포스터가 쫘라락 붙어 있었습니다!

라스 베이거스 상설 프로그램이라는 KA쇼나 O쇼도 보고 싶고,

또 포스터들 중에는 사진 속 Zarkana가 제일 재밌어보여서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하면 꼭 보러가야지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서커스 공연장 천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영어로는 빅탑(Bigtop), 프랑스어로는 그랑 샤피또(Grand Chapiteau)라고 합니다.

경기장 건물보다 살짝 불편한 점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서커스는 여기서 봐야 제맛!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빅탑 공연장은 공연 1시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합니다.

저는 원래 미리미리 준비하고 움직이는 성격이 아니라 늘 빠듯하게 들어가는 편인데;;

이번엔 여유있게 도착해서 공연장 로비도 구경하고 여러가지 이벤트에도 참여했어요.

 

"드레스 코드 레드" 이벤트를 위해 빨간 원피스 입고 가서 경품추첨행사도 참여하고요.

(근데 초콜렛 한개 당첨돼서 김빠짐ㅋㅋㅋㅋ)

 

폴라로이드 사진촬영 이벤트도 하고요ㅎㅎ

빅탑 로비 안에 있던 할리스에서 커피도 사마셨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기념품 가게 구경을 빼먹었...ㅠㅠ

 

 

드디어 공연장 내부로 입장했습니다.

 

공연은 사진촬영 금지이므로 공연사진은 없습니다ㅋ

 

마지막 커튼콜 시간에 한장 찍었어요.

커튼콜을 상당히 오래, 그리고 공연자들이 두 번씩 나오기 때문에 사진 찍기가 용이합니다만 박수 치느라고 사진 찍을 짬이 안나요ㅎㅎ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열심히, 열심히 박수를 치게 됩니다^^

 


태양의 서커스 - 퀴담

와, 진짜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멋진 음악과, 무대에서 구현되는 근사한 이미지들과, 아크로바틱, 전통적인 서커스 공연,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을 한편 보고 나온 기분이었어요.

공연자들의 연기와 몸은 진짜 경이로웠는데, 특히 저같은 사람과는 대척점에 있는 분들이다보니 - 신체적 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저와, 신체적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사람들이라고나 해야 할까ㅎ - 경외심까지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설명보다는 역시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음악 연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부러워서 아 나도 그냥 첼로 계속해서 서커스단 들어갈걸! 이런 생각까지 했...(물론 헛소립니다ㅋㅋ 근데 정말 멋져보였어요!!!! 멋진 무대에서 공연에 맞추어 연주하고 전세계 투어를 다니고...!!!!)

 

다만, 취향에 따라 어느 정도 호불호는 갈릴 만한 공연인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서커스를 기대하고 오시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도 태양의 서커스를 "현대 서커스"의 시작점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1부와 2부 사이 쉬는 시간 동안 제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는 따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자기 저한테 말을 거셨는데 그 말씀인 즉슨 "어우, 이게 막 스토리가 있고 예술적인 공연인 건 알겠는데 난 지겨워. 재미가 없네. 우리 나이는 아슬아슬하구 화려한 동춘서커스 같은 걸 좋아하지 이런 건 별로야. 돈 아까워"라고ㅋㅋㅋㅋ 안내요원한테도 자꾸만 "몇시에 끝나냐. 그렇게 늦게 끝나냐"고 물어보신 걸로 봐선 진짜 지겹고 재미없으셨던 듯... 근데 차마 비싼 돈 내고 데려와준 따님에겐 말 못하고 따님 또래의 저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으셨나봅니다. 뭔가 귀여우시기도 하고 좀 안타깝기도 하고^^;;

그리고 제 옆옆 자리엔 4~5살 무렵의 아기를 데리고 오신 분이 있었는데 그 덕에 저는 공연 내내 아기의 "무서워" "나가고 싶어"를 백번쯤 들었어요ㅠㅠㅠㅠ 애기 봐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오신건진 모르겠는데 하... 그래도 왠만하면... 애기는 좀... 단지 공연 관람에 방해가 되서가 아니라, 전통적인 서커스처럼 밝고 화려하고 알록달록하기만한 공연이 아니라 어둡고 다소 무서운 이미지들도 종종 나오는 서커스이다보니 취학전 아동의 정서에 썩 좋을 것 같지 않아요.

 

암튼 정말 좋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만족+뿌듯^^

 

아참참! 인스타그램에 태양의 서커스 퀴담 빅탑 사진을 찍어 올렸더니 공연자분이 "좋아요" 눌러주셔서 공연자분의 인스타그램도 구경했습니다ㅋ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역할로 출연했던 우크라이나 분인데 분장하고 있는 사진, 연습 중인 사진,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앞에서 찍은 사진, 쉬는 날 서울 구경하고 다니는 사진 등등을 깨알같이 올려놔서 참 재밌었어요. 인스타그램을 자주하진 않는데, 요럴때 인스타그램의 묘미를 느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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