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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좋아져라 기분기분

mooncake 2015. 11. 5. 13:31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을 모아보자^^

 

정말로 내 마음에 든 것은 커피의 맛보다는 커피가 있는 풍경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내 앞에는 저 사춘기 특유의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이 있고, 거기에는 커피를 마시는 내 모습이 또렷하게 비쳤다. 그리고 등 뒤에는 네모난 틀 속 조그만 풍경이 있었다. 커피는 어둠처럼 검고, 재즈의 선율처럼 따뜻했다. 내가 그 조그만 세계를 음미할 때, 풍경이 나를 축복했다. 그것은 아담한 소도시에서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은밀한 기념사진이기도 하다. 자, 잔을 가볍게 오른손에 쥐고, 턱을 당기고, 자연스럽게 웃어요…… 좋았어, 찰칵. 때로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주는 따스함의 문제, 라고 리처드 브로티건은 어느 작품에 썼다. 커피를 다룬 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이 제일 마음에 든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커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하여" - 무라카미 하루키)

 

커피를 다룬 에세이 중에서 나는 위에 적어놓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제일 마음에 든다.

특히 중간에 인용된 "때로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주는 따스함의 문제"라는 문장의 울림이 참 좋다.

다만, 영어 원문은 살짝 다른데,  참고삼아 올려본다.

"Sometimes life is merely a matter of coffee and whatever intimacy a cup of coffee affords." (Richard Brautigan)

 

실제로, 정말이지, 이른 아침의 따듯한 커피 한잔만으로도, 이거면 충분해, 라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굉장히 힘든 순간이더라도, 커피 한잔을 받아든 그 순간, 그 찰나만큼은 모든 것이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그런 시간.

누군가 "다 괜찮아" 라고 다독여주는 느낌.

 

 

듀듀님이 보내주셨던 종합선물상자(ㅋㅋ)에 들어 있던 후치코상

일부러 바로 안풀어보고, 유통기한이 있는 과자만 먼저 먹은 다음, 한참을 묵히고 있었다.

많이 우울한 날 풀러보고 싶었다. 그러다 9월의 어느날 드디어 물건들을 열어봤고,

너무 근사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즐겁고 기뻤다.

나에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너무나 멋진 선물들이었다.

듀듀님 정말 감사해욥ㅎㅎ

 

 

마지막 "좋아져라 기분기분" 사진은 여름에 즐겨먹었던 레이니어 체리.

내년 여름에도 또 실컷 먹을 수 있겠지?

^-^

그러니깐 그때까지 힘을 내서 버텨봅시다.

좋아져라 기분기분^-^

 

 (그러고보니깐 세 장의 사진에 쓰인 카메라가 다 다르다.

첫번째 커피 사진은 라이카 미니룩스 줌

두번째 후치코상 사진은 캐논 1000D + 1.8 50mm렌즈

세번째 사진은 파나소닉 루믹스 LX5.  카메라마다 정말 느낌이 극명하게 다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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