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먹은 치즈 믹스와 볶은 아몬드 본문
에스토니아 국립극장에서 오페레타를 보고 돌아오는 길,
저녁을 먹기엔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구시가지에서 호텔로 돌아오는에 마트 Rimi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왔다.
치즈 믹스(Juustu mix)가 어딘지 술 안주처럼 보인다면, 맞다.
핀란드 사람들이 술 사러 배 타고 방문하는 도시답게, 탈린의 마트진열대에는 아름다운 가격의 온갖 술들이 수두룩빽빽하여
여행 중 술을 자제하고 있던 내 마음도 흔들렸고 결국 한 병 집어들었으나
너무 아쉽게도 나는 술을 살 수 없었다ㅠ
왜냐. 탈린은 밤 10시 이후엔 술 구입이 불가능함. (어디서 러시아 향기가... 킁가킁가...)
몇 종류 안되지만 이날 Rimi에서 산 간식거리는 모두 대 만족이었다.
치즈믹스와 체리요거트 둘다 맛있었고
링곤베리 워터도 달지 않으면서 향긋한 링곤베리 향이 나서 완전 좋았다.
특히 이 치즈믹스.
값이 굉장히 쌌는데 양도 많고 맛있어서 폭풍 감동이었다.
링곤베리 워터 대신 술이 곁들여졌다면 쬐꼼 더 좋았겠지만,
오페레타를 보고 온 즐거움에 취해 맛난 치즈를 먹으며 창밖의 탈린 신시가지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꽤 삼삼했다.
에스토니아 탈린은 거의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웠는데
밤에 야식으로 먹은 이 치즈마져 넘넘 맛있었다.
포스팅 하기엔 너무 사소한 내용이지만, 이 치즈믹스가 준 행복감은 왠만한 레스토랑 못지 않아서ㅋ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검색해보니까
Marta JUUST (30-40%), Köömne JUUST (30-40%), Retro JUUST (30-40%)
의 구성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부르는 치즈이름과는 매치가 잘 안되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웹 사이트는 http://www.farmi.ee/tooted/juust/718)
암튼 정말 싸고 맛났으니 치즈 좋아하시는 분들은 탈린 가서 눈에 띄이면 드셔보시길.
그리고 이틀날 새벽에 깼다가
전날 사갖고 온 볶은 아몬드가 뒤늦게 생각나서 아무 생각없이 포장을 풀어 한개 먹었는데
아닛! 이럴수가! 넘 맛있어!
너무 맛있어서 잠이 확 깨버렸다.
달고 고소하고 계피향이 향긋한~ 넘넘 맛있는 볶은 아몬드.
탈린에 가면 이렇게 길거리에서 전통 복장을 입고 아몬드를 볶아 파는 분들이 있다.
내가 갔을땐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올데 한자랑 전망 좋은 곳 앞... 정도 외에는 노점이 딱히 없었는데
성수기에 가면 곳곳에 볶은 아몬드 노점이 있다고 하니 꼭 사드셔보길 바람.
여행 가기 전에 후기를 봤을땐 나름 호불호가 갈리던데
내 입맛엔 정말 최고로 맛있었다.
더욱이 나는 평소에 아몬드를 그닥 안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몬드 들어간 초콜렛도 별로 안좋아한다!
근데 얘는 정말 맛있다.
심지어 여행기며 식당 방문기가 잔뜩 밀려 있는 이 블로그에서도 이미 세네번 언급한듯 하다;;
올데 한사에서 파는 볶은 아몬드는 포장도 이렇게 이쁘다.
이 볶은 아몬드 포장을 손에 쥐고 탈린의 옛 거리를 활보하는 기분이 얼마나 근사한지,
아마 내가 다시 탈린에 가게 되면 그 중 2할은 이 볶은 아몬드 덕일 듯.
나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여행의 즐겁고 행복한 기억은 종종 누가 봐도 근사하고 화려하고 장엄한 그런 풍경보다
오히려 이런 사소한 것들에 더 많이 꽃히는 경향이 있다.
(역시 나만 그런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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