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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음악당 카페와 핀란드의 드립커피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5.09 Finland & Tallinn

헬싱키 음악당 카페와 핀란드의 드립커피

mooncake 2017. 10. 2. 11:00


핀란드 헬싱키 음악당 카페의 커피와 시나몬롤



내가 헬싱키 음악당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은, 



근교 도시를 다녀와 심히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또이보 꿀라Toivo Kuula의 곡을 연주하는 공연 티켓을 구입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부터 "가고싶다"고 생각한 공연이었지만, 뽀르보Porvoo에서 비를 맞아 컨디션이 안좋았으므로 헬싱키 음악당에 딸린 음반 가게에서 시벨리우스의 CD만 사고는 호텔에 일찍 들어가 쉴 생각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티켓을 손에 쥐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감기기운을 막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따듯한 커피와 시나몬롤을 구입하고, 공연이 시작될때까지 두 잔의 커피를 마셨다.



원래 나는 시나몬롤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핀란드에서 먹은 시나몬롤은 전부 다 맛있었다.



헬싱키 음악당 카페 창 밖으로 무지개가 보였다.

서울에서 무지개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더라. 



내가 이 글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핀란드의 커피에 대한 것이다.


카페 커피는 "에스프레소" 베이스가 주류가 된 우리나라와 달리, 핀란드 카페의 기본적인 커피는 "드립커피 (또는 brewed coffee)"다. 그리고 이 드립커피는 대개 리필이 무료이거나 또는 매우 소액의 추가요금만 받는다(저렴한 곳은 0.2유로, 보통 0.5유로 정도).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 카페 레가타는 커피를 리필하면 "커피를 맛있게 마셔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오히려 0.5 유로를 돌려준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헬싱키 음악당 카페 역시 드립커피의 리필이 무료인 곳이었다. 커피를 주문하면 아예 빈 잔을 내주며 마음껏 따라마시라고 한다. 나같은 헤비 커피 드링커에게 커피 리필이 무료이거나 혹은 매우 저렴한 핀란드의 카페들은 얼마나 마음이 푸근해지는 장소였는지. (그렇다고 물론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몇잔이고 계속 리필해마셔서는 안되겠지만ㅎ) 지금도 핀란드의 카페들을 떠올릴때마다 기분이 즐거워진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커피 리필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어 아쉽다. 이건 위에도 썼듯이 "에스프레소 베이스"가 주류인 탓도 있겠지만, 커피와 카페 문화가 이토록 다르게 자리잡힌 것은 역시 아쉬운 일이다. 



덧) 피곤을 무릅쓰고 감상한 이 날의 공연 역시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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