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28
Total
1,668,267
관리 메뉴

wanderlust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에서 구입한 초콜렛 이야기 - 에스토니아 탈린의 Raeapteek 본문

오후의 간식시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에서 구입한 초콜렛 이야기 - 에스토니아 탈린의 Raeapteek

mooncake 2016.08.16 22:30

써놓고 보니 제목이 정말 길다.

올해로 59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에스토니아 탈린의 약국 Raeapteek에서 구입한 초콜렛에 대한 이야기이다.

1422년에 창립한 이 곳은 "유럽 대륙에서 현재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약국 중 가장 오래된 약국"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비교해보면 세종대왕이 즉위한 것이 1418년이고 훈민정음의 반포는 1446년의 일이니, 한글보다도 더 오래되었다.

 


▷작년에 탈린 여행 중 들렸던 Raeapteek의 모습. 

유달리 이 곳에서 찍은 사진들은 전부 발사진이라 슬프다 ㅠ.ㅠ



▷대충 찍어도 근사한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어마무시하게 멋진 장소였는데, 이때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지 날이 추워 그랬는지...



신기한 물건이 가득했던 이 오래된 약국에서 나는 초콜렛을 하나 구입했다. 물론 구경만 하고 나와도 되지만, 약국이 넘넘 마음에 들어서 뭔가 하나 사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며칠전에 포스팅한 유통 기한 지난 핀란드의 무민 비스킷(http://mooncake.tistory.com/1551)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돌아온 후 이 초콜렛의 존재를 잊게 된다. 무민 비스킷의 유통기한이 3일 지나있던 것에 충격받아 뒤늦게 여행 기념품들이 담겨 있던 상자를 뒤져봤더니



이 초콜렛의 유통기한은 2016년 2월 19일까지였다. 2016년 8월 15일에 꺼냈으니 지나도 너무 지난 것ㅋ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뭐든 사두고 방치하는 건 나의 오랜 습관이긴 하지만 음식, 차 종류 사와서 버린 게 한두번도 아니고 정말 너무하잖아,

이미 반성도 수십번 했는데 매번 똑같은 짓이 반복되니 이젠 지능이 의심될 정도다.

감추고 싶은 만큼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이렇게 음식과 물건을 헛되이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상미기한이 한참 지나기도 했지만, +12도에서 +25 사이에 보관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 초콜렛은 안쓰는 방에 보관 중이었기 때문에 이 뜨거운 무더위에 냉방조차 되어 있지 않던 상태...

그냥 버리려다가, 이렇게 된 거 까보기나 하자면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 혹시 벌레라도 생겨있으면 어쩌나 싶어서 - 겉면의 종이 포장을 뜯었다.



종이로 느슨히 포장된 품새가, 어쩐지 옛스럽다. 안쪽의 은박지 포장도 따로 밀봉은 되어 있지 않았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열었더니 의외로 초콜렛 상태는 멀쩡해보인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어차피 "best before"일 뿐이라며;;; 큰 마음 먹고 초콜렛 한 조각을 입에 넣었는데 맛이 괜찮다. 오오. 다행이야.

너무나 다행히도 혹은 신기하게도 초콜렛의 상태는 멀쩡했다.



그래서 커피와 함께 본격적인 초콜렛 시식에 돌입했다. 

초콜렛은 굉장히 부드럽고 - 물론 지금 날이 너무 더운 탓도 있겠지만 - 향도 좋고, 카카오 함량 72%답게 맛이 굉장히 진하면서도 또 달콤해서 아주 맛이 좋았다. 상미기한이 6개월이나 지났으니 아무리 멀쩡해보인다 한들 과연 이걸 먹어도 되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없지는 않았으나 에스토니아의 식품 유통 기준이 매우매우 깐깐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그리고 아직까지 배탈이 나지 않았다ㅋ 그래도 혹시 6개월 지난 초콜렛 먹고 혹시 탈이 생겼다면 포스팅에 추가해놓겠습니다 엉엉



▷ 만약 유통기한 6개월 지난 가나초콜렛을 누가 먹으라고 줬으면 절대 안먹고 버렸을텐데....나도 참;;;;



마지막은 Raeapteek 앞에서 찍은 탈린의 풍경으로 마무리. 날이 좀 춥긴 했지만 아주 아름다운 가을날이었다. 그때의 청명하고 쨍한 공기가 지금도 생각난다. 돌이켜보니 참으로 그리운 순간이다.

그리고 혹시 Raeapteek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은 다음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면 된다^^ (https://en.wikipedia.org/wiki/Raeapteek)

20 Comments
  • 둘리토비 2016.08.16 23:43 신고 신기하네요. 약국에서 초콜릿을 구입한다구요?^^
    에스토니아에 관한 책이 있는데 읽어봐야겠어요~ㅎ


  • mooncake 2016.09.15 14:00 신고 아무래도 이제는 진짜 약국 기능을 수행한다기보단 관광객이 더 많이 오는 곳이 되어서, 관광객한테 팔기 좋은 제품 중 하나가 초콜렛이라 그런 게 아닐까요? ㅎㅎ
  • 단단 2016.08.17 01:04 아니?
    사진들 좋기만 한데요?
    약국 천장 나무 빔(beam)에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칠해 놓은 거 멋집니다.
    쵸콜렛도 잘생겼고 쵸콜렛 담은 접시도 더이상 잘 어울릴 수 없고.

    저 Sokolaad가 쵸콜렛이란 소리죠?
    마치 "김미 '쪼꼬렛'" 같은 재미있는 철자.
    약국에서 쵸콜렛 파는 거 아주 적절해 보입니다.
    저한텐 쵸콜렛이 약. 한 조각만 먹어도 기운이 버쩍 나요. ㅋ
    어느 나라든 약국에는 항상 작은 서랍 빼곡이 꽂힌 근사한 나무 장이 있게 마련이고
    우리나라 한약방에도 저런 장이 꼭 있던데,
    저도 돈 생기면 저런 장 하나 꼭 마련하고 싶어요.
    서랍마다 각기 다른 간식 채곡채곡. 꺄.
  • mooncake 2016.09.15 14:01 신고 실제 약국은 훨씬 더 멋졌고 다른 사람들 사진도 굉장히 멋진데 제 사진은 너무 발사진이라 ㅠㅠㅠㅠ

    저도 저렇게 서랍 많은 장이 로망이여요^^
  • 히티틀러 2016.08.17 01:17 신고 어디까지나 best before 니까요ㅎㅎㅎㅎㅎ
    예전에 초콜릿을 약으로 취급하던 시절이 있엇다고는 들었는데 약국에서 구입하는 초콜릿이라니 왠지 한약맛이 날거 같다는 생각도 좀 들어요.
    포장도 굉장히 앤틱하네요.
  • mooncake 2016.09.15 14:01 신고 그쵸 "BEST" before 인거죠? ㅎㅎ
    한약맛은 안나구요ㅋㅋ 아주 진하고 달콤한 맛난 초콜렛이었습니다.
  • 밓쿠티 2016.08.17 08:29 신고 약국에서 파는 초콜렛이라니 어쩐지 묘하게 향수가 일어나네요 저런 고전적인 디자인이 요즘 부쩍 좋더라구요 맛도 좋다니 참 좋네요^^
    그리고 저렇게 카카오 함량이 높은데 겉에 하얗게 일어나지 않은 걸 보니 괜찮을거에요ㅠㅠㅠ배가 안아프길 바랄게요!!
  • mooncake 2016.09.15 14:02 신고 밓쿠티님 답변에 안심해서 그런지 배탈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입니다ㅋㅋ 네덜란드 여행 직전에 유통기한 지난 여행 기념품들 보고 식겁한 탓에 이번 여행은 정말 쇼핑을 적게 했...ㅎㅎ
  • 공수래공수거 2016.08.17 09:10 신고 정말 오래된 약국이로군요..신기합니다
    거기서 초콜렛을 파는건 더 신기하고

    유통기한이 지나도 밀봉되어 잇으면 괜찮은것 아닌가요? ㅎ
    탈 없을실것입니다^^
  • mooncake 2016.09.15 14:02 신고 네 탈 없었습니다 참 다행이에용...ㅎㅎ 그래도 앞으론 기한 안넘기게 소량만 사오고 제때 제때 먹어치우려구요ㅠ
  • 라오니스 2016.08.17 09:34 신고 약국이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역사를 유지해왔는지 대단합니다 ..
    유통기한은 제품의 신선도가 최고조 일때까지의 기간이기에 ..
    시간 지나서 먹어도 무리는 없어요 .. 6개월 정도면 괜찮을 듯 합니다 ..
  • mooncake 2016.09.15 14:03 신고 그렇죠? 600년 가까이라니 +0+ 그냥 약국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판타지 영화같은ㅎㅎ
    말씀대로 초콜렛 먹고 별 탈 없었습니다. 다행이에요 ㅎㅎㅎㅎ
  • 듀듀 2016.08.17 12:43 약국 정말 멋진걸요?ㅎㅎ나무수납장....아름다와요~ ㅎㅎㅎ히히
    6개월쯤이야 뭐! ㅋ그리고 초콜렛인데 머 어때요 ㅎㅎㅎ
    저도 유통기한 지난거 별 생각없이 잘 먹어요 ㅋㅋ (저도 뭐 사먹고 맨날 까먹고 그래요 ㅠ
    쟁여놓고는 새로운거 사와서 먹느라 잊어버려서 ㅠㅠㅋㅋ)
    자주 그러다보니 이제 유통기한 몇개월쯤은 ㅋㅋ신경도 안쓰게 되더라구요 ㅋㅋㅋ
    아직까지 저도 배탈난적은 없어요 흐흐 ㅋㅋㅋ
    초콜렛 포장종이랑 초콜렛블럭 모양 넘 예뻐요 ㅎ감히 부수지 못하겠는 단단하고 예쁜 초콜릿이네요`ㅎㅎ
  • mooncake 2016.09.15 14:05 신고 듀듀님 댓글을 보니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흐흐흐흐흐
    하긴 듀듀님은 저보다 더 많이 쟁이시는데! 어떻게 다 관리하시나 했어요. ^^
  • 다소니* 2016.08.17 17:45 신고 어!! 저도 여기서 포춘쿠키 같은거 샀었어요 ㅋㅋㅋㅋㅋㅋ 무슨 사랑의 알약이라나 뭐라나 ㅋㅋㅋㅋㅋ
  • mooncake 2016.09.15 14:06 신고 오~ 포춘쿠키 같은 건 못봤는데! 아쉽네요! 저도 봤으면 사왔을텐데^^
  • 첼시♬ 2016.08.19 17:55 신고 6개월...!
    그래도 유지류가 덜 들어간 다크초콜릿이어서 변질로부터 안전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ㅋㅋ
    사실 저도 칠리크랩 소스 유통기한이 몇달 지난 걸 얼마 전에야 발견하고 버렸어요. 흑흑..ㅠㅠ
  • mooncake 2016.09.15 14:08 신고 오오 그렇군요. 앞으론 유지류가 덜 들어간 다크초콜릿류를 집중 구매.. 아... 이게 아니라 유통기한 안넘길 생각을 해야 하는데...

    첼시님 저도 싱가폴에서 사온 칠리크랩소스 결국 그냥 버렸는데 동병상련... 엉엉
  • 좀좀이 2016.08.19 21:17 신고 1422년에 창립된 곳이라면 처음에는 약방이었겠는데요? 막 말린 두꺼비 같은 거 팔던 곳요 ㅋㅋㅋ 포장이 매우 고전적이고 예쁘네요. 유통기한을 한참 넘겼어도 멀쩡했군요^^
  • mooncake 2016.09.15 14:09 신고 그쵸 약방이었겠죠? 어쩌면 연금술 같은 것도 했을 거구요^^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