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일상잡담-휴일이 주는 기쁨, 여행여행여행, 얀 리시에츠키 본문
주중에 휴일(2017.3.1.)이 하루 끼어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볍고 즐겁다.
늘 그렇듯 여행가고싶어~를 입에 달고 사는 중. 두 달이 지나니 처음보단 허리 통증이 나아져서, 이젠 비즈니스석을 타고 현지에서 무리하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이 "비즈니스석"과 "휴가"를 낼것이냐 말것이냐가 문제다. 회사 눈치를 안볼 수 없고, 5월 연휴의 비즈니스석 가격 또한 어마어마하고 - 그런데 이코노미석도 워낙 비싸져서 오히려 다른 시기에 비하면 비즈니스석와 이코노미석의 가격 차이는 적은 편ㅋ - 이런 고민들을 껴안고 낑낑거리다보면 쿨하게 비행기표를 발권하지 못하는 자신이 참 구차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렇게 여행이 좋은 것도 참 미스테리한 일이다. 장거리 여행 중의 나는 여행 전 과로, 수면 부족, 시차, 여독으로 인해 항상 상태가 안좋은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순간순간들이 자꾸민 그리워지는 것은.
그리고 그 그리운 여행의 순간순간들은, 멋진 풍경이나 놀라운 경험이 아니라 의외로, 아주 사소한 부분일때가 더 많다. 예를 들자면,
에스토니아 탈린의 호텔에서 먹은 아침식사같은.
인스타그램 예전 사진들을 넘겨보다 불현듯 이 사진을 보고는 그날, 그 아침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에 사로잡혔다.
크고 널찍하고 조도가 낮았던 탈린 탈링크 호텔의 1층 조식식당.
러시아 팬케익인 블리니와 싱싱하고 탱탱한 연어가 가득해, 매일매일-이라봤자 이틀이었지만ㅋ-아주 흡족했다.
오늘 마신 루프트 커피의 플랫화이트.
Luft의 뜻과 하늘색 종이컵과 두바이에서 마신 플랫화이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 루프트 커피.
어딜가나 뭘 하나 내 머릿속엔 여행 생각뿐인 듯ㅎㅎ
열흘만 기다리면 얀 리시에츠키의 신보가 발매된다. 아우 씐나.
(근데 유독 이 사진 베네딕트 컴버배치랑 닮아보임;;;)
역시 열흘만 기다리면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의 내한공연도 볼 수 있다. 아우 씐나.
단조롭고 어두운 삶에도 분명 빛은 있으려니...
+) 주위 사람들에게 여행 가고 싶은데 230~270만원짜리 비즈니스석 발권하려니 손이 떨린다, 호텔이랑 각종 경비 다 합치면 최소 500만원이라 고민이라고 했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도 갈 수 있을때 가라"고 해줘서 참 고마웠다. 하긴, 2015년 추석연휴의 핀란드/에스토니아 여행을 떠올려보면... 남들 미리 발권해서 90만원대에 가는 핀에어를 160만원이나 내고, "또 여행 간다"고 회사사람에게 욕 들어먹어가며 고작 6박8일 다녀왔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녀와서" 다행.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통장잔고에 돈 몇백만원이 더 있고 없고가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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