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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이 아님 푸념)-집짓기는 너무 어렵...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이 아님 푸념)-집짓기는 너무 어렵...

mooncake 2020. 9. 28. 19:10

 

92914 - Sunset

 

집짓기는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와 좌절과 짜증을 안겨주고 있다.

이미 마음에 안드는 구조적 문제가 여러가지이고 (이건 개선 안되니까 받아들여야 함. 근데 억울함.)

여러 당사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각종 지연

그리고 검토하고 결정해야 하는 게 너무 많아서 토할 것 같음...ㅠㅠ

돈만 넉넉하다면야 훨씬 수월하고 재밌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크다.

 

후배에게 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더니

"그럼 산에서 산삼을 캐세요!!!!"라고 해서

난 이 대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산삼을 캘 수 있을리가


이래서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고 하나보다.

그리고 나는 2년 사이에 20년 늙은 기분이야...ㅠㅠ

 

과정이 힘들었어도 결과물이 마음에 들면 다 괜찮을텐데

아직까지는

그 많은 고생과 그 많은 건축비에도 불구하고

겨우 이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매우 심란하다.

 

여러분 그냥 남이 지어놓은 집

아파트가 속편합니다.

이미 다 알고 계셨다구여? 넵...

 

D.Scarlatti, Sonata L.238

Sven Lundestad, Guitar

 

한번 더 지으면 그때는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집을 짓는다는 건 나에게 너무 미안한 일인 것 같다.

 

물론 집짓기만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니고

회사도 힘들고

집짓기보다 나를 훨씬 더 속상하게 하는 일이 또 있고.

산다는 건 왜 이다지도 어려운 일인지.

 

그렇게 허덕거리고 있다가

어제, 다케우치 유코의 부고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햇살처럼 환한 미소가 참 인상적인 배우였는데

그토록 아름다운 외모와

직업적 성공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내가 다 허망하다 ㅠㅠ

삶이란 왜 이토록 힘든 걸까?

나에 비하면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사람조차 견딜 수 없을만큼 몰아 붙이는 게 삶의 일면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우울이 나를 집어삼키지는 않도록

계속 마음을 비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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