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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노이즈캔슬링헤드폰 구입 실패기

mooncake 2020. 10. 8. 19:00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동 중엔 거의 늘 이어폰을 꽂고 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청력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단 중이염을 자주 앓고, 오른쪽 귀에는 청각과민증도 있고(새의 지저귐 같은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들으면 귀가 굉장히 아프다), 3년전 여름엔 전정신경염(처음엔 이석증이라고 하다가 진단이 바뀜)도 앓아서 이래저래 귀의 상태에 민감해졌다. 아직까지 특별히 청력에 이상은 없지만 나이가 든 후에도 계속 음악을 잘 듣고 싶어서, 청력 보호를 위해 약 2-3년 전부터 이어폰 사용을 중단했다. (조용한 공원 같은 곳에선 간간히 사용하긴 했다^^)

 

하지만, 걷기 운동을 할 때 음악이 없는 건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ㅠㅠ

꾹 참고 지내다가 도저히 안되겠어!라는 한계에 봉착한 후,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구입을 검토하게 되었다. 주변 소음이 차단되어 작은 볼륨으로 음악을 들으면, 일반 기기보다는 귀에 부담이 훨씬 덜할 것 같아서.

 

그래서 스튜디오 녹음 모니터링용 헤드폰으로 유명한 A사의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구입했다. 다양한 브랜드 중 굳이 A사의 제품을 산 이유는 예전부터 써보고 싶은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여튼 택배가 도착한 날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해서 헤드폰 충전을 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헤드폰을 사용해 봤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하지도 않았는데 헤드폰을 끼고 걸으니 내 발걸음 소리가 너무 크게 쿵쿵 울리는거다.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의 부작용으로 울렁거림 같은 게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내가 예전에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써봤을 땐 별 이상이 없었기에 내 발걸음 소리가 들릴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다만, 내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처음 접한 건 2015년 핀에어 비즈니스석이었고, 그러니 헤드폰을 끼고 걸을 일도 없었고, 또 귓바퀴 피어싱들이 헤드폰에 눌려 탈이 날까봐 잠깐 체험만 해본 거지 헤드폰을 오래 끼고 있지도 않았었다. 그니깐 부작용을 느낄 틈도 없었던 것. 흑흑.

 

노이즈캔슬링 음향기기의 발걸음 소리에 대해 검색을 해봤는데 울렁거림만큼 흔한 증상은 아닌 것 같았다. 다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너무 우수한 경우, 발걸음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본인 심장소리까지 들린다는 경우는 있더라. 근데 내가 산 건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완벽한 제품은 아니였다. 주로 밖에서 사용할거니까 소음이 완전 차단되면 위험할 것 같아서 어느 정도는 소음이 들리는 걸로 샀다. 그리고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켜지 않아도 내 발자국 소리가 쿵쿵 울리는 건 뭘로 설명해야 하나. (물론 노캔 기능을 켜면 더 심해진다.) 이게 왠만한 정도면 그냥 썼을텐데 너무 심한 진동으로 귀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도저히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게 내 귀 문제인지, 특정 기기 문제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청음샵에 가서 다양한 노이즈캔슬링 제품을 사용해봐야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을 듯. 근데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불편해서 못쓴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걸로 봐서는, 노이즈캔슬링 제품 자체가 나랑 잘 안맞는 걸 수도 있겠다. 음악 들으며 걷기는 이룰 수 없는 꿈인가 ㅠ.ㅠ

 

 

P.S. 그래서 일반 이어폰 추천을 받습니다. 원래 쓰던 게 오래돼서 하나 새로 사긴 해야 할 것 같아요.

조용한 공원 걸을 때 잠깐씩 쓸 용도.

근데 문제는 커널형 이어폰을 또 못써요. 귓구멍이 작아서 그런지 다 불편하더라구요.

그러면 답은 에어팟 2세대 뿐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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