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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 측정기 사용기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전자파 측정기 사용기

mooncake 2020. 9. 25. 22:00

 

 

내가 전자파 측정기 리뷰를 블로그에 올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니 전자파 측정기를 사게 될 줄도 몰랐음.

 

발단은,

집을 새로 짓게 되면서 집근처 전봇대 고압선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원래 집은 땅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다면

이번에 새로 지은 건물은 땅의 뒷쪽을 비우고 예전보다 앞으로 튀어나오게 됨 + 예전 집은 이층 단독주택이라 1~2층만 썼는데 새로 짓는 집은 4~5층과 다락을 사용하게 됨.

 

결론적으로,

집의 변화한 위치와 높이 때문에

원래 집에선 존재조차 잘 인지하지 못했던 고압선이

우리가 거주하게 될 공간과 매우 가까워졌음.

그리고 하필 고압선과 가까운 방들이 침실로 계획된 곳이라

더더욱 고민 되는 상황이 됨.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워낙 논란도 많고 명확히 밝혀진 것도 없다지만,

그리고 송전탑이라면 모를까

서울 시내의 전봇대 고압선 정도로는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특고압선"이 눈에 보이니 찜찜함이 매우 컸다.

 

그래서 전자파 측정기를 구입했다.

배송비 포함 삼만원 초반대의 가격인데, 과연 이걸로 측정이 잘 될까 싶었지만

전자파 측정기의 수치가 정확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경향성은 파악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제품을 받아

오늘 아침 출근길에 공사현장에 가져가서 측정해봤는데

왠걸

고압선 근처 창가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전혀 측정되지 않음;;

이거 고장난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지만 음악을 재생시킨 핸드폰에 들이대면 바로 측정이 됨.

저가 모델이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전자파는 측정이 잘 안되는 건가?라는 고민도 해봄

(당연히 수치가 높을 줄 알았는데 안나와서 당황한,

뼛속까지 문과 인간의 헛소리입니다;

무식무식개무식)

 

저녁때 다시 들려 창문을 열고 고압선 쪽으로 팔을 쭉 내밀어서 측정을 해봤더니 그때서야 숫자가 좀 올라감

방마다 좀 다르지만, 전기장이 10V/m~120V/m 정도였고 자기장은 거의 안나옴

근데 살면서 창문 밖으로 팔을 뻗을 일이 자주 있겠음?

그리고 팔을 뻗는다고 해도;; 왠만한 가전제품보다 낮은 수치이고

집 안에선 아예 전자파 수치가 안나오므로

이 기계를 믿을 수 있는 게 맞다면,

실내에서 전봇대 고압선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오히려 가전제품을 더 걱정해야 할 듯ㅋㅋ)

 

원래 나는 전자파 따위는 1도 신경쓰지 않는 인간인데

(어차피 전자파에 둘러 쌓여 살고 있고 안그래도 신경쓸 일 많은데 어떻게 전자파까지 신경쓰고 사냐는 주의)

그래도 전자파 측정기를 산 김에 이것저것 들이대봤더니 나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음.

 

 

일단 아이폰.

아예 안쓸때는 전기장, 자기장 둘다 0으로 나오는데

사진에 자기장이 1.18μ/t로 나오는 건 블루투스가 켜져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

 

*참고로 이 기계의 측정 단위는

전기장은 V/m (볼트퍼미터)

자기장은 μ/t (마이크로테슬라)

 

 

아이폰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자기장이 5.29μ/t~10μ/t 넘게... 꽤 높은 수치가 나온다.

왜 아이폰으로 음악을 틀 때 자기장이 높게 나오는 건가??
스피커의 원리랑 관계가 있나 생각했는데,

 혹시나하고 오디오에 전자파 측정기 대봤더니 전기장은 막 580V/m 씩 나오지만

자기장은 거의 측정 안나와서 오리무중에 빠짐.

 

앱 실행시킬 때 아이폰의 전자파는 이 정도

계속 변화하는 수치이긴 하지만, 전기장은 12 자기장은 0

 

 

의외로 놀란 게

아이폰 충전할 때 전기장 수치가 엄청 올라감

그냥 사용할때는 12V/m인데 충전할때는 343V/m

사용할때보단 충전할 때 전자파가 훨 많이 나오니
전자파 많이 신경쓰는 분들은 충전할 땐 폰 사용을 줄이는 걸로.

 

 

냉장고는 330V/m

물론 이 수치는 고정이 아니고 수시로 변화함.

 

 

전원 연결된 노트북 (켜지는 않음)의 전자파는 83V/m

 

 

그리고 노트북에 24인치 모니터를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모니터에 측정기를 대봤더니

전기장 389V/m 자기장 6.56μ/t

생각보다 엄청난 전자파를 내뿜어서 놀랐다.
오래된 모니터라 더 그런가 ㅠㅠ

 

다만

정부에서 정한

전기장 안전기준은 4,166V/m

자기장 안전기준은 83.3μ/t

라니까

위에서 엄청난 전자파를 내뿜었네 어쩌네 해도 안전기준보다 훨씬 낮아서 걱정할 필요 없는 수준.

(근데 우리나라 안전기준치가 문제있다!라는 주장도 있긴 함

일례로, 네덜란드는 4mG, 스위스는 10mG가 기준이라고 함

mG를 μ/t로 변환 시

네덜란드 기준으로는 0.4μ/t, 스위스 기준으로는 1μ/t가 넘으면 안된다니... 83.3μ/t인 우리나라랑 너무 차이나서 저게 가능한 수치이긴 한건가 싶어 좀더 찾아보니, 특정 상황에 국한된 기준이더라. 모든 분야에 저 기준이면 네덜란드에선 대부분의 가전제품 사용이 불가능할 듯ㅋ)

 

 

+글 쓴 이후에 추가

사진은 안찍었지만 공기청정기에 대보니깐 700V/m까지 치솟는 게

내가 테스트 해본 전자제품 중 가장 높은 전기장 수치가 나옴.

계속 수치가 뚜둥뚜둥 올라가서 꼭 드래곤볼 스카우터로 전투력 측정하는 기분이었음.

그리고 에어프라이어의 전기장은 350V/m인데 자기장은 35~70μ/t까지,

역대 최고치의 자기장이 나옴!!!!!!!!!!!!

이래서 에어프라이어 전자파 논란이 있었구나 ㅠ.ㅠ

다만, 한 50cm 정도만 떨어져도 전자파 수치는 급감했다.

그러니 에어프라이어 돌릴땐 가급적 옆에 가지 않는 걸로.

 

+하나 더. 그래서 오래된 동네들의 전선 지중화 작업은 언제 하나?

결국 다 돈 문제겠지만, 전자파 문제는 크게 없더라도 도시 미관을 해친다구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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