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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지누스 퀵스냅 프레임 후기, 가구 고르기, 바흐 작은 프렐류드(새해의 유일한 결심)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지누스 퀵스냅 프레임 후기, 가구 고르기, 바흐 작은 프렐류드(새해의 유일한 결심)

mooncake 2021. 1. 25. 16:00

지난 주 힘들게 구입한 스타벅스 플레이모빌. 1,2차 출시분은 여유있게 샀는데 3차는 못 구할 뻔 했다. 모 스타벅스 매장은 구매 대기자들의 분쟁으로 인해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이번주에 마지막 출시분 한개가 남았는데 못 구할까봐 긴장 타는 중.

 

난 한정판은 딱 질색이다. 한정판이면 의지가 더 활활 불타오른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 절대 아님. 안그래도 인생은 경쟁의 연속인데 왜 취미생활까지 빡세게 살아야 하나. 더불어 시장을 왜곡시키는 되팔이들 정말 마음에 안듬. 그거 되팔아서 얼마나 번다고... (하지만 매번 되팔이들이 극성인 걸 보면 꽤 벌리나봄;;;)

 


 

난생 처음으로 내 돈 주고 먼지털이개를 사봤는데 예뻐서 사진 찍어봄 ^^

원래 청소도구란 공기처럼 당연히 주변에 있는 거였는데, 새 집에 오고 난 후로는 어쩐 일인지 이것 저것 주섬주섬 사들이고 있다. 에 사실은 안하던 청소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어 장비빨이라도 세워보려는 그런 마음

 


 

지누스 퀵스냅 프레임 후기.

 

원래는 다른 회사의 원목 침대 프레임을 주문했었는데 무려 한달 동안 배송이 지연되어서 취소하고, 매트리스만 깔고 지내는 상황이 너무 불편하고 또 매트리스도 망가질까봐 걱정돼서 "당일 바로 발송된다"는 지누스 프레임을 급하게 주문했다. 디자인 면으로는 차라리 아래쪽의 지누스 트리샤 흰색 프레임이 내 취향이었는데, 프레임 밑에 수납 상자를 넣으려면 높은 편이 좋을 것 같아 퀵스냅으로 결정했다.

 

지누스 프레임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인 가구 배송과는 달리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이었고, 두번째로는 직접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말이 그렇지, 철제 프레임이 엄청나게 무거워서 왠만한 여자사람들은 도와주는 사람 없이 직접 조립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지누스 퀵스냅 프레임은 보다시피 디자인 면으로는 정말 투박하다. 흰색이면 나았을텐데 퀵스냅은 검정색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높이가 굉장히 높다. 프레임 높이가 35.5cm인데 25cm 정도 되는 원래 쓰던 매트리스를 올리니 총 높이가 60.5cm. 후기에 높다는 얘기가 많아서 감안하고 구입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높아서 당황. 미쿡 침대같다. 원래 쓰던 침대 프레임은 높이가 30cm 정도였지만, 프레임 안으로 매트리스가 일정 부분 매입되는 구조이다보니 매트리스를 얹은 후 침대의 총 높이는 50cm 정도였다. 하지만 지누스 퀵스냅 프레임은 매입되는 부분이 전혀 없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침대는 총 높이가 45~50cm 정도라고 하니, 본인 매트리스가 높은 편이라면 신중히 생각하시길. 높은 침대가 더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의 아니게 이십여일 넘게 매트리스만 깔고 지냈더니, 프레임 없이 매트리스만 깔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군, 안정감이 느껴지네!라고 생각한 탓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매트리스만 깔고 지내거나 혹은 저상형 침대를 사기에는 나의 관절 건강이 걱정되었다. 여튼 침대 시트를 편히 갈기 위해 침대를 한쪽 벽에 붙여놓지 않았는데, 프레임이 원래 쓰던 것보다 높다 보니 자다 떨어지면 많이 다칠 것 같아 긴장된다. 그리고 일부러 헤드가 없는 침대를 고른 건 가구의 존재감이 작기를 바란 의도였는데, 침대가 워낙 높다보니 별로 의미가 없다ㅎㅎ 또 짐을 수납하기 위해 높은 침대를 샀는데, 막상 침대 밑 수납상자를 사려고 하니 프레임에 딱 맞는 사이즈가 많지 않다는 것도 곤란한 점. 언더베드 수납박스로 검색하면 일반 침대 프레임용으로 나온 훨씬 더 낮은 크기의 제품이 대부분이라 일반적인 언더베드 수납상자들을 쓰려면 굳이 높은 프레임을 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지누스 퀵스냅 프레임은 이도 저도 아닌 선택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디자인만 보고 샀으면 외형이라도 마음에 들었을 것이고, 디자인보다 기능이 더 중요했다면 아예 수납형 침대 프레임이 나았을 것 같다. 하지만 서랍이 달린 수납형 침대 프레임들을 보면 왜 이렇게 마음이 답답해지는지;;;

 

그래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제품 자체는 만족스럽다. 가격도 저렴하고, 조립 방법도 단순해서 힘만 세다면 어렵지 않다. 오빠가 조립해줬는데 10분도 안걸려서 뚝딱. 어떤 후기에 보면 삐걱댄다거나 나무판과 철제 프레임이 연결되는 찍찍이에서 소리가 난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다. 매트리스 고정형이 아니라 걱정했는데 매트리스가 밀리는 느낌 역시 전혀 없다. 디자인이 투박한 대신 굉장히 튼튼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다만 눈에 잘 보이는 부위에 큰 스크래치가 있어서 그 점이 좀 아쉬웠는데, 혹시나 하고 고객센터에 문의드렸더니 해당 부품만 다시 발송해주셨다. AS 대응이 친절하고 신속해서 마음에 들었다.

 


복층 주택 상층에 살다보니 가구를 구입하는데 있어 제약사항이 있다. 현관이 있는 복층 하층까지만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내가 쓸 가구들은 실내 계단을 통과해서 한 층을 올라와야 하므로, 추가 배송비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고, 크거나 무거운 가구들은 아예 사다리차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가볍고 자체 조립이 가능한 가구로 자꾸 눈이 간다. 위에서 언급한 서랍이 달린 수납형 침대프레임을 포기한 이유 중엔 이것도 포함된다. 아무래도 수납형 침대 특성상 일반 프레임보다 훨씬 무겁다고 하니...  

 

가구는 부피가 크고 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매우 많다. 크기, 재질, 색상, 환경등급, 가격 등등. 근데 나는 거기에 계단의 존재를 추가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도 실내 계단이라 외부 계단보다 더 좁아, 사다리차 없이는 아예 이동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한번 사면 적어도 십년 이상 (뭐든 잘 못버리는 내 성향상, 사실은 그보다 더 오래) 쓸 가구인데 사다리차 비용이 아까워서 마음엔 좀 안들어도 배송이 편리한 가구를 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당장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좋은 나무로 만든 존재감 있는 가구 대신 상대적으로 가볍고 저렴한 가구들에게 자꾸 손이 간다. 지금도 내 거실에 책상으로 놓을 긴 테이블을 골라야 하는데 원목으로 만든 묵직하고 멋진 테이블을 사고 싶지만 최종 선택은 MDF재질에 약간의 조립이 필요한 테이블일 것 같다 -_- 집 짓는 동안 임시집에 산 거 외에는 태어나서 계속 복층 주택에 살았는데도 가구 배송 문제가 이렇게 머리 아플지 몰랐다. 흑흑...

 

 

올해 들어 새로 친 곡.

Zwölf kleine Präludien oder Übungen für Anfänger (초보자를 위한 12개의 작은 전주곡 또는 연습)

초등학생 때 치던 바흐 인벤션 악보집 뒤쪽에 실려 있는 곡이고, 제목처럼 길이가 짧아서 혼자 진도를 나가고 연습하기에 부담이 없다. 근데 "초보자"를 위한 작은 전주곡이라니 ㅠㅠ 물론 나처럼 오랫동안 피아노를 안친 사람도 초견이 가능할 정도로, 악보 자체는 쉽지만, 그래도 보통 체르니 40 들어가면서 바흐 인벤션 책을 시작하는데 (그 전에 쳐도 무리는 없겠지만) 바흐 기준의 초보자란 대체... 뭘까...? ㅠ.ㅠ

암튼 1번의 경우 악보 자체가 어렵진 않지만, 나에겐 Doppelt Cadence 부분이 상당히 까다롭다.

 

나는 새해 목표를 잘 세우지 않는 편인데 (어차피 지키지 않아서;;;) 올해 유일한 목표로써, 이 12개의 작은 전주곡을 다 치는 걸 목표로 삼았다. 프로 연주자 기준, 12곡을 다 쳐도 14~15분 내외일 정도로 아주 쉬운 목표다. 설마 이것도 안지키진... 않겠지.

 


그러니까 목표나 계획 말인데, 나는 참 최대한 게으르게 사는 인간이다. 겉으로 보기엔 별로 그렇지 않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일을 미루면서, 노는 분야 외에는 계획과 열정 없이 살아왔다. 머리속에 생각도 많고 해야 할일은 많은데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 이렇게 대충 살아도 될까? 가끔씩 불안감이 스멀스멀 들었지만 게으름이 불안감을 압도하곤 했는데 나처럼 게으른,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말하자면 대충 살면 인생도 대충 대충 흘러갑니댕... 대충 살아도 잘 풀리는 사람은 영화에나 나와요. 물론 현실에도 그런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 극극극소수라는 거죠. 물론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저 역시 어릴 때 이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대충 살아도 잘 풀리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없진 않았는데 살아보니 역시나(...)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한두번 찾아온 건 아닌데 (이 블로그에도 비슷한 얘기 여러번 썼을거다) 항상 그때뿐이었다. 왜 항상 후회의 시간은 짧고 게으름은 긴 것일까. 올해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일단 짐 정리라도 좀 시작하자.

 


간만에 따듯하면서 공기도 깨끗한, 기적같고 선물같은 날씨 :)

몇년간 겨울 날씨는 공기가 깨끗하면 겁나 춥거나, 좀 풀렸다싶으면 어마어마한 미세먼지 수치를 봐야했는데,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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