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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또사소한잡담

mooncake 2021. 11. 28. 23:30

게으름으로 인해 업데이트도 뜸하고 그마저도 재미 없는 잡담만 늘어놓고 있어 블로그의 정체성이 나날이 흐려지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 

위드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끝남에 따라 그간 원활하지 못했던 업무들을 해치우고, 못 만나던 사람들도 좀 만나고, 또 갑자기 보게 된 시험까지 있어서 바쁜 한달을 보냈다.

정신차려보니 11월 말.
나날이 확진자 수는 늘어가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그저 한숨만 나온다. 10월 초에 화이자 2차 접종을 하고 앓을때만 해도 11월 중 싱가폴과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다는 소식에 “오오 여행 재개가 멀지 않았어”라며 기뻐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연말 싱가폴 여행은 개뿔ㅠㅠ

이젠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나...? 코로나 19 이후 그 어느때보다 많은 여유 시간을 가졌지만 슬프게도 나는, 별로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물론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멘탈이 나간 탓이 제일 크고,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활동인 여행이 불가능해진 탓도 크지만, 여행이 아니더라도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많은 취미생활조차 원활하지 않았다. 고백하건대 영혼이 반쯤 죽은 좀비같은 2년을 보냈다. 

여전히 멘탈은 회복되지 않았고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떠날 수 없다. 언제 다시 예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여행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주제였고, 오로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 결혼도, 사회적 성공도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왜 이렇게 극단적이었냐면 첫째 내 체력이 그지같고, 둘째 여행생활자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행이 불가능해진 지금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지? 물론 이 고민은 꼭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여행이 예전만큼 절대적으로 즐겁지는 않아서" 기존에 세워둔 삶의 방향성이 더이상 맞지 않아 나름 고민이었으니깐.

 

모든 삶에 목표가 필요한 건 아니다. 모든 삶에 의미가 있을 필요도, 모두가 부지런하게 성취를 이뤄낼 필요도 없다. 마음 편히 한갓지게 살다가면 그걸로 됐지. 하지만 내가 나의 우울하고 무기력한 삶을 벗어나고 싶은 건 내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기 떄문이다. 목표를 정해놓고 아둥바둥 노력하며 사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그래서 지금 이렇게 살고 있;;;) 요즘은 차라리 그 편이 나아보인다. 삶이란 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 안 것 같다가도 늘 다시 전혀 모르겠다 싶은 상태가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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