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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자가진단키트, SF 영화 속에 살고 있는 듯한 나날, 신속항원검사

mooncake 2022. 2. 10. 23:00

회사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았다.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서 몸이 안좋거나, 주변 확진자가 발생하면 바로 검사하고 출근 여부를 결정하라는 용도다.

아니 근데 이거 꼭… SF영화 설정 같지 않나요ㅜㅜ

공상과학 소설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몇년전부터 여러번 했다. 시작은 최악 상태의 심각한 미세먼지가 며칠 내내 지속되었을 무렵이다. 내가 SF를 좋아하긴 하지만 왜 하필 디스토피아 버젼이냐며 우울해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싫어하긴 하지만) 미세먼지는 양반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도 못가고 이렇게 오래 집에 갇혀 살게 될 줄 누가 알았나. 한술 더떠 자가진단키트를 지니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고 말이다. 물론 코로나 종식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이 보이기도 하지만, 최근 급격해진 기후 변화로 인해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환경학자들이 빠르면 7년 안에, 늦어도 2050년엔 지구가 사람 살 땅이 못된다고 하니, 그 예측이 맞다면 디스토피아는 피할 수 없다. (물론 제발 노후 만큼은 곱게 보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 예측이 꼭 틀리길 바란다. 현재를 회상하며 그때, 쓸데 없이 이런 걱정도 했었지,라고 웃을 수 있다면.)

어제도 주변 직원이 확진되어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음성이지만 PCR검사 음성 때처럼 아주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도 회사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나눠줘서 가방에 넣고 다니니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다. 언젠가는 모두들 한번씩은 걸려야 코로나가 끝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늦게, 증상이 경미해진 다음에, 치료제의 효과가 더 개선되고 손쉽게 닿을 수 있을 때 걸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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