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시청 유림면 - 50년 전통 메밀국수집 본문
서울 시내 3대 메밀집 중 한 곳인 시청 인근의 유림면
평소에 몇대 맛집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아니 대체 그건 누가 정한거야?"라는 뾰족한 반응을 보이지만, 서울 시내 3대 메밀집 (광화문 미진, 남대문 송옥, 시청 유림면)은 워낙 유명하고 오래된 곳들이라 그런지, 뭐 그럴 수도 있겠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점심 시간에 시청 근처에서 볼 일이 있었는데, 오호, 그렇다면 일을 마치고 점심시간의 피크타임을 피해 유림면에 갔다가, 커피 앤 시가렛에서 커피 한잔 때리면 딱 좋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유림면 앞에 한시 반쯤 도착했는데,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건물 앞 대기인원은 없었으나 그래도 빈 자리 역시 없어서, 카운터 앞에서 약 5분 정도 기다린 후 자리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유림면은 선불이기 때문에 주문과 계산을 마치고 카운터 앞에서 자리 나기를 기다리며 가게 내부 사진을 한 장 찍었다가 계산해주시는 분 - 아마도 사장님? - 에게 매장 사진은 찍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긴 워낙 매장이 붐비고 사람으로 가득 차 있어서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게끔 사진을 찍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매장 사진은 없습니다. 흑흑.
메밀을 먹을까, 우동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어제는 날씨가 꽤 더웠기 때문에 메밀을 선택했다. 아마 오늘처럼 쌀쌀한 날씨였더라면 고민 할 필요도 없이 냄비국수를 먹었을 거다.
자리에 앉자마자 겨자와 파, 메밀간장, 그리고 단무지가 놓여졌고
곧이어 메밀국수 두판도 도착했다.
역사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낡은 테이블과 식기.
참고로 유림면의 2022년 4월 현재 가격은
메밀국수 9천원
비빔메일 1만원
냄비국수 9천원
비빔국수 9천원
온메밀 9천원이고
돌냄비는 겨울 한정 메뉴라서 현재는 메뉴판에서 지워져 있다.
(아직 여름은 아니지만) 역시 여름엔 모밀만한 것이 또 없지.
겨자와 파를 넣고 메밀 국수를 담가 먹는다. 메밀간장육수가 달달하다. 맛있다.
다만 오래오래 줄을 서서 먹을 만큼인지는 잘 모르겠다ㅎ 또 미슐랭에 계속 등재 될 만큼인지도?
송옥에 비해 유림면은 메밀 함량이 낮아 면이 좀 더 부드럽고 삼삼한 느낌이 있고, 또 간장육수의 맛도 좀 연한 편이다. 보통은 유림면보다는 메밀 함량이 더 높은 편의 질감을 더 좋아하고, 또 메밀 간장 역시 좀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맛을 좋아하기는 하지만ㅎ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일과 시간 중 볼 일을 마치고 시간대를 잘 맞춰 혼자 맛집에 들려 메밀국수를 후루룩 먹고 있으려니깐 마치 고독한 미식가나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에 나오는 칸타로가 된 기분이 들었다. 후훗.
올 겨울엔 잊지말고 다시 유림면에 들려서 "돌냄비"를 먹어야지 ㅎㅎ
'먹고 다닌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을지로3가 시그니처타워 지하 파스타집 성실한 부엌 (6) | 2022.05.06 |
---|---|
스타벅스 슈크림 가득 바움쿠헨, 에그 브리오슈 밀 박스 feat. 크로스마일 카드와 첼시님, 민튼 재스민 (4) | 2022.05.03 |
시청 유림면 - 50년 전통 메밀국수집 (14) | 2022.04.29 |
마포구 신수동 소저너 커피 Sojourner (8) | 2022.04.25 |
스타벅스 라자냐, 밀크푸딩, 시즌음료, 포멜로 플로우 그린티 (6) | 2022.04.21 |
훌리오 홍대점 - 멕시칸 맛집 : 엔칠라다와 치킨 화이타 (12) | 2022.04.18 |
-
空空(공공)
2022.04.29 17:09 신고
저 역시 어디 ~대 맛집 .이런 곳 믿지도 않고 찾지도 않습니다
맛 차이 별로 못 느끼는데 괜히 줄 서야 되고..ㅋ
- mooncake 2022.05.09 11:36 신고 ㅎㅎ네. 저도 맛집 줄 서는 거 싫어해요. 그래도 이렇게 나름 한적할 때 가니까 또 좋더라구요^^
- Babziprer(밥집러) 2022.04.29 20:04 신고 사진을 정말 예쁘게 잘 찍으셔서 메밀면이 더욱 맛있게 보이네요. ^^
- mooncake 2022.05.09 12:34 신고 감사합니다^^
- 더가까이 2022.04.30 15:32 신고 한국에 있을때 교회 앞 (중구 백병원 부근) 에 송옥 분점이 있어서 여름이면 메밀국수 흡입하곤 했던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없어졌나봐요 ㅠㅠ
-
mooncake
2022.05.09 12:34 신고
오 영락교회 다니셨군요^^
백병원 근처에도 송옥 분점이 있었는지 몰랐어요ㅠ 저는 예전에 가로수길 지점을 자주 갔습니다. -
esther
2022.05.02 19:49
유림면과 미진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 자리가 있을까? 망설였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그시절에도 다른곳 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누구랑 가도 맛있다고들…
사진도 정겹고 너무 좋아요~ -
mooncake
2022.05.09 12:33 신고
그쵸, 노포 특유의 정겨움이 있어요^^
광화문 미진도 안간지 오래지만 막연한 그리움같은 게 있는 가게이고요ㅎㅎ -
첼시
2022.05.04 19:04 신고
메밀판을 보니 정말 50년 세월이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래도 잘 간직해온 분위기가 있네요 ㅋㅋ
여름이면 생각나는 면 요리가 냉면, 콩국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메밀은 유달리 여름에 먹어야 더 제맛인 것 같아요.
슬슬 더워지는 날씨에 잘 어울리는 메뉴군요. :D - mooncake 2022.05.09 12:35 신고 예전 여름 방학 때 아침 수영 다녀와서 하루도 빠짐없이 메밀면을 먹었던 적이 있어요ㅋㅋ 그래서 저에겐 더욱더 메밀 = 여름 그 자체라는ㅎㅎ
- Normal One 2022.05.08 12:57 신고 앗, 여길 진작에 알았으면 정동길 갈 때 먹었을텐데....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근처에 가다가 타이밍 맞으면 먹어야겠어요! 특히 이제 더워지니까 타이밍이네요! ㅋㅋㅋㅋㅋ
-
mooncake
2022.05.09 12:36 신고
넵!! 노말원님 후기도 기다리겠습니다ㅎㅎ
혹시 콩국수 좋아하시면 진주회관도 아주 유명헤요. 들려보세요^^ - 아님말지머 2022.05.09 12:38 신고 회사 코앞에 있었어도 딱 한번 가보고 그게 바로 한정 메뉴였다는ㅎㅎ 맛집 가보면 천상의 맛까진 아니더라도 기본은 하는 것 같긴해
- mooncake 2022.05.09 12:46 신고 ㅋㅋㅋㅋ오래전에 시청역 앞에서 만났을 때 화사 앞에 맛집 없다고 했던 기억이 나. 우리 회사 앞에 맛집 없다고 하는 건 직장인 국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