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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아트센터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2022 M 소나타 시리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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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아트센터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2022 M 소나타 시리즈

mooncake 2022. 7. 25. 14:00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장기간의 리모델링을 한 후 첫 방문이라 기대가 컸지만 공연장 음향시설도, 운영도 엉망이었습니다. 티켓 부스 배치 인원 부족으로 예매 티켓 받는 줄이 건물 밖으로까지 이어져 있을 정도로 공연 시작 직전까지 로비는 아수라장이었구요. 첫 곡 끝나고 입장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걸로 봐서는 표 받느라 늦은 사람도 꽤 될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 티켓 부스 최초 배치 인원이야 부족할 수 있는데, 상황 봐서 인력 추가를 할 수는 없었던 걸까요. 물론 이 부분은 앞으로 마포아트센터 갈 일 있으면 다른 공연장 갈때보다 더 서둘러서 가는 걸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만,

정말 심각한 문제는

1부 내내 공연장에서 물이 끓을 때 나는 소리 내지는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 같은 기계 소음과 쿵쿵 울리는 진동음이 들려서 선우예권의 아름다운 연주에 집중을 할 수 없었어요. 이게 도대체 뭔가, 에어컨 관련 소음인가, 나는 왜 입장료까지 내고 이런 소음을 들으러 와있는 거지, 환불을 요청해야 되나 등등 머리속이 복잡했습니다. 제 짐작대로 에어컨 문제가 맞았는지 2부에서는 에어컨이 꺼진 듯 하고 다행히 소음도 사라졌는데요, 그나마 어제 비가 오고 날씨도 선선해서 괜찮았지 더운 날이었으면 어떻게 처리했으려나 싶더라구요.
* 1층에서 공연 관람하신 다른 분 후기를 봤더니 1층은 1부 시작 전 많이 더웠고 냉방을 요청하자 그러면 음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는군요. 그래서 대신 2층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던 건가? 그렇지만 2층에서도 항의가 있으니 2부에선 2층 에어컨도 껐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말 많은 공연장을 다녔는데요, 공연 내내 공연장 자체에서 나는 소음에 신경이 쓰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나 피아노 독주회라 더더욱 치명적이었다구요. 피아노 볼륨이 높아지는 몇몇 클라이맥스 부분을 빼고는 1부 공연 내내 소음이 너무 크게 들렸어요. 리모델링 할 땐 음향 시설에 가장 큰 공을 들였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공연장 소음 외에도 공연 도중 핸드폰 벨소리가 2번이나 울리고, 뭔가 자꾸 크게 떨어지는 소리가 여러번 들리고, 공연 내내 기침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제 옆자리 가족의 엄마는 아이에게 소근소근 말을 하지 않나(드뷔시의 달빛을 앵콜곡으로 연주해서 기쁜 마음은 알겠는데 그 좋은 곡 저도 집중해서 듣고 싶으니 공연 끝나고 얘기하심 안되냐구요) 옆자리 가족의 아빠는 앵콜곡이 길어지니 더이상은 참을 수 없다 싶었는지 자꾸 환하게 불을 키우고 핸드폰을 보셔서 대환장모드였습니다.

사실 제가 연주자라면 연주 중에 핸드폰이나 두번이나 울리면 딥빡쳐서 앵콜이고 뭐고 연주 안할 것 같은데, 선우예권의 성격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것인지, 아니면 정상급 연주자라 집중력과 멘탈이 뛰어난 것인지, 아님 원래 관중들에게 큰 기대가 없는건지 ㅎㅎ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무려 앵콜곡을 네 곡이나 연주하더라구요. 와우!

무려 슈만 헌정 - 드뷔시 달빛 - 스트라우스 모르겐 - 슈베르트 리타나이로 이어지는 대단한 여정이었어요.

사실 본 공연 이야기를 먼저 하고 앵콜곡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마포아트센터의 최악인 음향 시설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흥분해서 그만ㅜ.ㅜ 근데 앵콜곡 얘기 나온 김에 좀 다른 얘기를 하자면, 예전에 네덜란드 여행을 갔을 때 여러번의 공연을 봤는데 모든 연주회가 앵콜곡 연주는 전혀 없더라구요? 반면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에서 앵콜 곡을 연주하죠ㅋ 그리고 네덜란드는 모든 공연에서 모든 관객이 기립박수 치는 것도 인상적. 반대로 우리나라는 기립박수를 많이 못봤어요. 기립박수 하고 싶어도 약간 뻘쭘해서 못할 정도니깐ㅋ 아무튼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 공연 문화가 자리잡은 것도 재밌습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원래 선우예권은 평소에 크게 관심있는 피아니스트는 아니었는데요, 공연 레퍼토리가 너무 좋아서 (스트라우스와 레스피기라니 +_+) 안 갈 수가 없더라구요.

 

선우예권의 섬세한 연주, 그리고 일반적으로 공연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선곡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온전히 연주를 감상할 수 없도록 했던 1부의 그 이상한 소음들이 새삼 원망스러워집니다. 정말 아름다운 연주였거든요...
앞으로 또 얼마나 다양한 레퍼토리를 발굴해서 들려줄지 정말 기대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



 

 

 

연주 자체에 대해서 더 길게 글을 써야 하는데 공연장 음향 시설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다보니 기력 소진. 마포아트센터 쪽에 항의를 해야 하는 건가? 근데 귀찮다...ㅠ.ㅠ 10월에 백건우 공연도 예약해뒀는데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그때는 에어컨 트는 계절이 아니니 괜찮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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