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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

mooncake 2022. 9. 22. 21:00

광화문 현악사. 악보도 사고 송진도 사고 첼로활 털 교체도 하고… 오래전 열심히 드나들었던 가게.

이 곳을 지날때마다 여러가지 감회가 교차하는데, 가장 큰 감정은 어린 시절의 행복하고 빛났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물론 약간의 과거 왜곡과 미화는 있음ㅋㅋ) 비루한 어른이 된 현재의 모습이 슬퍼지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 줄 몰랐는데, 뭐 그런 심정.


https://youtu.be/Wcgd1oCbW4g


어릴때 치던 모차르트나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를 우연히 들을때도 비슷한 감정이 몰려온다.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순간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서 강렬한 그리움과 함께 슬픔이 느껴진다. 그때만 해도 내 인생은 밝은 햇살이 환하게 빛나는 꽃길일 줄 알았지 뭐야.

왜 이렇게 (새삼스럽게) 땅굴을 파고 있나. 그건 하려던 일이 잘 안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 블로그도 뜸했을 정도인데 결국 장렬하게 망했다ㅋㅋ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기라도 했나 그리고 나의 나쁜 습관은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간 있었던 안좋은 일들을 전부 꺼내와서, 봐봐 내 인생은 엉망이야! 나쁜 일 투성이라고!라며 비탄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안 우울할리가 있나.



그런 단점을 알아서 왠만하면 진정하려고, 상황을 분리해서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이번 일은 결과적으로 두번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라 타격이 좀 크다. 누군가 의도한 뒷통수는 아닌데 상황이 그렇게 됐다. 그니까 그 상황 말이다. 왜 이렇게 자꾸 꼬이기만 하냐구.

그래도 어제까지만 해도 아주 비통했는데 오늘은 좀 기운을 차리려는 중이다. (그치만 내일은 더 깊은 굴을 팔수도 있고ㅋㅋ) 근데 정말이지 좋은 날은 언제 오죠? ㅜㅜ
물론 지난 몇년간 큼직하게 안좋은 일 투성이었지만, 찾아보면 작은 좋은 일들이 한개도 없다고 할 순 없겠죠. 투덜거리다보면 한도 끝도 없으니 작은 좋은 일들에 집중해서 살아가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그래서 어제 오늘의 좋은 일을 찾아봄. 어제 들었던 고음악 공연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위로를 전해준 몇몇 동료와 선배님들 (그런데 늘 의외인 것은 이럴때마다 생각치 못한 사람이 큰 위로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위로해주리라 생각했던 사람이 별 반응이 없기도ㅋ 원래 인생은 다 혼자야)



오늘 운좋게 사먹은 홍옥.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 품종인데 요즘은 쉽게 구하기 어렵다. 나오는 기간이 1주일이니. 내 머리 속의 홍옥보단 덜 빨갛고 알은 좀 더 굵어서 홍옥이 맞는지 의심하며 사왔는데 먹어보니 새콤달콤 홍옥이 맞았다 :) 홍옥은 낙과가 많고 저장성이 떨어져 부사 같은 대세 품종에 비해 상품성이 좋지 않다고. 내가 농부라도 당연히 효율이 좋은 품종을 주로 재배하긴 하겠지만… 단맛 위주의 사과만 시장에 유통되니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나에겐 아쉬운 일이다.

오늘 집에 도착해 있었던 수경재배 식물들.
레드 아리스토 안서리움, 스노우 사파이어, 형광 스킨답서스


후배에게 선물 받은 스누피 찻잔! 이것두 오늘 도착했다. 너무 귀여워!!


마지막으로, 글의 마무리 분위기와는 안맞지만 어차피 일상잡담글이니깐, 아오 원달러 환율 정말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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