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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효율적인 동선. 서울로 치자면, 서울역에서 밥 먹고 북촌의 백인제 가옥을 보러갔다가 가로수길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한남동에 쇼핑하러 간 듯한 그런 미친 하루인 것이다. 가고 싶은 곳들이 다 떨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여행 그 자체보다도 - 어디 갈지 고민하며 검색하기 - 사진 지우고 용량 확보하기 - 이동하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쓴 것 같은 여행이다 아니 근데 요즘 여행 계속 그랬잖아 힛아침으로 당고를 먹고 갓파바시에서 그릇을 산 뒤 호텔방에 넣어두고, 도쿄역 Cafe 1894에 가서 점심을 먹고, 미츠비시 1호관과 세카이도 분코 뮤지엄 앞에 가서 망설이다가, 다이칸야마의 구 아사쿠라가 저택에 가서 늦은 단풍을 감상했다. 그 다음 신주쿠로 이동해서 재즈킷사 Dug에 갔다가 아키하..
카페 바흐에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일본 커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 깊은 카페라는 것도 방문한 이후에서야 알았다. 발단은, 아침에 시바 공원에 가기 위해서 호텔에서 나왔는데 순간 긴자선 입구만 보이고, 아사쿠사선 아사쿠사역 입구가 어디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정말 말이 안되는데, 왜냐면 난 아사쿠사에 정말 많이 왔고, 마지막으로 도쿄에 왔을때도 아사쿠사에서 묵었고, 심지어 전날 공항 철도에서 내려서도 아사쿠사선 출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아마 잠 설침 + 잠 덜깸 + 이른 아침부터 이미 아사쿠사를 점령한 인파에 혼이 나간 탓이었으리라... 그래서 흥칫뿡하고는 막 발걸음 닫는대로 걷다가 구글맵을 들여다보았더니, 내 위치에서 18분 정도 걸리는 '카페 바흐'라는 곳이 눈에 들..
도쿄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에 다녀왔다. 상설전시A는 400엔, 상설전시A+B는 700엔, 기획전까지 보려면 1,000엔인데 400엔짜리를 택하자 직원분이 거기는 레플리카 위주의 전시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라고 답했는데, 진짜 시간이 없는 탓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봐도 모릅니댜(…) 미술관에서 허접한 복제품을 걸어놓을리도 없고 말입니다. 많은 양의 전시를 한번에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전날 갔던 네즈 미술관이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정도의 규모가 나에게 딱인 것 같다. 호쿠사이는 워낙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른 바 “왜색”, 일본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던 탓이 큰 것 같다. (너 맨날 ..
텐노지에서 나와, 이번엔 닛포리역 기준, 텐노지 반대방향에 위치한 아사쿠라 조소관을 찾아 갔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여럿 있는 아사쿠라 조소관으로 가는 골목. 귀여운 생선 접시 : ) 딱히 살 생각은 없어도,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빈티지 그릇들 빛을 받아 황홀하게 반짝이던 유리 제품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을 지나 아사쿠라 조소관 도착. 입구에서 보면 서양식 건물인데, 안쪽으로는 일본 전통가옥과 붙어 있는 형태다. 아사쿠라 조소관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 사진은 없다. 아사쿠라 조소관의 내부사진촬영 금지 정책은 강박관념이 느껴질 정도. 내가 카메라를 매고 들어가자 직원분이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때 내가 갖고 있던 가방은 납작하고 작은 크로스백이었기 때문에,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