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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어제 병원에 다녀오다가 꽃을 샀다. 바깥에 진열된 꽃들이 예뻐서 잠시 바라봤는데, 꽃집 사장님이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영업하시는 바람에 얼결에 카네이션을 샀다. 1대에 2천원, 총 6천원. 내 손으로 집에 놓을 꽃을 사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고등학교 때 학교 앞에 가끔씩 오던 꽃트럭에서 안개꽃이나 노란 프리지아를 산 게 마지막이지 싶다. 꽃은 정말 예쁘지만, 꽃이 시드는 게 싫고, 시든 꽃을 버리는 것도 싫어서, 꽃 선물을 받을때마다 즐거움과 난감함이 교차하곤 한다. 남자친구에게 받은 꽃다발 버리기 싫어서 여기저기 달아놓고 말렸다가 벌레가 번식했을 때의 충격이란. 예전에, 아마도 거의 10년 전쯤에, 누군가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꽃을 사다가 호텔방에 꽃아놓는 거라는 글을 읽고 ..
(1) 진단 3월 4일 금요일 오전 즈음부터 목이 아프기 시작.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해서 목이 아픈 줄 알았다 ㅠ.ㅠ 2월에도 목이 아프고 열이 나서 코로나인 줄 알았다가 아니였던 적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금요일 저녁부터 열과 함께 심한 두통이 시작되었고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먹고 일찍 누웠지만 밤새 아파서 잠을 설치고 다음날 아침에 체온을 측정했더니 39.5도. 자가진단키트를 해봤더니 희미하게 두 줄이 비친다. SHIT. 토요일이라 선별검사소가 많지 않고,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 2시간씩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이때만 해도 병원 신속항원검사는 확진 인정이 되지 않고, 꼭 PCR검사를 받아야 하던 때였다. 고열의 상태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일단 ..
2021.10.5. 오전 10시 30분경 2차 접종. 아무런 느낌이 없었던 1차 때와 달리 주사가 따끔하니 아팠고, 주사를 맞은 직후부터 팔의 통증이 시작됐다. - 1차 때보다 팔이 훨씬 훨씬 훨씬 더 아팠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짧은 도중에도 한 걸음 걸음 내딛을 때마다 몸의 진동에 의해 팔이 욱신거릴 정도였으니. 1차는 접종 부위(팔)보다는 어깨랑 등이 더 아팠는데 이번엔 접종 부위가 너무 아프다 ㅠㅠ 결국 팔과 어깨의 통증은 접종 7일차인 오늘까지도 지속 중. - 접종 부위에 10cm가 넘는 발적이 생기고 발열이 심하다고 하자 보건소에서는 병원 진료를 권했지만, 병원에 가도 진통제, 소염제 정도만 처방하지 싶어 가지 않았다. 옷 챙겨 입고 병원까지 갈 기력도 없었고. 다행히 발적은 4일째..
토요일 오후, 넷플릭스로 “부인은, 취급주의”를 보고 있는데 회사에서 긴급 연락이 왔다.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바로 검사를 받으라는 거였다. 다행히 집근처 임시선별진료소는 토요일도 오후 늦게까지 운영을 해서, 멀리 가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집에서 진료소까지는 공원길을 따라 도보 약 10분, 오늘도 꽃이 가득 피어 있어서 검사 받으러 가는 김에 꽃구경을 했다. 근데 공원이랑 공원 주변 카페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코로나 끝난 줄. 여름 내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같은 건물 내 확진자가 여러번 나왔고 회사 관련 코로나 검사도 벌써 세번째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확진자가 바로 옆 부서 직원이라 자리가 상당히 가깝다. 게다가 이번주는 평소보다 출근도 많이 했고 매일 야근 하느라 사무실에서 보낸 ..
2021.8.30. 오전 10시 화이자 1차 접종. - 접종 후 대기 시간 마치고 건물 밖으로 걸어 나왔는데 숨을 들이쉴 때 가슴에서 찌릿하는 통증이 느껴졌다. 숨을 쉴때마다 마치 기관지염 오래 앓고난 후의 뻐근함이 느껴져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1시간여 뒤 해당 증상은 없어졌다. (혹시 계속 아플까봐 집에 바로 안들어가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이상증상이 있으면 바로 접종센터에 문의하려고;;) - 접종 후 약 2시간이 지나자 체온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37.5도 정도라서 타이레놀은 안먹었다. 오늘 아침 체온이 37.1도로 측정돼서 이렇게 지나가나보다 했는데 곧바로 다시 열이 올라서 이틀째인 오늘 저녁까지도 37.5도 유지 중. 미열이라 많이 힘들진 않지만 나른하고 어지럽고 약한 두통이 있다. - 어깨..
얼마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재택근무 중이었는데, 회사 건물 다른 층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며 바로 검사를 받으러 가라 했다. 가장 가까운 선별진료소는 집 근처 공원길을 따라 도보 약 10분거리. 가벼운 마음으로 검사를 받으러 갔다. 코로나19 검사가 끔찍하게 괴롭다는 사람은 살면서 이비인후과 갈 일이 별로 없었던 사람임이 틀림없다. 이비인후과 가면 이 정도 쑤셔지는 건 일도 아니잖아요... 더운 날씨, 실외에서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분들을 보니 참 안쓰럽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오후 5시 가까운 시간에 검사를 받았는데, 다음날 아침 9시에 카톡으로 결과가 나왔다. 와!!! 속도 봐라! 진짜 우리나라 너무 대단함!! 검사결과는 당연히 음성이었지만, 이틀 뒤 밤에 ..
(*블로그에 꾸준히 들려주시는 분들껜 이미 아는 얘기를 반복해서 죄송합니다.) 작년에 대량의 짐을 정리하기 위해 휴직까지 내고 약 3개월 동안 물건을 버렸다. 원래 그 전에도 물건 정리 중이긴 했는데 워낙 물건을 못버리는 성미에다 정리할 물건이 너무 많아 휴직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미니멀리즘 관련 책이나 카페 글을 보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삶이 바뀌었다는 간증(ㅋㅋ) 사례가 매우 매우 많은데 내 경우, 그렇게 많은 물건을 버렸는데도 삶이 달라지지 않았고 딱히 좋은 일이 생기지도 않았다. 흥칫뿡! (오히려, 일이 더 안풀리고 있는 느낌이다ㅜ.ㅜ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안다지만...) 물론 물건 좀 내다버린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삶이 바뀔 거라는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였다. 문득 떠올려보니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