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내 평생 최대 난제 본문
그렇다.
8월에 아파서 오사카를 못간거라든지 이번달 헬싱키 여행에 대한 고민도 어찌 보면 내 건강이나 외부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이 제일 문제인 거였다.
ㅠㅠㅠㅠ
근데 내 마음이 문제라는 걸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고민은 계속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나 스톡홀름이나 리가를 끼워넣고 싶지만 그러면 비행기도 한번 더 타야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버스도 타야하구 아 진짜 어뜩해야 하지????
그나마 저 세 도시들 중에선 "라트비아 리가"가 제일 덜 고생하는 루트이긴 한데
그래도 헬싱키에서 리가에 갈땐 비행기를 타야하고, 리가에서 탈린 갈땐 다시 4시간 넘게 버스를 타야하는......;;;
일정이 하루만 더 길어도 고민없이 리가에 들렸다 갈텐데 6박 8일은 너무 짧다... ㅠㅠㅠㅠ
아님 애초에 헬싱키 in 리가 out 으로 예약했더라면 비행기를 안타도 되니깐 참 좋았을텐데 왜 난 탈린 out 으로 예약한걸까...
아니 그냥 이런 거 다 됐고ㅋ 불과 몇달전 이탈리아에서 아파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걍 헬싱키 4박 탈린 2박으로 가는 게 맞는데 -0- 내가 이렇게 미련곰퉁이다.
* 늘 하는 말이지만 사람이 체력, 돈, 시간 중에 적어도 한개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난 세개 다 없냐는...
근데 셋다 없긴 하지만 굳이 따져보면 체력 < 시간 < 돈 순으로 부족한 사람이라... 부족한 체력을 시간과 돈으로 메꾸며 여행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함.
* 최소 1년 이상, 보통 3~4년씩 장기 여행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여행의 설레임 같은 초기 한두달에나 있구 그 다음부터는 여행이 그냥 일상 생활이 된다고...
여행도 그냥 생활이구나...라고 느끼게 된다고 하시는데 한때 진지하게 여행생활자를 꿈꿨던 자로서는 매우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슬픈 얘기다.
* 여행을 가기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한 조건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회사에서 눈치보지 않고 휴가낼 수 있고, 여비에 쓸 돈도 넉넉히 있고, 내 발목을 붙잡는 각종 집안일도 없고, 마음에 걸리는 사람도 없고, 체력도 좋고, 내가 가고 싶은 장소가 여행 가기 위한 적기이고 등등등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없다. 물론 극소수의 사람들에겐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이고,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평생 불가능한 이야기다. 모두들 몇가지는 마음에 걸리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행을 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찍히든 내 집 마련의 꿈을 미루든 애인한테 미안하든 각자 감수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내 회사 동기들 중에는 유럽을 적어도 2주는 가야지 어떻게 비행기값 아깝게 1주만 가냐면서 5년째 안가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그러면서 늘 여행 못가서 아쉽다고 하면 정말 뭐라 해줄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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