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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버리기] 중고물품 수거업체 주마에 대한 소심한 불평

mooncake 2019. 9. 8. 14:00

중고물품, 특히 안입는 옷들을 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름다운 가게나 굿윌스토어 등에 기증하는 걸테다. 작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도 되고,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돈을 생각하면 일일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에 파는 방법도 있겠지만, 워낙 정리할 짐이 많아 그렇게까지 할 여력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아름다운 가게에 수거를 신청하려면 적어도 10일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점. 기왕 힘들게 버릴 물건을 추려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치우고 싶었던 나에게 10일씩이나 기다릴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2일 안에 수거신청이 가능한 중고나라 주마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5월부터 지금까지 중고나라 주마를 통해 정리한 옷, 가방, 신발은 약 160kg이다. 물론 종이류나 소형가전, 비철제품도 상당히 많은 양을 내놓았다. 중고나라 주마에 대해서는 예전에 첫 이용 후 후기를 한번 쓴 적이 있다. 예약이 간편하고, 수거 기사님이 친절하셔서 상당히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지만 사실 그때 글에 쓰지 않은 조금 짜증나는 일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 짜증나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는 것이다.

중고나라 주마를 통해 수거일을 예약하고 나면 수거일 하루 전 오후 2시 경에 "방문시간"을 통보해준다. 중고나라 주마를 통해 처음 수거를 신청한 때도, 익일 오후 1시~2시 사이에 방문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고 그 시간을 피해 오전 일정을 잡았는데, 문제는 방문 전날 밤늦게 수거기사님이 연락을 하여 내가 통보받은 것보다 1시간 이상 일찍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1시간 일찍 오시는 건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불가능하다, 차라리 더 늦게 오시는 건 가능하다고 했더니 내 예약시간 직전 고객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해서 시간이 붕 뜨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나? 방문기사님이 하도 간곡하게 부탁하길래 나도 힘들게 내 일정을 바꿔 방문기사님이 요청한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는

6번의 방문 내내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매번 내 앞의 고객이 6번 연속 "갑자기 전날" 예약을 취소할 수가 있나?

매번 수거 전날 밤 9~10시에 연락해서 다음날 정해진 시간보다 1시간 먼저 방문하겠다고 하고, 나도 시간이 가능할 때는 응했지만, 불가능할 때엔 안된다고 하면 그럼 30분 일찍은 안되냐, 조금이라도 일찍은 안되냐며 계속 문자를 보내 사람을 들들 볶으니 너무 불편했다. (결국은 어떻게든 방문기사님이 원하시는 시간에 수거를 해가셨다. 이럴거면 주마에서 전날 시간을 정해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지만 이걸 주마 고객센터에 항의하기도 어려운 게 나는 앞으로도 몇번은 더 주마 수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방문 기사님이 내 이름 내 연락처 내 주소를 다 아니까 후환도 조금은 두려웠다. 또 방문시간으로 괴롭히시기는 하지만, 막상 방문하시면 엄청 친절하고 수거도 신속하게 진행하시기 때문에 불이익 받는 일은 없으셨으면 좋겠기도 하겠고. 그간의 패턴을 보아하건데 내 추측이지만, 우리동네에 방문하는 기사님은 주마 본사에서 정해주는 시간보다 전체 수거 일정을 더 빨리 진행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본사와 수거기사님이 잘 조율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주마 고객센터도 그리 믿음직하지 못한 게, 주마 홈페이지에 수거 가능 물품 종류와 금액에 대한 오류가 있어서 문의했더니, "그걸 어디서 봤냐며 증거를 대라는 식으로" 따지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홈페이지에 A라고 나와있는데 기사님은 B라고 하시네요. 뭐가 맞나요?" 라고 질문을 하면 본인들 사이트를 직접 확인해보고 사이트에 오류가 있었다,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하거나, 설혹 본인들이 찾기 어렵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어디에서 보셨냐고 물어보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게 아닌지... 

아무튼 중고수거업체를 여러차례 이용하게 된 것도 다 내가 과소비한 탓 + 진작 짐을 안버리고 쌓아놓고 산 탓이니 뭐 누굴 탓하겠나. 이번 기회에 싹 정리해버리고 앞으로는 중고수거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물건 정리하는 일이 없도록 살겠다고 새삼 다짐 중이다. 물건 사는 건 쉬운데 물건 처분하는 건 정말 피곤하고 귀찮다. 그렇다고 그냥 싹 다 쓸어다 쓰레기로 버리자니 환경을 망치는 일 같아 죄책감이 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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