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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 벼룩시장 살레야 마켓 Marché Aux Fleurs Cours Saleya (스압주의)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7.10 Italy, Swiss & France

니스 벼룩시장 살레야 마켓 Marché Aux Fleurs Cours Saleya (스압주의)

mooncake 2020. 11. 1. 21:30

이번 프랑스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참 심란해졌다.

2017년 니스 여행을 갔을 때도, 2016년의 테러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군 병력이 깔려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또 이런 끔찍한 일이...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IS 테러 위협이 고조된 이후 유럽 여행을 가면 대성당 등지에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 건 흔한 풍경이었지만, 니스는 워낙 큰 테러가 있어서 그랬는지 작은 골목 안쪽까지도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특히 벼룩시장에도 중무장한 군인분들이 많아서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죄 짓고 살진 않는데도 이런 분들 보면 괜히 좀 긴장됨;;

 

살레야 마켓에서 바다는 아주 가깝다. 건물 두개 정도만 통과하면 바로 바닷가.

 

니스 바닷가는 천국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기 때문에 일년여전에 이 곳에서 그렇게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니스 살레야 마켓은 원래 꽃시장인데 매주 월요일에만 앤틱 & 빈티지 벼룩 시장이 열린다. 

 

mooncake.tistory.com/2066

 

이탈리아의 국경도시 벤티밀리아Ventimiglia에서 보낸 한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프랑스 니스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Thello 열차를 타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니스까지는 약 4시간 50분이 걸린다. 2년전 가을 밀라노에서 니스로 향할때도 응당 Thello 열차

mooncake.tistory.com

예전에 벤티밀리아 글에서 쓴 것처럼 기차가 연착되어서, 벼룩시장이 끝나는 시간이 되어서야 벼룩시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하고 와봤더니 역시나 파장 분위기. 이미 접고 떠난 가게도 많고, 남아 있는 가게들도 짐 정리 중. 님이여 그 짐을 싸지 마오 ㅠ.ㅠ

 

 

마음이 아주 아주 급해졌다.

구경도 해야지, 뭔가 한개라도 건지고 싶지, 점점 문 닫는 가게는 늘어나지. 그리고 이렇게 마음이 급하면 눈에 보이는 게 더 없다ㅠ 그 와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가격을 물어봤더니 가격이 너무 비싸다. 마음이 점점 더 조급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득템을 하긴 했다. 그것도 공짜로. 

저 사진 속에 있는 화이트+네이비 조합의 헝가리 졸나이Zsolnay 크리머.

 

원래는 4유로인가 5유로 정도 했던 것 같은데 포장하기 전에 그릇 위 아래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한번 훑어 보시더만 흠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다. "앗! 그러면 깍아주세요^^" 라고 했더니 그분이 "아니 공짜로 줄께요^^" 라고 하셔서 공짜로 얻어왔다는 훈훈한 사연! 공짜로 주시는 건데도 신문지로 여러겹 단단하게 포장도 해주셨다. 내 입장에선 아랫 굽에 좀 큰 칩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실사용 할 건 아니라 큰 상관은 없었다. 벼룩시장에서 이렇게 꼼꼼히 체크하는 판매자도 처음이었고, 내가 못알아챘으니 그냥 팔거나 아님 내 말마따나 1~2유로 깍아서 팔았어도 되는데 공짜로 안겨주다니 대인배셨음ㅎㅎ 

 

기차 연착으로 벼룩시장에 늦게 도착해서 너무 아쉬웠고 니스 여행 내내 미묘한 인종차별 탓에 기분이 좀 별로였는데 그래도 이 분 덕에 그런 쎄한 기분이 많이 상쇄되었음. 생각해보면 4~5유로는 정말 작은 돈인데, 그 작은 돈 덕분에 내가 당시에 큰 행복을 느끼고 아직까지도 고마워하고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다. 타인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이나 관대함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각박한 현실을 살다보면 실천이 잘 안된다는 게 아쉬울 따름. 

 

여기서부터는 살레야 마켓 벼룩시장에서 상인들에게 구박받으며 찍어온 앤틱 & 빈티지를 같이 구경하시지요. 보통 사진 찍지 말라고 눈치 주는 정도가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어떤 상인에게 대놓고 욕도 먹었음 ㅠ.ㅠ 

물론 그들 입장도 이해가 감. 왜냐면 사진 찍는 사람들은 대개 물건을 안사고 사진만 찍어서, 매출엔 도움이 안되고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도 보통 눈치 보면서 멀찍이서 찍거나 아님 물건을 구입하게 된 가게의 사진만 열심히 찍는 편인데, 니스 벼룩시장 같은 경우는 시간이 워낙 촉박했기 때문에 나중에 사진이라도 보고 싶어서 사진을 좀 많이 찍긴 했음;;;

참 이상한 일인데 현장에선 눈에 안들어왔던 물건들이 나중에 사진 보고서야 아 이거 이뻤는데, 앗 이것두! 하는 경우가 참 많음. 워낙 물건이 많구 마음은 급해서 그런 것 같다. 니스 벼룩시장만큼 촉박한 일정으로 가지는 않지만 여행 중 하루 전체를 벼룩시장에 할애하지는 못하고 항상 다음 일정이 있다보니까 늘 마음이 급함. 휴직하고 느긋하게 여행을 다니면 벼룩시장에 2~3일은 달라붙어 있을 생각이었는데, 언제쯤 가능할지.

바닥에 깔아놓은 물건들은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파서 오래 보기가 어렵다. 득템도 건강해야 할 수 있음 ㅎㅎ

 

살레야 마켓 주변엔 식당도 많음.

표지판에 니스식 크레페인 소까Socca가 써있는 걸 보니깐 못 먹고 온게 새삼 아쉬움

남프랑스에 갔으면 Pastis도 한잔은 마시고 왔어야 하는데... 나 뭐했니?;;

이건 울나라에서 많이 보던 애가 떡하니 앉아 있어서 찍었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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