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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상잡담 - 듀스 바이닐, 비타민D, 배롱나무, 도서관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또 일상잡담 - 듀스 바이닐, 비타민D, 배롱나무, 도서관

mooncake 2021. 7. 30. 22:30

듀스 여름안에서 7인치 바이닐, 결국 못 샀다.

7.26 월요일 공홈 구매 실패 후 오늘 다른 바이닐샵에 물량이 풀린다기에 점심식사도 미뤄가며 대기 탔지만 또 실패. 아무튼간에 내가 늘 말하지만 한국인들하고 경쟁하는 게 제일 힘들다. 이 티켓팅의 민족같으니 ㅋㅋ 나도 손 빠른데 결국 못 산 건 우리회사 외부망 속도가 느린 탓이라고 우겨본다. (사실 집 인터넷도 딱히 빠르지 않다. 망할 스카이라이프)

사고 싶은 음반 구하는데 10초컷, 20초컷은 너무 심하지 않나. 요즘 우리나라 LP판은 너무 과열되어 있어서 평소엔 잘 쳐다보지도 않는다. 경쟁이 싫다. 다음번엔 차라리 선주문 받아서 판매해줬음 좋겠다. 이렇게 심장 쪼여가며 대기타다 허무해지느니 돈 미리 내고 평온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해주시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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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비타민D+칼슘영양제를 먹고 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하면서 비타민D 수치도 많이 낮다며 같이 넣어주셨다. 원래 비타민D 부족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비타민D 부족이 아닌가. 하지만 꼭 먹어야 하는 약봉지에 비타민D와 칼슘영양제가 같이 들어있으면 따로 챙겨먹지 않아도 되고, 그냥 사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니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비타민D랑 칼슘을 꾸준히 먹어보니 놀랍게도 눈에 띄는 체감효과가 있다. 너무 개인적인거라 그 부분까진 여기서 못쓰겠지만, 여튼, 건강검진 결과에 비타민D 부족이라고 나오는 분들은 한번 드셔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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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배롱나무에 꽃이 피었다. 엄마에게 말하니 벌써 일주일은 되었다고 한다.
새로 지은 집의 새 나무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집을 헐고 다시 짓는 과정에서 원래 있던 나무들을 전부 베어버렸기 때문에 엄청 상처를 받았고 그 이후로는 더이상 나무에 관심을 쏟고 싶지 않아졌다. (*건축사님이 두 그루 정도는 공사 중 구석에 옮겨 심어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기에 긴 고민 끝에 두 그루를 골랐는데 시공사에서 그 녀석들마져 전부 베어버린 게 아닌가...... 충격이 컸다.)

우리나라 공사란 게 죄다 이런 식이다. 무조건 효율만 중시하기 때문에, 공사 중 나무를 옮겨 심어 보존하는 노력 따위 하지 않는다. 할 생각도 없다. 그냥 싹 다 베어버린 후, 새 나무를 심어주고 자 됐지? 이런 식이다. 이런 불도저같은 방식으로 우리나라가 유례없는 엄청난 속도의 외형적 성장을 이뤘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지금이 격동의 70년대도 아니고 이젠 나름 살만하지 않은가? 이젠 좀 달라질 수는 없는 건가?

그런 사유로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 사이, 어찌어찌 힘들게 꽃을 피워낸 배롱나무가 짠하다. 한겨울에 옮겨 심어져 많이 힘들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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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있는 독특한 국경들 (msn.com)

전세계에 있는 독특한 국경들

국경은 나라를 나누는 구역 및 표시이며 여권 검사 및 세관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숲, 다리, 폭포 및 강을 국경으로 하는 나라들은 어디일까? 사진을 통해 전세계에 있는 독특한 국

www.msn.com

전세계의 독특한 국경들. 이걸 보니 또!! 여행 가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샘솟는다. 나에게 여행이란 새로운 동네를 탐험하는 것, 새로운 풍경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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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작년엔 도서관이 거의 문을 닫고 있다시피 했고 (우리동네 도서관이 다른 공공 도서관보다 유독 더;;) 다시 문을 연 후에도 개관 시간을 자꾸만 바꿔 헛걸음도 여러번 했다.

책을 아주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었다. 비록 중고등학생 시절 교과 공부는 등한시했어도;;; 기본적으로 배우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편식이 좀 심해서 문제지. 그래서 내가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듣는 대학교 때는, 공부가 꽤 재밌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에게서 오랜 기간 갈고 닦아온 지식의 정수(??)를 받아먹는 게 좋았다. 안타깝게도 대학원에 가서는 전공이 재미없어졌지만 ㅜ

언어를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그 언어를 써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거나, 아님 학원이라도 꼬박 나가야 한다. 포르투갈어나 독일어나 다 좋아해서 배웠고 수업도 재밌었는데 학원에서만 열심히 하지 집에 와서는 안하게 되더라.

이렇게 기본적으로 배움에의 욕구는 있는데 게으르다보니, 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머리 속에 새로운 지식을 넣지 못하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다못해 책 조차 제대로 한권 끝낸 게 언제 일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공부는 세상의 해상도를 올리는 행위”라는 트윗. 깊이 공감한다.

꽤 긴 세월동안 세상의 시름을 잠, 무의미한 모바일 게임, 끊임없는 인터넷 쇼핑몰 구경, 흥미 위주의 커뮤니티 글 같은 것으로 달래며 때우듯 살아왔다. 겉으로 격렬하게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이것도 결국은 자기파괴적인 행동들이었던 것 같다. 점점 더 강해지는 반지성주의 풍조가 걱정된다 했지만, 사실은 나 조차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본인의 삶이 점점 색채를 잃어가는 것에 대해 남 탓만 하지 말고, 다시 머리 속을 채워나가보자. 책을 읽는 게 멍때리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힘든 일이라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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