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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한탄+자아비판잡담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신세한탄+자아비판잡담

mooncake 2013. 9. 6. 15:24

 

오후 반차내고 놀러가면 딱 좋을 것 같은, 금요일 오후

 

어제 집에 일싸들고 가서, 딱 한줄 쓰고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가, 완전 불안한 마음으로 출근해서 다다다다다다다 작성하는데 방금 그 사안이 "엎어졌다"

그래서 일단 급한 불은 꺼졌는데 대신 새로운 건을 발굴해야함...ㅠㅠ

 

난 참 게으르고 의욕도 없다.

지금같이 가끔 정신이 드는 순간 자신을 돌아보면 진짜 한심하다. 어릴땐 "살다보면 좋은 일이 생기겠지" 아님 "언젠간 철이 들겠지" 또는 "길을 찾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다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살때나 가능한 것 같다. 자신을 포기하고 방치하고 게으르게 지내는 사람에게 기적같은 구원은 없다.

 

뼈저리게 경험하고 후회해도, 아주 잠깐 정신을 차린 것 같아도, 게으름이 유전자 마디마디에 박혀있기라도 한건지 난 늘 이모양이다. 그나마 회사 안때려치고 다니고 있다는 게 나의 마지막 보루인데, 최근 몇달간은 당장 내일이라도 사표 내고 싶은 기분에 자주 시달려서 그것조차도 불안불안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만은 없잖아, 라는 말도 수백수천번도 더 했고 다르게 살아보자,라는 결심도 수만번쯤 했지만 난 여전히 이렇게 살고 있고 나이만 훌쩍 먹어버렸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방을 치우지 않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미뤄서 손해를 보고, 인간관계를 등한시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마음 먹은 일들을 몇년째 실행에 옮기지 않고, 그런 한심한 내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버렸다.

 

지금도 이렇게 후회와 반성의 글을 적고 있지만 (그것도 업무시간에.....) 이런 글을 적고 내 행동이 바뀌지 않으니, 어쩌면 이것도 찰나의 자기만족이다. 지금 이 순간은 반성하는 척 하면서 앞으로는 다르게 살 것처럼 자신을 속이고 결국은 늘 같은 모습인거지. 지금 나는 아주 천천히 파국으로 달려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은, 정말정말 모르겠다.

꼭 성공해야지만, 외모가 근사해야지만, 주변과 내면이 풍성해야지만 의미있는 삶인 건 아닐수도 있지.

회사일에 찌들어서 자신을 잘 가꾸지 못하고 건강이 안좋아 늘 허덕허덕거리며, 남는 시간엔 인터넷 서핑질이 대부분인 인생이라도 그냥 그 자체로 괜찮은 것일수도 있겠지, 드문드문 잔재미들을 느낄 수 있다면.

문제는 내가 그런 자신을 용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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