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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와 다언어구사자(polyglot)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길치와 다언어구사자(polyglot)

mooncake 2015.01.05 18:16


나의 길 잃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끔은 절대로 길을 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위대함.

나 스스로 분석해 본 이유는 (1)선천적 방향감각 미탑재(나침반도 없는데 북쪽이 어딘지 안다거나 꼬불꼬불한 골목길에 들어가서도 방향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함) (2)딴 생각이 많고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샛길로 잘 빠지는 통에 원래 가려던 방향을 깜빡함 (3)순간적으로 얼토당토않은 판단을 내릴때가 있음... 정도인데, 여튼간에 여행 중에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도 요즘은 스마트폰 GPS 지도가 워낙 잘되어 있어서 데이터로밍요금만 좀 내면 최악의 길 헤맴은 방지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얼마전 텀블러를 둘러보다가 영화 호빗의 소린 오큰쉴드(Thorin Oakenshield)는 어떻게 호비튼에서 길을 잃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게시된 호비튼 지도를 봤다. (영화 속에서 소린이 빌보의 집을 찾아오는 길에 두번이나 길을 잃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이거 보자마자, 악... 으악... 이거 나잖아! ㅠㅠㅠㅠ 라고 비명을 지름. 길을 잘 안잃는 사람들이 보기엔 어떻게 저럴 수가? 싶겠지만 나는 소린(또린)의 고충을 백번천번 공감한다. 소린이 길을 잘 잃는 게 호빗 원작의 설정인지 영화 상에서 추가된 설정인지는 모르겠는데, 호비튼에서만 해맨 게 아니라 어린 시절 살았던 에레보르 성안에서도 자꾸 길을 잃는 걸 보면 영화 속 설정에서 길치/방향치인 것은 확실하다ㅎㅎ


How the fuck did thorin even manage to get lost in hobbiton?

(http://martinfreecake.tumblr.com/post/106553053466/how-the-fuck-did-thorin-even-manage-to-get-lost-in 에서 퍼옴)


(원래 가야하는 경로)


(글쓴이가 추정해 본 소린의 이동 경로ㅎㅎㅎㅎ

내가 여행가서 늘상 하는 짓...T.T)


그리고 다수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연구한 언어학자 마이클 에라드의 타임지 인터뷰(Are You a Hyperpolyglot? The Secrets of Language Superlearners)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봤다. 그가 초-다언어-구사자(hyperpolyglot)를 연구하다가 발견한 초다언어구사자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특징은 아래와 같다고 한다. 


 - 왼손잡이

 - 운전을 안함 / 길을 매우 잘 잃음(got lost very easily)

 - 남자

 - 내성적, 실용적, 독립적

 -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동성애자


길을 매우 잘 잃음...

길을 매우 잘 잃음...

길을 매우 잘 잃음...

남들은 그냥 지나쳤을만한 구절인데 나 혼자 빵 터짐ㅋ 

뛰어난 언어능력과 길을 잘 잃는 건 대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건지 정말 궁금하다ㅎㅎ (연구를 더 해서 꼭 밝혀달라!)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과거에 손댔던/현재 하고 있는/앞으로 하고 싶은 언어들을 전부 잘 하게 되어서 "내가 길을 잘 잃는 건 초다언어구사자이기 때문" 이라는 핑계라도 대자ㅋㅋ (물론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농담삼아ㅎㅎ)


혹시 마이클 에라드의 인터뷰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기사 전문은 요기에↓

http://healthland.time.com/2012/01/30/are-you-a-hyperpolyglot-the-secrets-of-language-superlearners/


어찌됐건간에 길을 잘 잃는 약점은 평생 극복이 안될 것 같지만, 그래도 현대문명의 총아 덕에 GPS를 손에 쥐고 여행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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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 좀좀이 2015.01.06 02:24 신고 저도 길 잘 잃어버리는 편이에요. 그나마 종로 같은 곳은 이정표가 되는 건물들이 있어서 그거 보고 방향 가늠하며 가면 길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데, 강남 가면 @_@ 가 되어버린답니다. 저거 비슷한 경험 예전 게임에서 길찾기 할 때 종종 했었어요. 게임에서도 길 잃어버려서 쓸 데 없이 스토리 진행은 못하고 엉뚱한 데에서 잔뜩 헤매기만 하구요 ㅋㅋ;;; 그런데 정말 길 잃어버리는 것과 다언어 구사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요?^^a
  • mooncake 2015.01.06 23:46 신고 어머 덥썩! 반갑습니다ㅎㅎㅎㅎ
    저도 게임에서 길 잃어버린 적 있어요. 흐흐흐흐흐... 심지어 심즈에서도 헤맨적이 있는 것 같아요 ㅠㅠ
    길 잘 못찾는 능력하구 다언어 구사하구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말 궁금하죠?ㅋㅋ 아무래도 이 저자의 책을 사봐야할 것 같습니다. 책에도 별 내용 없을 것 같아 불길하긴 하지만요^^;;
  • 듀듀 2015.01.06 09:46 푸히히히
    재밌어요 이글 ㅋㅋㅋㅋ
    문케이크님이 정말 초다언어구사자여서 길을 잘 잃어버리시나봐요>_< ㅎㅎ
    전 한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데도 길치의 끝판왕이라서..ㅋㅋㅋㅋ
    남들보다 잘하는거 하나 없는데 게다가 길치라니!! (ㅠㅠ;;) 헤헤;;
    암튼 길 찾는것도 정말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ㅋㅋ 길눈이 어두워도 자꾸 찾아버릇하면
    좀 나가지긴 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원래 길치들은 한계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모태 길치들은 한계가 흑흑...)
    일반인 수준 정도라도 되는게 제 목표인데..안해버릇하니 점점 더 길치가 되가는 것 같아요
    항상 어디 갈 때 길눈 밝은 친구한테 길찾기를 맡겨버리고 전 딴짓만 하거든요 ㅋㅋㅋ(;;;;)
    지도나 보여주고 빨리 찾으라고 옆에서 제촉이나 하고 말이죠 ㅋㅋㅋㅋ
  • mooncake 2015.01.07 00:37 신고 듀듀니이이이임
    저 절대절대 다언어구사자 아니에요ㅋㅋ
    그냥 좀 깔짝댄 언어는 몇개 있어도 제대로 하는 언어는 하나도 없거든요ㅠㅠ 다언어구사자는 저의 바람이지만, 아시다시피 "공부 열심히 하는 게 체질에 안맞는 체질"이라 아마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에, 그러니깐 놀다가/여행하다가/관심분야 파다가 우연히/ 이런 식으로 익히게 되는 언어는 참 좋아하면서도 각잡고 책상에 앉아 읽고 듣고 쓰고 이런 건 절대 하고 싶지가 않으니, 저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봐도 텄어요 텄어ㅎㅎ

    듀듀님 저 진짜 레알 길치인데, 정말 웃긴 거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 가면 주로 제가 길을 찾고 제가 사람들을 끌고 다닌다는 거에요;;; 이런 게 생존본능일까요? ㅎㅎ 물론 듀듀님 말씀대로 저도 저보다 길눈 밝은 사람들하고 다닐땐 다 맡겨버리고 나몰라라합니다ㅋㅋ
  • 단단 2015.01.06 13:39 문케익 님!
    제목 보고 이게 뭘까 한참 생각했어요! >_<
    길치와 다언어구사자. Guilchi and .....
    거꾸리와 장다리, 포기와 베쓰 마냥 이건 또 무슨 콤비냐 하면서 한참 생각했네요. ㅋㅋㅋ
    최근 읽으신 외국 소설의 등장인물들인 줄. 아놔. ㅋㅋㅋ

    저기 저 다언어구사자들의 다섯 가지 특징 정리해놓으신 걸 보니
    예술가들의 자질내지는 특징과도 상당히 비슷한걸요?
    고로, 다음과 같은 결론이 가능하겠습니다.
    문케익 님 = 다언어구사자 = 예술가내지는 예술적 소양 충만한 자.

  • mooncake 2015.01.07 00:14 신고 오...
    "Guilchi and Polyglot" 하니깐 정말 뭔가 소설제목 같아요ㅎㅎㅎㅎ

    저는 다언어구사자도 아닌데다가ㅠ
    길 잘 잃는 거 빼고는 저기에 나와 있는 특징과 유사한 것도 없고ㅠ
    해서 그냥 단지 길을 잘 잃는 사람일 뿐이지만ㅋㅋ 그래도 예술적 소양이 충만하다 해주시니 이런 영광이^-^
    예술적 소양이라 하시니 예전에 제 첼로선생님이 몇번이고 "문케익아, 넌 예술성은 뛰어난데 테크닉이 부족해"라 하셨던 게 떠오릅니다. 물론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야 이 한심한 것아 연습 좀 해라!!!! 제발 좀!!!!!!" 이셨겠지만 말입니다ㅋ 앞구절의 예술성 운운은 완곡어이고 진짜 하고싶으신 말씀은 뒷쪽이라는 걸 그 당시에도 몰랐던 바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예술성 있다는 말을 들어본 게 좋아서 한번은 혼나면서도 씨익 웃었던 기억이 나요...^^;;; (아 뭔가 안습ㅎㅎ)
    그 말씀을 떠올리다보니까 그때 첼로 선생님의 나이가 현재의 제 나이보다 어렸음에도, 너 실력 별로야 라고 대놓고 말씀안하시고 기운을 주는 말을 곁들여서 좋게좋게 얘기해주셨던 게 참 대단하다 싶고 새삼 감사하고 그렇네요ㅎㅎ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그나저나 제 댓글은 늘 산으로 가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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