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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9월 2일 금요일 - 네덜란드 여행 9일째 & 마지막날 오늘 나는 좀 무리한 여행 계획을 세웠다. 밤 9시 20분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당초엔 시내에서 느긋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그저께 시내에서 게으름을 부리느라 가지 못한 델프트가 갑자기 가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헌데, 나에겐 짐을 싸는 미션과 또 레이크스뮤지엄, 반고흐뮤지엄에서 사지 못한 - 무겁게 들고 다니기가 싫어서, 어차피 한번은 더 갈테니 그때 사자는 생각이었지만 결국... - 기념품을 사야한다는 미션이 있는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만 왕복 2시간이 걸리는 델프트에 간다는 것은 무리 그 자체. 그렇지만 결국 나는 "늘 그렇듯이" 델프트에 가고야 말았다. 델프트는 네덜란드 여행을 하게 된다면 막연하게 ..
9월 1일 목요일 - 여덟번째 날 오늘 다녀온 엥크하위젠 자위더제뮤제움 -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곳 - 에 동양인은 나 혼자 뿐이었다. 그래서 어딜가나 계속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 혼자 온거냐는 질문에 답한 게 좀 과장 보태 수십번. 심지어 영국 노팅엄(또는 버밍엄. 두개를 번갈아가며 말해 잘 모르겠음;; 두 도시가 가깝나?!)에서 왔다는 한 청년은 자기도 혼자 왔으면서 나한테 혼자 여행하기엔 너무 먼 나라에서 온 거 아니냐고, 자기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걸린다며...(좋겠다ㅜㅜ) 그리고 자기 엄마가 더치라서 Hoorn에 있는 친척을 방문 중인거란다. 하긴 꼭 이 민속촌 뿐만이 아니라 이번 네덜란드 여행은 어딜 가든 혼자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혼자 여행하는..
8월 31일 (수) - 일곱번째날 원래는 다른 도시에 갈 예정이었지만, 어쩐지 만사가 귀찮아진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하루를 보냈다. 정확히는 꼭 가고 싶었던 도시들을 다녀온 이후, 다른 도시들의 우선 순위를 좀처럼 정할 수 없었다. 아른헴 근교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 히트호른, 델프트, 엥크하위젠, 마스트리히트... 고민에 고민이 거듭되다가 "아 몰랑"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근교 도시 여행을 포기하고 10년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열대박물관에서 늦은 하루를 시작했는데, 10년전의 나는 이 곳이 "열대자연사박물관"인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 이 곳은 "열대문화박물관"이고 더 정확히는 네덜란드가 식민지배했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문화를 모아 전시해놓은 곳이라,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
8.30 (화) - 네덜란드 여행 여섯번째 날 위트레흐트에 가게 된다면 순전히 미피Miffy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고음악 축제 공연을 본뒤, 바로 위트레흐트 근교의 카스틸 데 하르에 가느라 미피 뮤지엄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저녁엔 잔담에 가서 독특한 건물들을 잠시 구경하고 암스테르담 도서관에 들렸다 호텔로 돌아왔다. 어두워지기 전 잔담에 간다며 서두른 탓에 정작 위트레흐트 시내는 하나도 보지 못하고 심지어 쇼핑마져 포기했는데, 어제는 대중교통 운이 안따라주는 날이었는지 버스 지연 운행, 기차 연착, 트램 연착 쓰리 콤보를 먹어 시간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내가 기차 한대를 잘못 타기도 했고) 그런데다 하를렘의 파이프오르간 공연 대신 찾아간 잔담의 풍경(세번..
8월 29일 월요일 - 네덜란드 다섯번째날 헤이그는 마우리츠하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술관이 월요일 휴무이지만, 이준열사 기념관을 빨리 가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 헤이그로 향했다. 경술국치일에 항일운동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나름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고. 낮 12시쯤 - 피곤해서 출발이 늦었다 - 헤이그 중앙역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109년전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2달여간의 여정을 거쳐 헤이그에 도착한 헤이그 특사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오래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이준열사 기념관은 여러모로 감동적인 장소였고, 약 1시간 동안 찬찬히 전시물을 둘러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연히 마주친 프라이막에서 여행 중 필요한 물건을 긴급 조달하고 - Forever 21에 비견할만한, ..
네덜란드에 온 내내 나는 평년 기온보다 날이 너무 덥다며 투덜거렸다. 낮 최고기온 28-29도 정도로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지만 여름옷이 몇개 없어 옷 걱정이 되었던 탓이다. 그런데 어제, 위트레흐트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가 멈춘 후 길을 나섰지만 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너무 안좋아 갑자기 모든 의욕이 사라졌다. 날씨가 안좋으니 어제까지만 해도 예쁘던 호텔 주변 동네가 우중충 그 자체. 날씨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고, 날씨가 좋다며 투덜거린 나의 입방정을 반성했다. 우울한 기분으로 위트레흐트행 기차를 타기 위해 중앙역으로 가는 트램을 탔는데, 시간을 계산해보니 11시 위트레흐트 공연에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았다. 비 그리고 카메라 배터리를 두고 와 호텔에 ..
8월 27일 토요일 - 세번째 날 (1)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때마침 토요일인지라 암스테르담 시내는 근사한 오후 날씨를 즐기는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가득. 세상에 혼자 있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ㅋ (2) 반 고흐 뮤지엄과 안네의 집 방문 완료. 성수기엔 입장 대기시간이 매우 길거나,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마치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59.9유로 주고 발급받은 뮤지엄 카드도 이틀 사이에 99.5유로 어치를 관람했기에 뽕은 뽑은 상태. 이제 걍 뭐든 내키는대로 하면 된다 ^^ (3) Concert Gebouw 공연도 관람 완료. 넘 좋았다. 이 쪽 리뷰는 별도로... (4) 네덜란드판 과메기라고 할 수 있는 염장청어 "하링"을 먹어봤다. 기대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 고소한 맛..
이번에 묵는 호텔은 침대를 창문이 둘러싸고 있고, 그 창문으로 해뜨는 풍경과 바다, 그리고 Ijburg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마음에 든다. 이 호텔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곳이지만, 풍경 덕분에 단점을 참아낼 수 있다. 어제는 피곤해서 숙소로 일찍 돌아와, 트램 정류장 앞 타이음식점에서 포장해온 볶음밥과 스프링롤 그리고 호텔 미니바의 콜라(물론 무료)를 먹고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뒹굴거렸다. 남들은 시간낭비라 할지 몰라도 나는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 지금 이 곳은 새벽 6시가 되어가는 시간. 자다 잠깐 깼는데, 이 글을 마저 쓰고 잠시 눈을 붙였다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대략, 아침엔 어제 야간개장에 못간 반고흐 미술관을 갔다가 12:45에 미리 예약해놓은 안..
첫날 비행기 연착과 그로 인한 꼬임이 액땜이었는지, 둘째날인 오늘은 알차고 즐겁게 보냈다. 어쩌다보니 뮤지엄 다섯 곳을 갔는데 - Rijksmuseum, Van Loon, FOAM, Willet-Holthuysen, Rembranthuis - 정말 근사한 걸 잔뜩 본 멋진 하루였다. 오후 5시 40분쯤에 체력이 방전되어 반고흐 미술관 금요일 야간 개장은 포기하고 호텔에 일찍 돌아온 것이 유일한 아쉬움. 참, 암스테르담 사람들은 어찌나 영어를 잘하는지, 약간 과장하면 런던이나 뉴욕을 여행하는 것과 큰 차이 없을 정도로 영어 의사소통이 자연스럽다. 또 사람들은 어찌나 친절한지!! (일개미 한국인 기준으로) 일찍 닫는데가 많아 불편한 것만 빼면 정말 여행하기 좋은 동네^^
공항 혼잡으로 인천공항에서 이륙이 지연되어, 결국 암스테르담에도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도착했다. 한시간 쯤이야... 싶지만 시간대에 따라 이 한시간은 치명적일 수도 있어서,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 센트럴에 도착해보니 밤 9시가 넘은 시간, 트램 티켓을 판매하는 직원은 퇴근한 뒤였다. 편히 이동 가능한 공항-호텔 간 셔틀이 17유로인데, 8.1유로를 들여야하는-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훨씬 불편한-대중교통편으로 직접 호텔에 찾아가기로 마음 먹은 건 중앙역에 들려 다음날부터 사용할 교통 7일권을 구입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치만 대한항공 연착으로 망했어요. 공항 활주로가 붐벼서 그런 거니 대한항공 잘못은 아니지만. 덥디 더운 중앙역에서 교통권을 사기 위헤 헤매다가 포기하고 일단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