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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루믹스 LX100 : 최악의 구매 경험... 본문
루믹스 LX100을 받았다.
그런데, 제품을 풀어보니, 액정 가장자리에 먼지가 끼여 있다.
사실 카메라 상자를 열자마자 배터리 충전부터 시켰는데, 전원을 꼽자마자 "완충"이 되어 있어서 그 부분도 살짝 찜찜하긴 했으나(완충 상태로 출고되었어도 제품 출고 후 몇달이 지났으면 어느 정도는 자연방전될텐데... 실제로 이전에 디카 샀을때 단 한번도 완충 상태인 적 없었고, 배터리 포장지에도 충전 후 사용하라고 되어 있음) 그럴 수도 있겠지...하며 넘어 갔는데, 카메라 본체엔 액정 가장자리에 하얀 먼지가 끼여 있었다. 근데 카메라 블로어로 여러번 불어도 먼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꼼꼼히 살펴봤더니, 먼지가 낀 게 아니였고, 액정 왼쪽 가장자리 부분 가운데에 "은색 금속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거였다.
카메라를 받은 날 밤, 바로 판매업체에 제품 상태를 알리고 교환을 요청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받은 답변은, "파나소닉 코리아의 정책 상 어떤 일이 있어도 파나소닉 코리아 AS 센터의 불량판정서가 없으면 교환/환불이 불가하다. 그러니 AS 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불량판정서를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성능 상의 이상에 대한 클레임이라면,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고, 때로는 정상인 부분에 대해서도 불량이라고 잘못 알고 교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불량판정서를 받아와야만 교환 가능하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받자마자 육안으로 보이는 액정 불량에 대해 사진을 첨부하여 교환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불량판정서를 받아와야 한다니 납득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여행 때문에 시일이 촉박하여 불량판정서를 받으러 가는 것도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업체에 이런 사정 설명을 하고, 사진만 봐도 불량인 것이 보이지 않느냐?고 하자 "이건 파나소닉 코리아의 방침이기 때문에 불량판정서가 없으면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옷 쇼핑으로 말하자면, 구석이 찢어진 옷이 와서 받자마자 사진 찍어 올리고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소보원에서 불량판정서 받아와야지만 교환됩니다"라고 말하는 셈이라 정말 황당했다. (거기에다 불량상품 받은 니가 재수없는 거지 우리 잘못은 아니야라는 듯한 태도.)
결국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출근했다가, 점심시간에 택시를 타고, AS 센터에 다녀오게 되었다.
AS 센터에 갔더니 확실히 정상 제품은 아니라고 한다. 정상적인 사출 과정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던지, 또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고 그럴리도 없겠지만, 이미 한번 판매되었다가 반품된 제품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AS 센터의 불량판정서는 "제조 과정 상의 불량"에만 발급되므로 나의 경우는 불량판정서 발급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업체 쪽에 얘기해서 교환이나 환불을 받으라"고 한다.
분명히 판매업체쪽에서는 "파나소닉 코리아 AS 센터의 불량판정서가 있어야만 교환/환불이 된다"고 했는데, 파나소닉 코리아 AS 센터에서는 제품이 정상이 아닌 건 맞지만 불량판정서 발급 대상은 아니라며 업체 쪽에 얘기해서 교환/환불을 받으란다ㅎㅎㅎㅎ
내가 기가 막혀 하며, 판매업체에서 한 대답을 전해주자, 파나소닉 코리아 AS 직원도 좀 당황하는 눈치였다. 최소한, 판매업체 말대로 파나소닉 코리아 AS 센터의 불량판정서가 있어야만 교환/환불이 가능한 게 아닌 건 확실한 듯 하다. 그리고 파나소닉 직원도 자기네 매뉴얼에 이런 경우의 불량판정서 발급에 대한 내용은 없지만 본사에 문의를 올려보겠다며 LX100의 이상 부위 사진을 찍었다.
판매업체에 파나소닉 AS 센터 답변을 전달하였더니 "그러면 원래는 교환 대상이 아니지만 해주겠다"는 식으로 답을 한다. 그런데, 카메라 박스채로 교환해줄 수는 없고 "카메라 본체"만 보내겠단다. 안그래도 내가 원래 받은 게 새 제품이 아닐지도 모르는 정황이 있는데, 카메라만 보내주면 그게 새 제품 뜯어서 보내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믿냐?고 했더니 "그게 우리 방침"이라는 말만 계속 되풀이한다. (애초에 대화가 안된다. 그저 일방통행.)
결국, 판매업체에서 제품을 교환해 준다고는 하지만 카메라를 새로 받는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새 제품인지 확신할 수도 없고, 또 "외관 상에 확실한 이상이 있는데도 반드시 구매자의 시간과 돈을 들여서 AS 센터를 다녀와야지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 억지를 부리는 업체 탓에 이미 기분이 상할대로 상해 카메라에 정이 갈 것 같지도 않아서, LX100은 포기하기로 했다. 아... 이번에 카메라 사기 왜 이렇게 힘드냐... 내가 카메라 사는 데 쓴 시간과 에너지를 차라리 여행 일정 짜는데 썼더라면...ㅠㅠ
내가 디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지금까지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만 총 5대인데(필름 카메라를 더하면 8개), 이런 황당한 경험은 정말 처음이다.
게다가, 파나소닉 루믹스 LX5를 워낙 잘 사용해오고 있어서 파나소닉에 대한 호감이 굉장히 컸었고, 주변에도 파나소닉 루믹스를 열심히 권유해왔는데 이번 일로 파나소닉에 대해 정내미가 뚝 떨어져버렸다. 파나소닉 카메라 쓰는 사람도 있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한테까지도 왜 파나소닉 루믹스 시리즈가 좋은지 열심히 설명해줬는데, 흥....! (내 주변 지인 중 나 때문에 루믹스 산 사람만 3명이다.)
판매업체 쪽 문제지 파나소닉 문제는 아니지 않냐고? 그렇긴 한데, 판매업체 쪽에서 대화 중 밝힌 바로는 자기네가 "총판"이라고 한다. 내가 봤을땐 총판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도 파나소닉 코리아의 문제다. 구매 후 일주일 이내에 파나소닉 코리아의 불량판정서를 받아와야지만 교환/환불이 된다고 하는데, 다들 놀고 있는 사람도 아닐테고 일주일 이내에 불량판정서 받아 제출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파나소닉이 삼성이나 LG처럼 곳곳에 서비스 센터가 널려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대부분은 눈물을 머금고 그냥 쓰게 되겠지.
아쉽지만 LX5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파나소닉 카메라는 이용하지 않겠다.
(혹시 일본에서 직접 사와 쓰는 일은 있을수도 있겠다. 일본 구매는 파나소닉 코리아에서 AS가 안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십 몇년동안 디카 5대 써오면서 AS 받은 적 없으니 크게 불편할 일은 없을 듯)
결론 : 여행 다녀온 다음, 곧 출시된다고 하는 소니 rx100m4 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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