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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작곡가들

mooncake 2014. 2. 9. 00:27

여름휴가지를 포르투갈로 정하고 짬짬이 여행 정보를 검색하는 중이다. 확정되기도 전인데 설레발 치는 버릇은 여전해서, "유러피언 포르투갈어" 발음을 새로 익히랴("브라질 포르투갈어" 발음과 제법 차이가 있음), "포르투갈의 역사"를 새삼 공부하랴, 괜히 마음만 바쁘다. 또 하나, 포르투갈에서도 꼭 공연을 보고 싶어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생각해보니, 포르투갈의 유명한 작곡가는 단 한명도 생각이 나지 않아 살짝 충격을 받았다. 원래 내가 서양음악사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한명도 모를수가 있지? 싶어서 지난 설 연휴에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덕분에 멋진 곡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들을 음악은 많다.




가장 큰 수확은 카를로스 세이샤스 José António Carlos de Seixas (1704 - 1742).

코잉브라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14살의 나이에 성당 오르가니스트가 되었으며 1738년에 기사작위를 받았다. 하지만 상당수의 작품들이 1755년의 리스본 대지진때 유실되었다고 한다. What a pity.


Harpsichord Concerto In A Major

이 곡은 처음 듣는 순간 굉장히 귀에 익어서 원래 알던 곡이 아닌가 싶긴 한데, (예전에 즐겨듣던 하프시코드 씨디들을 찾아보면 왠지 들어 있을듯한!그 씨디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자신이 없다ㅠ.ㅠ 

혹은 바로크시대 곡들의 특성상 괜히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고.  


Missa In G Major

제일 처음 나오는 키리에 엘레이손. 참 아름답다. 사실 이곡 역시 굉장히 귀에 익다. 알고보면 집에 카를로스 세이샤스의 씨디가 막 여러장 있고, 대학교 다닐때 즐겨들었는데 까맣고 잊고 있었다거나 할 수도...;;




졸리 브라가 산토스 José Manuel Joly Braga Santos (1924-1988). 

리스본에서 태어난 작곡가 겸 지휘자로, Luís de Freitas Branco의 제자였다고 한다. 들어본 교항곡 몇 곡들 중, 바로 그 스승의 이름이 붙은, 교향곡 3번이 제일 흥미로웠다


Symphony No. 3 "To Luís de Freitas Branco" (1949)

다분히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카를로스 세이샤스의 곡들은 포르투갈이라는 지역과는 무관하게 유럽전역을 아우르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구나라는 느낌이라면, 졸리 브라가 산토스의 음악은 확실히 포르투갈의 개성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느낌. 그리고 어쩐지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음악을 듣는 느낌도 든다ㅋ




제자의 곡을 들었으니 스승 루이스 드 프라이타스 브랑쿠 Luís de Freitas Branco(1890-1955)의 곡을 들어볼 차례! 


Sonata para Violoncelo e Piano, Primeiro andamento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름답다.




만 21세에 인플로엔자로 요절한 안토니우 프라고주 António Fragoso(1897-1918). 

1918년 7월 Lisbon Conservatoire of music의 마지막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나, 안타깝게도 같은해 10월 당시 대유행 중이었던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더 훌륭한 곡을 많이 남겼을지, 안타깝다.

 

Opus 2, Trio para Piano, Violino e Violoncelo





훌륭한 작곡가임과 동시에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비아나 다 모타 José Vianna da Motta(1868-1948). 프란츠 리스트의 마지막 제자였다고 한다. 


SINFONIA "A PÁTRIA", Primeiro andamento

근데 곡이 미처 끝나기전에 잘려 있어 좀 아쉬움 T.T 




르네상스 시대의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였던 안토니우 카헤이라 António Carreira(1520 - 1597). 

글을 쓰다보니 순서가 완전 뒤죽박죽. 제대로 포스팅을 하려면 시대별로 작성하고, 곡 제목도 영어 또는 포르투갈어로 통일해야하는데, 유튜브 제목을 그대로 끌고 와서 영어로 썼다 포르투갈어로 썼다 들쭉날쭉. 어차피 나 혼자 볼테니까 상관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여기까지 읽은 분이 계시다면 게으른 포스팅에 사과드립니다(ㅠㅠ) 


Canção a 4 Glosada





마지막으로 포스팅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소리가 너무 아름다와 슬쩍 끼워넣는, 슬로베니아 류블라나에서 1680년에 제작된 포지티브 오르간 연주(*1989년에 복원). 작곡가는 무명. 


정말 멋지다!




올해 리스본과 포르투에 가게 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여행준비를 핑계로 새로운 곡들을 잔뜩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의 여행지 후보로 아직도 포르투갈과 독일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독일 안에서는 뮌헨과 드레스덴이 접전 중) 외부적으로는, 회사에 6월 연휴때 휴가를 평소보다 좀 길게 쓰겠노라는 말을 아직 못한 상태라... 귀추를 주목해야 하는 상태지만. 뭐 어찌됐건간에 멋진 곡들을 듣고 가슴이 벅차오르고 설레이고 행복하고 머리속에 꿈과 희망이 많아지고... 그런 순간들은 언제나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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